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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조 통 큰 기부 미담과 꼼수사이

다시 보는 JTBC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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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앵커 : 지난주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페이스북 주식 99%, 약 52조 원어치를 기부하겠다고 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통 큰 기부'라는 찬사가 전 세계적으로 나왔는데 그게 꼭 그렇게만 볼 수 없다, 이른바 '꼼수가 있다'는 이야기도 동시에 나왔죠. 미담인지, 꼼수인지 오늘 팩트체크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어떤 부분에서 주로 문제가 지적되는 겁니까?

김필규 기자 : 국내에서도 거의 모든 매체에서 관련 소식을 전했는데, 대부분 대단하다, 멋지다는 반응이 이어졌지만 일부 댓글에선 '세금혜택 바라고 한 것 아니냐' '위대한 선택이란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비판이 있었고, 미국 내 반응도 비슷해서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문제를 지적하는 댓글이 잇따라 달리기도 했습니다.

손석희 앵커 : 저런 문제 지적, 맞는 걸까요?

김필규 기자 : 실제 미국에선 인증된 공익재단에 재산을 기부할 경우 본인 소득의 50%까지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고소득자에겐 어마어마한 혜택이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매해 400억 달러를 척척 기부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데요.

그러자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단을 만들어 거기에 주식을 기부하는 게 아니라, LLC, 즉 유한책임회사를 활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세금 혜택은 없다"고 직접 해명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손석희 앵커 : 유한책임회사라는 게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데, 여기에 주식을 내면 세금혜택이 없는 겁니까?

김필규 기자 : 유한책임회사라는 게 한국에는 없고 미국에만 있는 회사 형태라 좀 낯선데, 몇몇 투자자들이 모여 소규모 사업을 시작하기 좋게 설립도 쉽게 하고 법인세도 받지 않고 또 외부 간섭도 거의 받지 않도록 한 회사입니다.

대신 주식시장에 상장은 못 하고, 기업 수명도 한시적인데, 세금을 안 내도 되는 법인이다 보니 저커버그가 여기에 주식을 넣어도 증여세 같은 건 없습니다.

다만 엄밀히 보면 개인 명의로 있던 주식을 다른 회사 명의로 옮기는 것이니 기부로 인정이 안 되고, 따라서 재단에 주식을 넘겼을 때와 달리 세금 혜택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세금 혜택 노리고 이런 결정 내린 게 아니다"라는 저커버그 말은 어느 정도 설득력은 있는 겁니다.

손석희 앵커 : 그런데 이게 공익재단이라면 그 안에서 돈을 어떻게 쓰는지 다 드러나야 하는데, 유한책임회사, 회사 형태로 넘어가면 그 안에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는 잘 알 수 없는 것 아닌가요?

김필규 기자 : 그래서 그 부분이 또 문제로 지적이 되는데요.

공익재단의 경우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고요, 기부금의 5%를 자선활동에 써야 하는 등 제약조건이 있습니다.

하지만 LLC는 얼마를 어디에 쓰든, 심지어 정치헌금을 하거나 금융투자를 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는 거죠.

그래서 미국 내에서도 '주커버그는 재산의 99%를 기부한 게 아니라 정보공개 의무가 없는 개인 회사 설립을 약속한 것이다'(CNBC), '돈을 한쪽 주머니에서 다른 쪽으로 옮겼을 뿐'(NYT)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샌디에고대의 빅터 플라이셔 교수는 "저커버그가 세우려는 것은 자선단체가 아니며 투자와 자선활동을 겸하는 가족회사라는 느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손석희 앵커 : 상당히 박하게 평가하네요. 그러면 정말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닌 겁니까?

김필규 기자 : 그렇다고 하기에 52조 원이라는 게 간단한 액수는 아니지 않습니까?

저커버그 입장에서야 스스로 이익도 내면서 자유롭게 공익활동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가 될 거라고 판단한 건데, 그래서 역시 이 부분에 대해 '31살의 젊은 나이에 엄청난 액수를 쾌척함으로써 기부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블룸버그)거나 '어쨌든 저커버그 부부의 관대함은 칭찬받아 마땅하다'(NYT)는 평가도 있습니다.

사실 요즘 미국 IT 업계의 젊은 부호들 사이에선 이런 기부가 유행이라고 하는데 이를 어떻게 봐야 할지, 전문가들의 평가는 비슷합니다. 들어보시죠.

김우철 교수/서울시립대 세무학과 : 지금은 그저 의지의 단계이기 때문에 저커버그 방식의 잘못된 거라고 비난만 할 수는 없는 애매한 상태예요.

지금은 사전단계이기 때문에, 우리가 활동을 보지 않고서 본인의 계획이나 의지만 갖고는 완벽하게 모든 걸 판단할 수는 없는데.

손석희 앵커 : 결국 이번 결정이 미담이 될지, 꼼수가 될지는 앞으로 이 유한책임회사가 어떻게 활동하느냐에 따라 평가를 달리해야 한다, 이렇게 봐야겠군요?

김필규 기자 : 그렇습니다. 그러니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건데요.

이뿐 아니라 미국에서 논란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저커버그가 유한책임회사를 세우지 말고 세금을 냈으면 그 돈이 또 국가를 통해 여러 사람에게 쓰일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식으로 하는 건 민주적 의사결정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논란, 워낙에 미국 기부량이 많다 보니까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세계 기부지수 순위에서도 올해 2위를 차지했는데요.

한국의 경우 작년보다 4계단 떨어져 64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런 우리 입장에선 지금 미국의 논란, 좀 부러운 논란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손석희 앵커 : 지난번에 이 뉴스를 봤습니다만, 미얀마가 1위 하는 건 좀 의외이긴 했습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원래 그렇다면서요, 미얀마란 나라는.

김필규 기자 : 네, 불교 국가이기도 하고 해서 그런 분위기가 있다고 합니다.

손석희 앵커 : 알겠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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