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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같은 글씨로 쓴 스크랩북 주인 직업은?

19세 공무원 합격자의 비법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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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고등학교 시절
서울시청 합격 비결은 자기소개
안전한 사회 만들고 싶어요

대진디자인고등학교를 졸업한 정유진씨(19)는 2016년 1월 서울시청 공무원이 됐다. ‘고졸 경력 경쟁 인용 시험’을 통과한 9급 기술직으로, 현재 서울숲 관리 사무소 운영팀에서 주무관으로 일하고 있다.

   

건축직으로 들어온 그는 어릴 때부터 건축에 관심이 많았다. 건축물이 무너져 많은 사람이 다쳤다는 뉴스를 보며 혼자 건축공부를 시작했다는 정씨.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유진씨 / 정유진씨 제공

◇ 민원 넣어주시는 시민들이 고마워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서울숲 관리 사무소 운영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공원 안 매점, 주차장 등 시설물을 관리 감독하는 일을 맡고 있어요. 시설물에 하자가 생기면 업체를 통해 보수하고, 시설물과 관련된 민원 대응도 해요. 매점 사용료, 공원 유지비용과 관련된 회계업무도 맡고 있습니다.

-민원이 많이 들어오나요?

제가 알아채지 못한 부분을 시민들이 많이 알려주세요. 지난달에는 한 시민이 주차장 자리에 장애인 표시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해주셨어요. 업체를 불러 다시 흰색 페인트칠을 했죠. 이렇게 자발적으로 민원을 넣어주시는 분들이 무척 고마워요.

-귀찮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녜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요. 작년에 한 시민이 튀어나온 보도블록에 걸려 다치신 일이 있었어요. 손해배상을 해드렸죠. 관련 민원이 있었으면 사고가 안났을 거예요. 이후에는 사소한 것 하나에도 신경을 쓰고 있어요. 이제 점심시간에 공원을 산책하면서 공원 시설을 자세히 살펴보는 게 습관이 됐어요.

정유진씨가 모은 신문 스크랩의 일부/jobsN

◇ 80kg 견디는 종이 기둥 제작

- 특성화고를 나오셨네요?

여상을 나온 언니 영향을 받았어요. 저는 어려서 건축에 관심이 많았어요. 건축 공부를 할 수 있는 특성화고등학교를 찾았죠. 3곳이 있더라구요. 그중 대진디자인고등학교가 가장 엄격하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규율이 엄격해야 공부에 전념할 수 있다고 생각해 대진디자인고등학교를 선택했죠. 

-건축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요?

부모님이 말해주셨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계기였어요. 부모님이 사업을 하셨고, 물건을 납품하러 삼풍백화점에 자주 가셨어요. 제 부모님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어요. 그 후로 부실공사에 따른 사건·사고에 관심이 생겼어요. 혼자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경주리조트 등 건축물 붕괴사고에 대한 기사와 자료를 찾아 공부했죠.  

- 학교생활은 어땠나요?

관심있는 건축 공부를 실컷 할 수 있어 행복했어요. 종이로 튼튼한 기둥을 만드는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무거운 무게를 견디면서도 안 휘어지는 종이 기둥을 만들어야 했죠. 친구들과 기둥을 만들어 실험하고, 수정하기를 반복하며 밤을 새웠어요. 시험 당일 80kg 물체를 올려도 무너지지 않고 휘어지지 않는 종이 기둥을 사람들 앞에서 선보였을 때,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3년 내내 임원을 했고 건축 올림피아드 동아리 활동도 했어요. 대학들이 주최하는 각종 건축 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했는데 아쉽게도 수상은 하지 못했네요.

정유진씨 사무실 자리 / 정유진씨 제공

◇철근 콘크리트처럼 한결같은 공무원이 될게요

-왜 하필 공무원이었나요?

공무원은 건축물로 인한 사건·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어요. 건축물을 지으려면 시에 허가를 받아야 하잖아요. 더 꼼꼼히 확인하고 허가를 내준다면 업체들이 더 튼튼한 건물을 지을 수 있어요.

-공무원 준비는 어떻게 하셨어요?

고2 때 학교 공무원 준비반에 들어갔어요. 매일 오전 7~8시, 방과 후 밤 9시까지 별도 수업을 들었어요. 필기시험 과목인 건축 계획, 디자인, 설계를 담당 선생님께 배웠고, 대학교수님이나 건축 업계에 있는 분들의 초청 강의도 들었어요. 또 국어 선생님이 자기소개서 작성을 도와주셨어요. 

서울 숲 공원 / 서울숲 제공

-전형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요?

면접 때 저를 철근 콘크리트에 빗대어 소개했어요. 철근 콘크리트는 철근으로 보강한 콘크리트로 내구성이 강하고 수명이 길어요. 철근 콘크리트처럼 시간이 흘러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공무에 임하겠다고 말씀드렸죠. 면접관들이 참신하다며 칭찬해 주셨어요. 

-앞으로 계획은요?

구청에서 건축물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고 싶어요. 제가 특성화고에 입학하기 전부터 꿈꿨던 일이거든요. 일단 기초 건축 지식과 행정 업무 공부를 많이 하고 있어요. 관련 법규 공부도 많이 해요.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려면 법과 건축을 꿰고 있어야 하거든요. 때가 되면 제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jobsN 강지수 인턴기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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