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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 3000명이
총에 맞은 이유

"죽여도 된다"는 명령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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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넓얕 작성일자2016.09.29. | 31,153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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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넓얕 AS] 지대넓얕에서 화제가 됐던 방송을 애프터서비스 해드립니다.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제도.

국어사전은 민주주의를 이렇게 정의한다. 우리는 동등하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에게 우리를 대표할 권력을 준다. 머지않은 과거에 18년여간 재임했던 대통령도 있었으나, 이제 대통령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5년만 집권할 수 있다.

민주주의를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은 많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공동체가 민주주의의 사회를 표방한다면 어느 한 사람이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없다. 이게 핵심이다.

지구 상의 많은 나라들이 민주주의를 내세운다. 그러나 아직도 한 사람이 몇십 년 넘게 집권하는 경우도 있고, 정당한 절차를 통해 선출된 지도자라도 과도한 권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권력을 세습하는 국가도 있다. 21세기에 말이다. 그런 나라도 국가명에 ‘민주공화국’이란 단어를 쓴다는 것이 함정. 여하간.

민주주의란 뭘까.

나라 밖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그리 먼 나라도 아니다. 필리핀에서 최근 3개월간 무려 3000여명이 총에 맞아 죽었다. 전쟁이 난 게 아니다. 이들은 모두 국가권력에 의해 사망했다. 대통령이 ‘총을 쏴도 된다’고 한 것이다. 무슨 일일까.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roa duterte) 필리핀 대통령.

지난 6월 말 취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선포했다. 3∼6개월 내 마약 관련 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는 취임하자마자 대대적인 마약 소탕에 나섰고 약 3000명의 마약 용의자가 사살됐다. 이 중 절반가량은 경찰의 단속 현장에서, 나머지는 주로 자경단(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조직한 경비단체)의 총에 맞아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 용의자는 죽여도 좋다”는 초법적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무시무시하다.
마약과 관련되(었다고 오해를 받으)면 길에서 바로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재판도 없이, 즉결 처형.

범죄와의 전쟁의 결과는 이렇다.

수도 마닐라의 한 도로에서 총에 맞아 숨진 남성 옆에서 그의 아내가 오열하고 있다. 죽은 남성은 마약거래상으로 의심된다는 이유로 자경단원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남성 주변의 종이 박스 조각에는 ‘Pusher Ako(I am a drug pusher, 나는 마약거래상입니다)’라고 쓰여 있다.

마닐라의 한 교도소 농구장이다. 수감자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몸을 포갠 채 누워 있다. 이 교도소는 수용 인원이 최대 800명이지만 ‘범죄와의 전쟁’ 이후 3800여명이 넘는 범죄자를 수용하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 실제로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약 70만 명의 마약사범이 자수했다.

출처 : AFP통신

국제사회는 계속 비판하고 있다. 유엔 인권기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도 충돌했지만 필리핀 정부는 간섭하지 말라 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지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는 몰랐다”고 강조한다. “모든 것을 깨끗이 정리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급기야 이 유혈전쟁을 6개월 연장했다.

놀랍게도 이 무서운 대통령의 지지율은 90% 안팎이다. 필리핀 국민들이 그동안 아시아 최고를 자랑하는 범죄율에 시달려 왔고 마약 중독으로 심신이 파괴된 국민이 수백만 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극약처방이 필요하다는 대중의 지지가 두테르테 대통령이 유혈전쟁을 밀어붙이는 명분이 된다.

두테르테 대통령 지지자들.

출처 : 로이터(Reuters)통신

난폭하기 그지없지는 방법이긴 해도, 심각한 사회악을 과감하게 도려낸다는 측면에서 필리핀 사태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까?


그렇지만,


마약 근절을 명분으로 용의자를 현장에서 사살하는 것은 용납될 수 있을까? 

검거와 조사, 재판 등 사법절차를 모두 무시한 채?

대통령이 법 위에 있을 수 있는가?

전통적으로 다수의 의사를 우선으로 하는 민주주의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훈련된 '소수'가 중심이 되어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엘리트주의'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쪽도 있었다. 초법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행보는 엘리트주의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생각이 꼬리를 문다.


남들의 대화를 듣다 보면 내 생각이 좀 정리될지도 모르겠다. 지대넓얕 <10회 독재와 민주주의> 편에서, 이와 관련해 치열한 논쟁이 오갔다. 들어보자.

지적 대화를 위한 팟캐스트 방송.
채사장, 이덕실, 김도인, 깡선생의 <지대넓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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