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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꼬박꼬박 내도 고갈되면 못 받는다?

다시보는 JTBC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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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앵커 : 요즘 인터넷과 SNS에 갑자기 국민연금과 관련된 글이 많이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국가가 지급을 보장해주지 않아 결국 못 받게 될 거다'라는 내용인데 오늘(3일) 팩트체크에서는 이런 글이 왜 갑자기 돌고 있는 건지, 정말 그럴 가능성이 있는 건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관련된 제보도 팩트체크에 많이 들어왔다면서요?

김필규 기자 : 예, 대표적으로 대전에 사시는 곽모 시청자분인데, "얼마 전 직장 다니다 그만뒀는데 국민연금을 계속 내야 할지 고민이다. 인터넷에 보니 연금이 곧 고갈된다, 국가가 지급 안 해준다 여러 루머가 있어 불안한데, 팩트체크 해달라"는 제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SNS에 보면 이게 곽 씨만의 고민이 아니라 최근 며칠 동안 "나라가 지급보장을 안 해준다"는 내용이 삽시간에 퍼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급보장 없으면 납부할 의무도 없는 거 아니냐" "연금인 척하다가 슬쩍 세금화한 거냐" 분노의 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손석희 앵커 : 꼬박꼬박 내고 있는데, 그런 일이 벌어지면 정말 곤란한 일이죠. 그런데 이런 얘기들이 그냥 막 도는 것은 아닐 테고, 무슨 근거가 있는 겁니까?

김필규 기자 : 논란의 근원은 3년 전 2013년 12월 국회 본회의입니다.

국민연금의 국가 책임을 좀 강화하자는 차원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됐는데, 원래 국가가 지급을 보장한다는 문구를 넣으려고 했던 게 빠졌고 '연금 고갈 시 국가가 안정적, 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 시행한다'는 표현 정도에 그쳤습니다.

그러자 "결국 법으로 지급보장 안 해준다는 거구나" 이야기가 돌았는데, 이번에 또 논란이 된 겁니다.

손석희 앵커 : 저 X표 쳐놓은 문장과 밑의 노란 문장을 서로 비교해보면, 밑의 것은 뭔가 미심쩍은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는 문장이 돼버렸잖아요. 아예 '지급한다'라고 명문화 해버리면 되는데, 왜 그걸 안 했을까요?

김필규 기자 : 저 부분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더 논란이 되는 거고 지금까지 이어져 온 부분도 있는 건데요.

그렇다면 정말로 지급 보장이 안 되는 것인지 국민연금 측에 직접 물어봤습니다.

박재영 차장/국민연금 언론홍보팀 : (현재 법의 문구를) 저희는 국가가 보장해야 된다는 뜻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이 근거 조항으로 국가가 지급 보장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거고요. 일단은 기금이 소진되더라도 정부 보조 등 부가 방식 전환을 통해서 반드시 지급할 예정에 있고요.

손석희 앵커 : 그러니까 현재 법에 있는 문구 정도만 해도 국가가 지급보장을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여전히 미심쩍어하는 분들은 '그걸 왜 해석해야 하냐, 그냥 박아놓으면 되지' 그런 것 아니겠어요?

김필규 기자 : 네, 그럴 수도 있고요. 연금 전문가인 중앙대 김연명 교수도 "법에 '보장'이란 단어를 넣느냐 안 넣느냐는 중요한 게 아니다. 결국 국가가 지급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건데,

국가부도가 난 그리스 같은 곳도 연금은 주지 않았느냐. 국민연금을 국가가 안 준다는 것은 기우다"라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기금이 고갈되더라도 매달 납부액을 올리든, 세금으로 메우든 연금 지급을 할 거라는 이야기인데요.

실제 전 세계적으로 공적연금제도 실시하는 170여 개국 가운데 상당수가 법으로 지급보증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연금지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곳은 없고, 역사적으로도 독일 나치 정권 때를 제외하곤 그런 적이 없다고 합니다.

손석희 앵커 : 그러니까 아주 단순화시켜서 얘기하자면, 계약서를 쓰자고 했더니 '너하고 나 사이에 무슨 계약서가 필요해, 서로 믿는 사이인데'라고 한 상황이 본의 아니게 돼버렸다면, 앞으로는 그걸 계약서로 쓸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다시 말하면 국가가 지급한다는 걸 명기할 수 있는 건 아닌가요, 앞으로는?

김필규 기자 : 정말 국가가 줄 거라고 얘기가 되는 거라면 명시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는데, 그걸 결사반대하는 게 기획재정부입니다.

"국가가 지급보증을 명문화 하면 이게 결국 나중에 회계상 정부 주머니에서 나와야 하는 국가부채로 잡힌다. 그래서 나랏빚이 많아 보이면 결국 대외신인도에도 부정적"이다, 그러니까 신용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현재 IMF 등에선 공적연금을 국가부채 항목에 넣지 않고 있고, 독일이나 일본 같은 곳은 국가 지급보증을 법으로 명시해 놓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지적을 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오건호 운영위원장/내가만드는복지국가 : (우리는) 돈이 쌓이는 적립방식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미래에 이 적립금이 없어지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과 우려가

생길 수 있는 거죠.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가 취약하니까, 미래에 대한 그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런 법적으로 지급 보장을 명시한다면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더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손석희 앵커 : 그렇군요. 그러면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저 얘기가 나온 걸까요?

김필규 기자 :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건 이미 3년 전인데 왜 그랬을까 궁금해서 국민연금 측에 물어봤는데,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박재영 차장/국민연금 언론홍보팀 : 2004년에 안티사태라고 해서 저희 안티들이 그런 8대 비밀이나 몇 가지 만들어 놓은 게 있습니다. 그것 관련해서 주기적으로 이런 경우가

발생했고요. 2년 전에도 이런 경우가 발생했고. 보통 한 3년 주기로 이렇게 (루머가) 나타났다가 없어지고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손석희 앵커 : 그렇다면 앞으로 3년 뒤엔 또 나타날 수도 있겠군요.

김필규 기자 : 네, 이른바 3년 주기설이라고 하면 지금 2016년이니까 이런 루머가 나올만한 때가 됐다는 건데요.

민간 연금보험사 쪽에서 의도적으로 흘린다는 의혹도 있지만 진원지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바 없습니다.

어쨌든 수익성이나 안전성 면에서 현재 국민연금만 한 게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이야기인데요.

주기적으로 이런 루머가 나온다는 것,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도 그만큼 여전하다는 이야기인 만큼, 루머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 않도록 불안감을 해소시켜줄 노력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손석희 앵커 :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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