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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사례로 본 대한민국의 노인과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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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이란 지상과제.

'집'을 위해 살았던 노인들.
그들은 지금 어떤 집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사례 1


1945년 태어난 '해방둥이' 김모(70)씨는 "집 사려고 해보지 않은 일이 없다"고 했다. 그는 행상을 30년쯤 했다. 트럭에 채소를 싣고 서울을 비집고 다녔다. 경주 신혼여행 말고는 제대로 된 휴가 한 번 가본 적이 없다. 그래도 평생 내 집을 가져보지 못했다.

벌어들이는 돈보다 집값이 늘 한발 먼저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986년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4.71배나 상승했다. 가방끈 짧고 물려받은 재산도 없는 김씨가 열심히 채소 팔아 따라잡기에는 상승세가 너무 가팔랐다.

#사례 2


김모(67)씨는 서울 종로구 쪽방에 혼자 산다. 1평 쪽방은 몸을 뒤척일 여유도 허락하지 않는다. 식사 준비할 공간도 마땅치 않아 휴대용 가스버너로 라면을 끓인다. 같은 건물 주민 11명이 화장실을 함께 쓴다. 김씨는 하루 8000원씩 월 24만원을 내고 이곳에 살고 있다. (...) 김씨는 결혼을 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졸업장이 학력의 전부다. 젊어서는 건설 현장을 돌아다니며 일용직으로 일했지만 지난 10년 넘게 일을 하지 않았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원받는 생계비만 통장에 들어왔다가 이내 빠져나간다. 이 시대 집 없는 노인의 조건을 고루 갖춘 그는 "내 집은 꿈도 꾸지 않는다. 두 다리 뻗고 누울 임대주택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지난해 노인실태조사

65세 이상 노인의 30.8%는
'내 집'에 살고 있지 못했다.

#사례 3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B씨(65)도 비슷한 상황이다. 평생을 일해 집(2억3000만원)과 예금(2억4000만원)을 마련했다. 기초연금 기준식에 대입하니 B씨 부부의 월 소득은 152만원으로 산출됐다. 기준보다 3만원이 많아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례 4


서울에 사는 D씨(65)의 큰아들(36)은 실업계 고교를 졸업한 뒤 제대로 된 직장에 다녀본 일이 없다. D씨의 재산이라곤 20평 아파트와 작은 가게가 전부다. 술 먹고 늦게 들어오는 아들을 피해 부부가 찜질방에서 잔 것도 여러 번이다. 새벽같이 가게에 나가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오면 집에서 TV를 보고 있는 아들을 보며 D씨는 지쳐가고 있다. 따로 살 원룸을 구해준다고 해도 "월세는 누가 내냐"고 되묻곤 한다.

#사례 5


지난 7월 인천의 한 아파트. 홀로 살던 E씨(68)가 숨진 지 2주 만에 경찰에 발견됐다. 당시 E씨는 안방 침대에서 누워 있는 상태였다. 뼈가 드러날 만큼 시신이 심하게 부패해 있었다. E씨는 2013년 가족과 떨어져 이 아파트에서 홀로 지내왔다. 경기도 부천시의 한 사우나에서 일하며 생활하다 그만둔 지 한 달 만에 변을 당했다.

"매번 TV에 나오는 노인 고독사,
남 일 같지 않아 불안하다"

#사례 6


서울 동대문구에서 거주불명자로 등록된 B씨는 빚 때문에 몇 년째 찜질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예순이 훌쩍 넘었는데 가족과 연을 끊고 산 지 오래다. 3년 전부터 거주불명자 '발굴' 업무를 해온 구청 직원이 지난해 어렵게 그의 거처를 알아냈다. 직원의 권유로 B씨도 기초연금을 신청했다. 역시 매달 거주 확인 전화를 받고 어느 찜질방에 있는지 알려준다. 

거주불명 노인은 올 9월,
전국에 9만 4700명.

거주불명 노인에 대한 실태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집 있는 노인'


집에 대한 욕망과 집값이 오르리란 기대에 무리하게 얻은 대출은 굴레가 됐다. 하우스푸어는 이미 한국 노인을 일컫는 다른 이름이 돼 있다. 집을 물려받으려 상속 분쟁을 벌이는 자녀들을 보는 건 고역이다. 각종 복지 혜택은 집 있는 노인에게 쉽게 차례가 오지 않는다. 

그들에게 '집'은 '짐'이다.

'집 없는 노인'


내 집 없는 노인의 삶은 더 현실적으로 고달프다. 채무 등 경제적 여건 탓에 거주지를 숨기고 ‘투명인간’처럼 사는 거주불명 노인이 지난 9월 현재 9만4700여명이나 된다. 마땅한 수입이 없는데 끝없이 오르는 월세·전세 부담과 독립하지 못한 자녀의 뒤치다꺼리는 한숨을 부른다. 독거노인가구 중 25.4%는 화장실 목욕탕도 갖추지 못한, 최저 주거 기준에도 못 미치는 곳에서 살고 있다.

'노인을 위한 주거정책'은 없다.

노인을 위한 주거정책을
다시 고민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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