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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으로 지진을 배우는
인간의 비극

지진학의 역사를 바꾼 세계의 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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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넓얕 작성일자2016.09.13. | 8,587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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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넓얕 AS] 지대넓얕에서 화제가 됐던 방송을 애프터서비스 해드립니다.

난생 처음 지진을 느꼈다.


경주에서 지진이 났다는 속보를 티비로 보고 있는데 서울의 내 집 거실이, 그 위에 드러누웠던 내 몸이, 좌우로 흔들렸다.


너무 뚜렷하고 두려운 흔들림,

이게 지진이구나.

모든 인간은 지구에 발 딛고 있지만 지구는 여전히 흔들린다. 흔들림을 막을 수는 없으므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그 흔들림을 ‘배우는’ 일뿐이다. 왜 흔들리는지, 언제 흔들리는지. 그래서 세계적으로 큰 지진이 일어날 때마다 수많은 희생의 아픔과 더불어 인간은 조금씩 지진의 비밀을 벗겨내 왔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20세기 미국에서 일어난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억되는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이 비극이 일어난 1906년은, 본래 한 덩어리였던 큰 대륙이 여러 대륙으로 분리되고 이동해서 현재의 분포가 됐다는 ‘대륙이동설’이 나오기도 전이었다. 3000명 이상의 사망자와 20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이 참사를 통해 지진학이라는 새로운 과학이 첫걸음을 뗐다.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을 통해 ‘탄성반발설’이 제기된다. 암석에는 어느 정도 탄성이 있어서 약한 부분을 따라 단층이 형성되는데, 이 단층을 따라 암석이 휘어지면서 에너지가 축적되다가 어느 부분이 견딜 수 없게 되는 순간 급격한 파열을 일으켜 지진이 난다는 학설이다. 요컨대 지진으로 단층이 생기는 게 아니라, 단층 때문에 지진이 생긴다는 것.

산안드레아스(San Andreas) 단층

최초의 진동이 감지된 산안드레아스 단층. 샌프란시스코 중심에서 불과 3㎞ 떨어져 있다. 왼쪽은 태평양판, 오른쪽은 아메리카판.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은 샌프란시스코 대화재라고도 하는데, 목조 가옥과 건물이 많던 지역에서 일어난 불길이 진압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퍼졌기 때문이다. 불길을 잡기 위해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려 순식간에 산소를 제거하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샌프란시스코 중심가 거의 전 지역이 화재로 소실돼버렸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건물 붕괴 등에 못지않게 화재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줬다.

불타고 있는 팰리스호텔

1906년 4월 18일, 불길에 휩싸인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호텔(Palace Hotel)의 모습.


칠레 대지진


1960년의 칠레 대지진은 규모 9.56, 역대 최대 지진으로 기록돼 있다. 이때는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컸다. 당시 활동을 멈추고 있던 푸예우에(Puyehue) 화산 아래에 틈이 생기고 그곳으로 바닷물이 새어 들어가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발생해 바닷물을 밀어 올렸다. 그 높이가 최대 25미터에 이르렀다. 이 쓰나미는 22시간 후에 지구 반대편 일본에까지 도착했는데 그 높이도 5~6미터나 됐다. 

폭발하는 푸예우에(Puyehue) 화산

3000명 이상의 희생을 불러온 이 재앙을 통해 전문가들은 처음으로 지구의 ‘자유진동’을 관측하게 된다. 자유진동이란 외부로부터 작용하는 힘이 없어진 후에도 진동이 계속되는 것을 말한다. 마치 종이 울리고 난 후에 종의 표면이 한동안 떨리듯, 칠레 지진으로 수일 내지 수주에 걸쳐 지구 전체가 진동한 것. 그 주기까지 관측이 되면서 지구 내부 구조를 연구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동일본 대지진


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을 우리는 기억한다. 2만 명이 사망했다. 쓰나미의 최대 파고는 무려 40미터였다.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이 지진으로 혼슈섬 전체가 동쪽으로 2.3미터 이동했다. 결국 원전 사고로까지 이어진 재앙. 그 피해는 현재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주 지진도 이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출처 : AP통신

당시 지진 발생 지역에서 300킬로미터나 떨어진 도쿄에까지 심각하고 광범위한 ‘액상화’가 일어났다. 액상화란 땅이 물처럼 흐물흐물해지는 현상인데 동일본대지진 전까지는 진원 근처의 국지적 현상으로 알려져 있었다. 갈라진 지반 내에 지하수 비중이 커지면서 땅이 푹푹 꺼지기 때문에 갑자기 집이 가라앉거나 흙탕물이 솟구친다.

지진을 통해 지진을 연구할 수밖에 없는 비극. 비극을 비극으로만 끝내지 않기 위해, 비극을 딛고 일어나기 위해 인간은 자꾸만 알아내야 한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진부한 말이 절실한 때, 지진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싶다면 지대넓얕 <97회 이불밖은 위험해-지진> 편을 들어보자.    


지적 대화를 위한 팟캐스트 방송.
채사장, 이덕실, 김도인, 깡선생의 <지대넓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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