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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기준 올림픽 순위, 누가 매기는 걸까

다시보는 JTBC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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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경 앵커 : "빨간불" "한국, 11위 추락" 이번 올림픽에서 나온 기사 제목들입니다. 당초에 우리 대표팀은 금메달 10개와 종합순위 10위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지금까지 11위라고 보도가 되고 있죠. 그런데 저희가 이 11이라는 숫자에 시비를 좀 걸어보겠습니다. 이거 누가 매기는 순위일까요? 오대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대영 기자, 저는 개인적으로도 요즘 올림픽 경기 보면서 기껏 선수들이 열심히 경기를 하고 나면 늘 다음 화면은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메달 순위 몇위다, 메달 색깔별로 몇 개다, 이렇게 집계가 되는 게 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것 같은데, 오늘(18일) 팩트체크팀이 100년 전 자료까지 살펴봤다면서요?

오대영 기자 : 네, 오늘은 결론부터 말씀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공식적으로 국가별 순위를 집계하고 발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11위다, 미국은 1위다, 이런 표현을 쓰지 않습니까? 과연 어디에서 근거한 것인지 따져볼 텐데요.

IOC는 "국가 간의 경쟁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지금 보도되는 순위는 IOC가 공인한 게 아닙니다.

안나경 앵커 : 지금 우리는 '금메달 숫자'로 순위 매기고 있는데, 언론에서 자의적으로 정했다는 얘기네요?

오대영 기자 : 우리나라 언론은 금메달 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정합니다.

미국 CNN, 뉴욕타임스나 이런 유럽언론도 같은 방식 씁니다.

반면 미국의 NBC나 워싱턴포스트에서는 금은동 구분 없이 메달 총 개수로 집계합니다.

일각에서는 인구와 경제규모를 반영하자며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하면 그레나다, 바하마 같은 나라가 1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안나경 앵커 : 나라마다 다 다른 거군요. 그런데 사실 즐겁자고 하는 건데, 굳이 그렇게까지 순위를 매겨야 하나 싶기도 한데, 순위를 따지는 게 의미가 있습니까?

오대영 기자 : 그래서 좀 거칠게 표현하면 이 순위는 어느 나라에서나 '국내용'이라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데요.

기준이 바뀌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한 번 보시죠.

2012년 런던올림픽, 우리는 세계 5위였잖아요? 그런데 총 메달수로 기준을 바꾸면 9위로 떨어집니다. 북한은 34위로 내려갑니다. 금메달이 없던 인도는 스물두 계단이나 뛰어오릅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금메달이 없었던 캐나다는 27위였지만, 기준을 바꾸면 13위가 됩니다.

안나경 앵커 : 그러면 도대체 우리는 언제부터 금메달 숫자를 기준으로 해왔던 건가요?

오대영 기자 :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출전한 게 1948년 런던올림픽입니다. 그해 8월 15일 폐막식날 기사 보시죠.

미국이 < 645와 1/2점 >으로 1위, 스웨덴, 프랑스 순이고 우리나라는 < 15와 3/4점 >을 얻어서 24위였다고 보도됐습니다.

안나경 앵커 : 그때는 금메달 숫자가 아니라 점수였던 건가요?

오대영 기자 : 메달에 나름의 점수를 줘서 총점을 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어디서도 쓰지 않는 방식이죠.

그런데 이 결과를 금메달 기준으로 바꾸면 한국은 종합 32위로 뚝 떨어집니다.

그런데, 이와 달리 이런 기준도 있었습니다.

1908년 런던올림픽이 끝난 뒤 IOC가 낸 공식 보고서를 저희가 살펴봤습니다.

367페이지에 결과가 기록돼 있는 걸 찾았는데요, 영국이 < 130과 1/6 >, 미국, 스웨덴 순이었는데, 여기서 130이나 44는 메달 숫자입니다.

안나경 앵커 : 이게 제가 앞서 말씀드린 100년 전 자료 맞죠?

오대영 기자 : 제4회 런던올림픽의 공식 보고서입니다. 총 메달수 기준이었습니다.

안나경 앵커 : 그런데 저기 1/6, 1/3 같은 숫자는 또 뭔가요?

오대영 기자 : 그 부분이 가장 당혹스러웠던 지점이었는데요, 800여 페이지의 자료 중에 규정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1/6은 6명이, 1/3은 3명이 공동 수상한 걸 표시해놓은 겁니다.

앞서 제가 IOC는 순위 집계를 안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내부적으로는 이렇게 하고 있었다는 것도 오늘 새롭게 파악했습니다.

이번엔 1924년 파리올림픽으로 가보죠. 당시 동아일보입니다.

이 표는 눈에 많이 익으시죠? 이때는 또 지금처럼 금메달 많이 딴 순서입니다.

앞서 보여드린 1948년 보도에선 점수가 기준이었는데, 여기서는 또 금메달이 기준입니다.

안나경 앵커 :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통일된 기준은 없었던 거네요?

오대영 기자 : 심지어 하나의 기사 안에서도 두 가지 기준이 함께 쓰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1952년 헬싱키 올림픽 때입니다. 당시 미국과 소련이 1, 2위를 다퉜는데 미국은 금메달을 10점으로 쳤고, 소련은 금메달에 7점을 부여해서 계산을 했습니다.

그 결과가 이렇게 다릅니다. 미국식으로 하면 미국이 소련을 60점 넘게 이긴 걸로 나오지만, 소련식으로 하면 두 나라 격차가 상당히 좁혀집니다.

안나경 앵커 : 기준에 따라 저렇게 달라질 수 있는 거군요. 그 당시 미국과 소련은 정치, 군사적으로 경쟁관계에 있었으니 왜 서로 다르게 계산했는지 대충 짐작이 되네요.

오대영 기자 : 정리하면 시기마다, 나라마다, 그리고 목적에 따라 순위의 집계 방식은 다 달랐고, 지금도 다릅니다.

우리 축구대표팀, 이번에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8강전에 올랐습니다. 여자배구도 선전했습니다.

동메달을 따고도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긴 선수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종합순위 10위'라는 목표를 내걸고 열심히 뛰는 건 의미가 큽니다.

하지만 자의적인 '순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건 경계해야겠습니다.

안나경 앵커 : 초반에 오대영 기자가 소개해준 IOC 올림픽헌장에서도 나왔듯이, 국가별로 전투를 벌이자는 게 아니잖아요? 다같이 즐기자는 거니까 말 그대로, 앞으로 폐막까지 나흘 정도 남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까지는 좀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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