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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당신에게
'지적 대화'가 필요한 이유

팟캐스트 <지대넓얕>이 손을 내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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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넓얕 작성일자2016.08.04. | 37,500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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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하느니만 못한 대화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 있다.

외국인은 아니다. 분명히 한국말을 구사하는데,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물론 내 얘기도 알아들은 것 같지 않다. 알아들었다면 설마 저럴 리가. 한마디도 섞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그는 내 팀장이니까.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다. 구글번역기 돌리듯, 머리를 싸매고 팀장의 언어를 해석한다. 직장에 다니는 동안 나의 언어는 실종된 듯하다. 나도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외롭다.


친구들을 만나면 좀 나아질까. 모처럼 모여 수다를 벌인다.

출처 : 파웰 쿠친스키(Pawel Kuczynski)
OO이 기억나지? 요즘 걔 잘나간대. 연봉이 얼마라더라. 그나저나 OO는 파혼했다며? 청첩장까지 돌리지 않았냐? OO는 통 소식이 없던데, 요즘 뭐하고 사나? 걔야 뭐 집에 워낙 돈 좀 있잖아. 먹고살 걱정은 없을걸.

끊임없이 대화가 오가는데 재미가 없다. 남 얘기, 돈 얘기, 화젯거리 떨어지면 연예인 얘기…. 나만 지겨운 건가. 너희는 이런 얘기들이 정말 재밌냐고, 묻고 싶다. 그리고 여전히, 외롭다.

쑥스럽지만 나는,
인생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그러므로 이 세상의 근로감독관들아, 제발 인간을 향해서 열심히 일하라고 조져대지 말아 달라. 제발 이제는 좀 쉬라고 말해 달라. 이미 곤죽이 되도록 열심히 했다. 나는 밥벌이를 지겨워하는 모든 사람들의 친구가 되고 싶다. 친구들아, 밥벌이에는 아무 대책이 없다. 그러나 우리들의 목표는 끝끝내 밥벌이가 아니다.

- 김훈, <밥벌이의 지겨움> 中

나는 놀고 싶다. 직장을 때려치우고 싶다는 게 아니라(물론 그럴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밥을 버는 고단함을 잊고 싶다. 술 마시고 노래방 가는 것 말고, 세속의 지위나 체면은 제쳐두고, 나 자신의 순수한 호기심이 이끄는 곳으로 가고 싶다. 내가 사는 이 세계의 신비로움에 매혹되고 싶다. 먹고사는 일과 하나도 관련이 없는 것들에 대해 알고 싶다.

그런 건 알아서 뭐하게?


누군가는 의아해할지 모른다. 그런데, 꼭 뭘 해야 하나? 노는 데는 목적이 없다. 목적이 없으면 불안하지 않냐고? 목적이 있어도 별거 없던데. 입시를 위해, 입사를 위해, 승진을 위해, 아직 다가오지 않은 것들을 위해 살아오면서 나한테 뭐 남은 게 있나? 아, 있긴 있지.


외로움.


외로움만 오도카니, 나의 발치에 웅크리고 있다. 나는 이런 나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밥벌이가 다가 아니라는 걸 누군가와 공감하고 싶다. 나는 내가 궁금하고, 당신이 궁금하고, 인간이 궁금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세상과 '연결'되고 싶다. 세상과의 대화. 그것이 나의 놀이였으면 좋겠다.

지적 대화의 놀이터

나를 알고 인간을 알아서 세상을 알게 되는 것을 '인문학'이라고 하더라. 나는 인문학을 '놀기로' 했다. 공부하는 게 아니다. 책 읽고 밑줄 치고 외우는 게 아니라, 떠들고 싶다. 인문학을 '잘 노는' 사람들하고 신나게, 어린아이처럼 신기해하며, 소통하고 싶다. 우주에 대해, 역사에 대해, 삶과 죽음에 대해.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고 지금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덜 외롭지 않겠는가,

이렇게 우리가 놀 수 있다면.

지적 대화를 위한 팟캐스트 방송. 

채사장, 이덕실, 김도인 깡선생의 <지대넓얕>

지대넓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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