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렛츠 ALLETS

홍콩 누아르 마지막 세대의 대표적인 영화 ‘무간도’. 두 남자의 엇갈린 운명이라는 서사에 사로잡힌 감독은 바로 할리우드의 거장 마틴 스콜세지였다. 그는 맷 데이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선택하여 원작의 배경을 미국으로 완벽하게 옮기는데 성공했다. 원작에 버금가는 명작이라는 평단의 큰 호응을 이끌어낸 '디파티드'는 관객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다. 물론 원작이 훌륭한 것은 당연하다. 홍콩을 대표하는 배우 양조위, 유덕화의 사연 깊은 눈빛과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다. 끈끈한 남자들의 이야기에 빠져보고 싶다면 '무간도'와 '디파티드'를 모두 감상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스페인 영화 '오픈 유어 아이즈'를 리메이크 한 할리우드의 '바닐라 스카이'. 사랑으로 비롯된 진실과 맞이한 남자의 이야기는 많은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두 영화 전반적으로 꿈이라는 키워드를 공통점으로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다른 점은 원작은 스릴러를 부각시키는 한편, 리메이크 된 작품은 좀 더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하늘빛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담은 모네의 작품 '바닐라 스카이'에서 착안된 제목은 주인공 데이빗이 처한 상황과 이를 통해 얻는 깨달음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두 편의 영화의 주목할 만한 점은 여주인공인 소피아 역할을 원작과 리메이크 작품 모두 동일한 배우인 페넬로페 크루즈가 맡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866만이라는 스코어를 기록한 영화 ‘수상한 그녀’. 평범한 욕쟁이 할머니가 뜻밖의 타임 리프로 과거로 돌아가 벌어지는 유쾌한 코미디 영화이다. 사실 한, 중 합작으로 동시에 기획된 이 영화는 중국에서 ‘20세 여 다시 한번’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하여, 중국의 박스오피스를 흔드는 큰 흥행을 거뒀다. 이런 탄탄한 구성과 스토리 때문인지 ‘수상한 그녀’는 인도, 태국 등 여러 국가에서 리메이크 되었다. 그중 일본에서 리메이크된 동명의 ‘수상한 그녀’도 큰 흥행을 이끌었다. 한국판과 달리 홀어머니와 이혼녀 딸의 갈등이라는 설정은 또 다른 감동과 재미를 안겨준다.

원작 ‘퍼펙트 스트레인저’는 이탈리아에서 제작되었으며, 이후 한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중국, 스페인, 헝가리 등 18개의 국가에서 리메이크가 결정되어 역대 가장 많이 리메이크 된 영화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고 한다. 영화의 무대는 굉장히 한정적이고, 등장인물들은 모두 잘 알고 있는 듯한 오랜 친구들이다. 하지만 영화는 시간을 거듭할수록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고, 결국에는 과연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이 굉장히 낯설게 다가오게 된다.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속도감 있는 대사와 연출에 관객들은 점점 몰입하게 된다. 한국의 '완벽한 타인'은 의외로 원작의 대사를 거의 수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스릴감이 넘쳤다면 '완벽한 타인'은 좀 더 유머러스하게 연출되었다. 한국판을 재밌게 봤다면 원작도 도전해보면 더욱 재밌게 느껴질 것이다.

음악과 사랑이 어우러져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던 영화 '스타 이즈 본'. 주연을 맡은 브래들리 쿠퍼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며, 현재 최고의 팝스타인 레이디 가가의 주연으로 큰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원래 리메이크가 계획됐을 당시 여주인공은 비욘세가 출연을 고려하기도 했다고 한다. 사실 이 작품은 1937년 동명의 영화 '스타 탄생'을 시작으로 이미 여러 번 리메이크 됐던 유명한 작품이다. 특히 1977년에는 유명 가수 바브라 스타라이샌드도 주연을 맡았었다. 무명의 여가수가 스타로 성공하는 이야기는 평범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원작부터 가장 최근작까지 영화 안에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사랑과 음악에 집중하다 보면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Contributing editor 박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