'연봉 8천만원짜리' 배달원 채용 공고

조회수 2020. 9. 23. 10: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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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직접 해보고 처우 확 바꿨다
차별화 서비스로 120억 투자 유치
배달원 평균 월수입 460만원
직접 배달해 보고 운영방식 확 바꿔
거울 앞에 서서 배달 일로만 먹고 살 수 있을까 스스로 물었어요. 답을 못하겠더라구요. 그뒤로 확 바꿨습니다.

윤문진 허니비즈 대표(37). 2012년 3월 생활편의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 업체 '허니비즈'를 만들었다. 온라인으로 각종 주문을 접수받아, 오프라인으로 해결해 주는 서비스다. 서비스 이름은 '띵동'이다.


안되는 일이 없다. 음식 배달, 편의점에서 물건 사다 주기, 설거지, 형광등 교체 등 원하는 일은 다 들어준다. 바퀴벌레 잡기, 이별 통보 같은 황당한 요청도 가리지 않는다. 하늘에서 별 따다 주는 것 빼면 다 한다.

O2O 업계의 핵심은 ‘기동력’이다.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배달원들이 가능한 신속하고 친절하게 주문을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업무 환경이 열악하다. 보통 주 72시간 근무를 하면서 보수는 월 200만원을 갓 넘는 수준에 그친다. 그래서 극한직업이다.

허니비즈 홈페이지 캡쳐

배달원 월평균 수입 460만원

'띵동'은 다르다. 이곳의 메신저(배달원)들은 월평균 460만원을 번다. 동종 업계 두 배 수준이다. 실적 상위 3명의 메신저는 연평균 8000만원을 번다.


‘띵동’의 메신저들은 회사와 위탁 운영 관계인 개인사업자 신분이다. 회사는 이들과 6 (메신저) 대 4(회사)로 매출을 나눠 갖는다. 평균 단가는 8000원. 한 달에 7만여건을 처리한다. 이렇게 월평균 5억6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이 가운데 60%인 3억 5000만원이 메신저에게 돌아간다.

분배 몫은 주문 처리 건수에 따라 달라진다. 주 5일 근무자는 월평균 300만원, 주 6일 근무자는 500만원을 받는다. 주6일 근무자 중에 베테랑이 많아 꽤 차이가 난다. 연간 8000만원을 받는 메신저도 주6일 근무를 한다.

관제(주문 접수 후 배분) 업무 등을 맡는 내부 직원은 호봉제를 적용한다. 신입 초봉은 3000만 원 선이다. 

윤문진 대표

관제 배차? 전투 배차?

업체들이 고객 주문을 받는 방식은 두 가지다. ‘전투 배차’와 ‘관제 배차’. ‘전투 배차’는 각 배달원이 고객 주문을 직접 밪는 방식을 뜻한다. 고객 주문이 일시에 배달원의 스마트폰이나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s)에 뜨면 이를 가장 빨리 잡는 배달원이 처리한다.


'관제 배차'는 관제 직원이 고객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배달원에게 업무를 지정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O2O 업체들은 전투배차를 선호한다. 관제 직원을 운영할 필요가 없어 인건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띵동’은 관제 배차를 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고객에게 보다 신속하게 서비스를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투 배차에선 의욕이 앞선 배달원이 동시에 여러 개 주문을 받는 일이 벌어진다. 서비스가 지연되면서 품질이 내려간다.


둘째는 배달원의 ‘안전’이다. 전투 배차를 하는 배달원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수시로 스마트폰이나 PDA를 들여다 본다. 가는 중에 다른 주문을 받기 위해서다.


윤문진 대표는 "관제 배차를 하면 고객 별로 최상의 메신저를 배치해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고, 메신저들이 무리하게 주문을 받느라 사고 내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띵동의 차별화 전략은 빛을 발하고 있다. 고품질 서비스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올 초 IBK기업은행 등에서 120억 원의 투자도 받았다.


고속 성장을 하면서 직원에게 높은 연봉도 챙겨주는 비결이 뭘까. 윤문진 대표를 만났다.

띵동 사옥

직접 배달해 보고 보상 체계 확 바꿔

‘띵동’은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모바일과 오프라인을 연계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1인 가구와 개인 소득 증가로 인해 개인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주목받을 거란 예상도 했구요.

사업 시작 후 어려웠던 점은요?

조직관리요. 처음 출범할 때 메신저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면서 동종 업계 최고 대우를 해줬어요. 그런데도 메신저들이 근태 불량, 고객·제휴사와의 트러블 같은 문제를 많이 일으켰어요.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회사를 옮기는 경우도 나왔구요.

힘드셨겠어요.

주문이 늘면서 메신저 부족 사태를 맞게 됐어요. 할 수 없이 저도 뛰었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 숨 막히고 담배꽁초 날아들고, 보통 힘든 게 아녜요. 음식점 점원이나 손님에게 무시당하는 일도 많았죠. 어느날 거울 앞에서 "배달 일로 평생 먹고 살 수 있겠냐"고 스스로 물었어요. '할 수 있다'는 말이 안 나오더라구요. 메신저의 고충을 그제서야 알게 됐죠.

어떤 변화를 줬나요.

메신저들에게 사과부터 했어요. 어려움을 몰랐다구요.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들었어요. 이후 보상체계를 ‘인센티브제’로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같이 '잘해 보자'고 분위기를 띄웠죠. 이때부터 거짓말처럼 영업이 잘되기 시작했어요. 하루 300건도 처리하기 어렵던 상황에서 하루 700건 처리 수준으로 바뀐 거죠. 이후 메신저가 계속 늘면서 지금은 하루 2000건 이상 처리합니다.
윤문진 대표

예비 창업가에게 한 마디 “인내심을 가져라”

앞으로 계획은요?

현재 서울 강남 에서만 서비스 하고 있어요. 2년 내에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게 목표에요. 업계 최강자가 되고 싶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요?

‘인내심’을 강조하고 싶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초연할 수 있는 ‘인내심’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추는 게 우선입니다.

jobsN 신승우 인턴기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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