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돋는 2000년대 초반 영화 5
이병헌의 순수하면서도 다듬어지지 않은 연기를 감상할 수 있고, 故 이은주를 추억할 수 있는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 환생과 동성애라는 신선한 소재로 첫사랑의 아련함과 먹먹함을 표현했다. 특히 이은주의 신비로우면서도 오묘한 분위기와 이병헌의 세심한 감정선이 만나 깊은 여운을 남긴다.
2000년 개봉 당시 무전기를 통한 시대를 초월한 사랑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주목받았던 영화 '동감'. 풋풋한 김하늘과 유지태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으며, 1970년대의 아날로그 감성과 2000년대의 밀레니엄 감성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수작이다. 올해 5월에는 개봉 20주년을 기념해 4K 리마스터링 재상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2000년대를 대표하는 로코라 해도 과언이 아닌 '엽기적인 그녀'.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PC 통신 시대, '나우누리에 연재됐던 작가의 실제 연애담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 원작이다. 차태현과 전지현이 교복을 입고 당당하게 '민증'을 내밀며 나이트클럽에 입장하는 장면은 수많은 패러디를 탄생시켰고, 교복 데이트는 트렌드가 되기도 했었다. 특히 대체 불가한 로코 연기를 선보인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라면 먹을래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등의 유행어로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멜로 영화 '봄날은 간다'.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은 서로 사랑했지만 그 방식이 달라서 다투고 상처받고 이별한다. 사랑을 해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내 많은 이들의 인생 멜로 영화로 꼽히기도 한다. 특히 단발머리를 한 이영애의 청초한 비주얼은 2000년대 초반 그때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제목 그대로 한국 멜로 영화의 클래식을 보여주는 영화 '클래식'. 관객들에게 오래된 연애편지를 펼쳐보는 듯한 아련함과 첫사랑의 설렘의 순간을 선사한 손예진과 조승우의 연기는 멜로 연기의 정석을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 세대를 넘나드는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1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설레고 애틋하다.
Contributing editor 박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