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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박봉입니다. 보너스? 기대할 수 없어요. 현실을 버티기가….”(서비스직 사원) 

“정규직과 시간제 정규직, 계약직 차별 없이 대해 줍니다. 복리후생 제도가 무엇부터 좋아요.”(물류직 사원)

회사 평가 사이트인 잡플래닛에는 이케아에 대해 이처럼 극과 극을 달리는 평가가 올라오곤 한다.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한 2014년부터 이 같은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독특한 임금 시스템 때문이다. 이케아는 당시 "주당 40시간 근무하는 풀타임 정규직, 시간제 정규직(16~32시간까지 근무), 단기계약직 모두 최저시급이 시간당 9200원"이라고 밝혔다.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한 2014년 대한민국 최저시급은 5210원이었다. 최저시급이 기준보다 월등히 높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반대로 연봉으로 환산하면 1800만4000원으로, 중소기업 평균연봉(249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박봉이란 반론도 있었다.

전 세계 47개국에 475개 매장을 보유한 이케아(IKEA)는 15만5000명이 일하는 ‘공룡 가구 기업’이다. 2015년 전체 매출은 43조3590억원, 순이익은 4조6627억원(35억1200만유로)이다. 한국에선 2015년 경기도 광명점 한 지점으로만 3000여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케아코리아는 짧은 기간에 빠르게 성장해 7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논란이 있지만 이케아는 종종 경제전문지 포츈지가 선정하는 ‘가장 일하기 좋은 글로벌 100대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다. 한국에서도 이케아는 취업준비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외국계 기업 가운데 하나다. 낮은 임금에도 왜 이케아에 구직자들이 열광하는지 들여다봤다.

◇ 2000만~3000만원대 연봉..보너스도 거의 없어

이케아는 같은 직급 기준으로 풀타임 정규직·시간제 정규직·단기 계약직에게 같은 시급으로 연봉을 계산한다. 이케아코리아는 연봉을 공개한 적은 없다. 다만 글로벌 직장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에 올라온 연봉 자료를 보면 보수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실제 직무에 따른 시급을 보면 계산대 직원(cashier)은 시간당 10달러(1만1500원)를 받아 연봉이 2만879달러(2412만원), 레스토랑 서빙은 2만3327달러(2695만원)다.

요리사 2만9151달러(3368만원), 영업직(sales) 2만3027달러(2660만원), 매장 디자인 마케팅(visual merchandiser)은 3만7049달러(4281만원)다. 마케팅이나 IT, 재무같은 전문직에 더 많은 돈을 많이 주는 편이다.

연말 보너스는 많이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시급을 기본으로 하는 고정급여제가 원칙이기 때문이다. 보너스는 아무리 많아도 월급의 3~4개월치를 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인센티브를 받는 직원들은 영업직과 경력직·전문직이 많은 재무나 IT, 인사 등 후선지원부서(Back office) 직원들이다. 이들은 단순 매장 서비스직과 달리 매년 별도의 연봉협상도 진행한다고 이케아측은 밝혔다.

돈을 더 받기 위해서는 직무를 바꾸거나, 근무형태를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바꾸거나, 승진해야 한다. 최저시급 자체를 인상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연봉 인상률도 낮은 편이다.

직급 체계는 간단하다. 사원과 팀을 총괄하는 매니저급(team leader)으로 나뉜다. 현재 이케아코리아 매니저 시급은 20~22달러 선이다. 전 세계 이케아 지점들이 비슷한 임금을 준다. 

◇ 편안하게 쓰는 월차..헌혈휴가에 직무이동제

이케아가 생각보다 낮은 급여를 주는 이유는 회사의 기본 경영철학을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 김성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값싼 물건을 파는 만큼 고비용에 민감한 조직"이라며 "인건비를 낮추고 엄격하게 관리해야 회사가 제대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낮은 임금에도 이케아의 관리자(매니저급 이상) 직원 이직률은 5%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는 '돈 대신 복지'를 원하는 구직자의 입맛에 맞는 직장이기 때문이다. 복리후생제도에 쓰는 돈은 인건비보다 적지만, 제도를 잘 갖추면 현금을 많이 주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란 이야기다.

김 교수는 “임금이 2순위, 유연한 근무와 복지, 여가가 1순위인 구직자들만 타겟팅해 기업 문화를 구축했다고 본다”며 “이케아는 가정을 책임질 필요가 없는 차남과 차녀, 자녀를 둔 가정주부, 대학생 채용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직원의 60%는 여성이며, 시간제 정규직과 단기 계약직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케아코리아 직원인 홍윤예(41)씨를 예로 회사 복지에 대해 알아봤다. 대학 강사로 일하는 홍씨는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 풀타임 정규직으로 2014년 입사했다. 아침 8시30분에 출근해 5시 반에 퇴근한다고 했다. 야근이 필요하면 왜 필요한지 매니저에게 이야기하고 해야 한다. 웬만해서 모든 업무가 5시에 끝난다.

“이케아의 사내 어린이집에 둘째 아이를 보내는데, 학부모 상담을 사무실을 찾아와 해줘요. 1년에 한 번씩 아이들이 이케아 매장을 둘러보고 견학도 하고, 부모가 수업도 참관한답니다. 육아휴직도 자유로워요. 한 달만 쓰겠다고 하면 ‘3개월은 쉴 수 있지 않냐’고 매니저가 권하기도 해요.”

월차내는 것도 자유롭다고 했다. “시스템에 월차를 입력만 하면 매니저가 승인한다”는 것이다. 매일 두 번 여러 부서 직원들끼리 만나 간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피카’(FIKA)란 모임도 한다. 피카는 스웨덴 말로 '커피'란 뜻이다. 스웨덴에선 '피카'하면 커피를 마시고 의견과 정보를 공유하는 모임을 말한다.

직원 삶의 균형을 생각한 휴가제도도 다른 기업 직원들이 부러워한다. 이케아의 복지제도를 소개한 안내자료를 보면 '스터디 휴가'(시험공부를 위해 이틀까지 가능), ‘첫입학 휴가( 자녀가 학교에 입학한 날 입학식 참석)가 눈길을 끈다. 헌혈휴가도 있다. 매분기 사용 가능한데, 4시간치 시급을 받고 하루 다녀올 수 있다. 가족이 아프면 쉴 수 있는 가족병가도 있다. 직원은 이케아 물건을 15% 할인 받아 산다. 장기간 일하면 해외여행 바우처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 계약직이 언제든 풀타임 정규직으로 지원할 수 있다. 기존 직무와 다른 직무에 지원하는 기회도 준다. 연초에 자신의 성과와 직무 목표를 매니저와 상의하면, 그 목표에 맞는 직무 훈련을 받을 수 있다.

이케아는 직원 충원이 생길 때마다 수시채용을 한다. 이런 채용계획이 잡히면 외부에 공개하기 전에 먼저 사내에 공지해 직원들에게 먼저 기회를 준다. 2014년 12월 18일 개장후 최근까지 사내 채용을 통해 이동한 직원은 60여명 정도다. 홍윤예씨는 ”가구에 쓰일 나무를 자르고 다듬는 직원이 매장 디자인 직무로 옮긴 사례가 있다“고 했다. 

”사내에 뜬 채용공고에 지원하면 무조건 인터뷰 기회를 갖습니다. 그만큼 확률도 높죠. 사내에서 자리를 채우지 못하면 외부에서 뽑는 방식입니다. 실제 지금 인사담당 매니저도 단기계약직으로 스웨덴 매장에서 물류직으로 일하던 분이에요. 이처럼 일과 복지에 대한 만족감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20년 넘게 일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아요.“

박형철 머서코리아 대표는 “매장 서비스 직원이 많은 이케아는 단순 반복적인 업무가 많다”며 “직원들에게 돈을 적게 주더라도 여러 복리후생 제도를 통해 자긍심을 높여 좋은 실적을 내 글로벌 브랜드가 된 독특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jobsN 이신영 기자

jobsN 신하영 인턴기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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