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와인이 과연 뭘까?

조회수 2021. 1. 21. 12: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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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와인이라는 게 과연 뭘까? 환타 같은 색깔의 와인이 오렌지 와인일까? 청량한 맛의 와인이 오렌지 와인일까?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의 장점을 모두 가진 오렌지 와인에 대한 오해 몇 가지. 

출처: 게티이미지

요식업계에 내추럴 와인의 붐이 뜨겁게 일면서 최근 1년 사이 ‘오렌지 와인’애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오렌지 와인, 앰버 와인(Amber Wine), 스킨 컨택트(Skin Contact) 와인이라는 다채로운 이름으로 불리는 이 와인은 손님을 자석처럼 끌어모으고 있는 트렌디한 와인바에서 자주 목격된다. “오렌지로 만든 와인이 아닙니다” 정도의 상식은 알고 있다고 해도, 오렌지 와인을 한 두 번 마셔본 사람이라고 해도, 내추럴 와인을 물처럼 즐기는 사람이라고 해도, 오렌지 와인에 대한 오해가 남을 수 있다. 이참에 시원하게 풀어보는 오렌지 와인에 대한 오해 다섯 가지. 

출처: 게티이미지

1. 오렌지 와인은 오렌지 빛깔이 특징이다?

아니다. 오렌지 와인이라는 이름이, 레드도 화이트도 아닌 그 둘을 섞은 듯한 엷은 주황색을 띄기 때문에 붙긴 했지만, 시중에서 접할 수 있는 오렌지 와인의 색깔은 생각보다 다채롭다. 거의 화이트 와인처럼 보이는 엷은 색을 띄기도 하고 환타처럼 선명한 주황색, 로제 와인처럼 탁한 연어색을 띄기도 한다.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품종의 포도를 사용해 레드 와인을 만드는 방식(스킨 컨택트, 껍질 침용)으로 양조하기 때문에 색깔이 일반 화이트 와인보다는 짙게 나온다. 다만 얼마나 스킨 컨택트를 했는지 어떤 포도 품종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색깔은 아이섀도 팔레트만큼이나 다채로울 수 있다. 화이트 와인이 모두 흰색이 아니고 레드 와인이 모두 붉은 색이 아닌 것처럼.

2. 오렌지 에이드처럼 청량한 맛이다?

아니다. 아페롤 스프리츠처럼 경쾌한 색상에서 오는 느낌, 최근의 와인 양조 경향, 내추럴 와인과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이 와인의 특징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렌지 와인은 주스처럼 가볍고 청량한 맛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오렌지 와인은 평균적인 화이트 와인보다 조금 더 구조감과 보디감이 느껴지는 편이다. 껍질 침용과정에서 약간의 타닌감이 더해져 복합적이고 단단한 맛과 향을 낸다. ‘나는 술을 잘 못 마시니까 오렌지 와인을 마실까?’라는 의식의 흐름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 때문에 오렌지 와인은 화이트 와인이 밋밋하고, 레드 와인은 부담스러울 날의 적절한 선택지로 활약한다. 

출처: 게티이미지

3.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와인이다?

아니다. 물론 ‘오렌지 와인’이라는 용어는 영국의 한 와인 수입가에 의해 2004년부터 시작됐고 2018년에 발간된 책 <앰버 레볼루션(Amber Revolution>의 강렬한 제목 때문에 최근에 혜성처럼 등장한 와인 카테고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기원은 8000년 전 조지아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렌지 와인은 백포도를 껍질과 줄기까지 모두 사용해 발효하는 ‘고대 와인 양조’와 암포라(Amfora)라고 불리는 ‘토기에 발효하는 방식’이 그 원형이다. 오렌지 와인 메뉴판에 조지아나 슬로베니아의 와이너리가 유독 많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4. 내추럴 와인의 범주 안에 오렌지 와인이 있다?

아니다. 내추럴 와인의 저개입 양조 방식과 오렌지 와인의 껍질 침용 양조 방식은 서로 연관이 없다. 오렌지 와인은 양조가에 따라 내추럴 와인이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다. 다만 내추럴 와인을 전 세계적으로 즐겨 마시면서 와인을 대하는 우리의 입맛의 범위가 넓어져, 깔끔하고 정갈한 입맛엔 다소 거칠게 느껴지는 이 고대 와인조차 선호의 범위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맞다. 와인 그 자체로는 연관이 없지만, 내추럴 와인의 붐과 오렌지 와인의 붐은 서로 연관이 있다는 뜻이다. 내추럴 와인을 만드는 양조장이 많아지면서 오렌지 와인을 자연주의 방식으로 만드는 곳도 많아졌으며 내추럴 와인 전문 수입사가 오렌지 와인을 많이 다루고 있기도 하다. 

출처: 게티이미지

5. 오렌지 와인만의 개성이 뚜렷하다?

아니다. 오렌지 와인을 두고 딱 어떤 맛과 향이 특징이 있는 와인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이 제각기 다채롭듯 오렌지 와인도 다양한 스펙트럼을 표현하는 와인 종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만 껍질 침용 과정 덕에 추가된 타닌감과 경쾌한 산도를 모두 가진 덕에 음식에 곁들이는 술로 두루두루 페어링하기 좋다는 점은 느슨하게 묶을 수 있는 공통된 특징이다. 언택트 시대를 이기는 (스킨) 컨택트 와인의 탐험에는 울타리가 없다.

Writer 손기은(프리랜서 에디터, 책 <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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