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AI 도입을 위해 기업이 알아야 할 3가지

조회수 2021. 1. 26.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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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영역에서 인간과 AI가 협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내기까지 인간과 AI가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서 AI는 비즈니스의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동아비즈니스포럼 2020에서는 '기업들이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해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DBR 312호에 소개된 'AI for 비즈니스' 강연 내용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AI 혁신의 가속화
업종에 맞게 AI를 활용할 수 있어야

'AI for 비즈니스'의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은 코로나 이후 AI가 이끄는 혁신이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전환이 비교적 더디게 진행되던 영역에도 디지털 전환이 요구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예외 없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전환의 변곡점을 맞이해 기업들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이제는 특허, 기술,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핵심 자원이 데이터, 알고리즘, AI로 대표되는 사이버 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데이터를 입력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밸류 크리에이션(Value Creation) 블랙박스' 없이는 아무것도 만들어낼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크게 인프라 사업자, 플랫폼 사업자, 정보 제공자, 제품 제조사 등 네 가지 사업 모델이 존재한다. 앞의 세 가지 유형은 데이터 베이스 기반의 디지털 사업 모델이지만, 마지막 하나는 아날로그 사업 모델이다. 아날로그 사업 모델인 제품 제조사들은 시대에 맞춰 체질을 바꿔야만 생존할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런 제품 제조사들의 성공적인 변신이 바로 AI에 달렸다. AI로 인해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 범위가 확대됐다. 과거에는 문제 발견부터 해결책 수립까지 전부 인간의 몫이었다면 이제는 문제를 발견하는 단계에서부터 인간과 기계가 협력할 수 있다. 이처럼 제조 과정에 대한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의사결정(decision)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편향적이거나 경험에 제한될 수 있는 개인의 한계를 기계가 돕기 때문이다.

실제로 AI 활용 분야는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where), 누군가는(who), 어떤 방식으로든(how) AI·데이터·알고리즘을 활용해 각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새로운 회사는 물론 기존 회사들도 이런 기술을 활용해 사업 방식을 바꾸고 있기에 이런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렵다. 정리하자면, 디지털 격변이 가속화되고 있고 AI가 디지털 시대 사업의 필수 조건이 된 만큼 AI를 업종에 맞게 적절한 형태로 커스터마이즈(customize)해 도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AI로 혁신하고 싶다면
기억해야 할 3가지

김주호 KAIST 교수는 기업들이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장벽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 AI를 비즈니스에 성공적으로 적용하려면 엄청난 수작업이 필요하다.

AI와 컴퓨터 비전 기술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세트인 이미지넷에는 1,400만 장의 이미지가 2만 2,000개 정도 카테고리에 분포돼 있다. 갈수록 딥러닝의 에러율이 낮아지는 까닭 역시 이런 큰 스케일의 데이터 덕분이다. 관건은 데이터를 모으는 것인데 이 작업을 하는 주체가 바로 사람이다. 다시 말해, 양질의 데이터 세트를 만들고 AI에 정답을 가르쳐줄 수 있는 건 여전히 사람이라는 의미다. 어떤 이미지에 자동차가 있는지, 없는지 등 정답을 달아주는 작업을 소수의 힘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작업은 크라우드소싱 등의 방식으로 외부 집단이 수행하게 된다. 실제로 유명한 기술 회사에는 수천 명의 비정규직이 고용돼 하루 종일 데이터 작업에 몰두한다.

그런데 우리는 '최첨단의 AI 기술'에만 주목하지 '수천 명의 피땀 어린 노력'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마치 AI의 등장으로 수작업이 사라지는 듯한 착시를 겪지만 AI 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자원은 사람들이다.

둘째. AI는 높은 사회적 비용을 가져올 수 있다.

가령, 구글의 포토 앱은 이미지를 자동 인식해 강 물줄기가 어디 있는지를 찾아준다. 그러나 예전에 크게 문제가 된 바 있듯 흑인을 고릴라로 인식하는 등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런 게 바로 AI를 서비스에 적용했을 때의 반대급부다.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 역시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알아서 보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음식을 편식하듯 계속 비슷한 것만 보게 만든다. 즉, 우리가 닫힌 사고를 하고,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접하지 못하게 하는 단점도 가진다. AI는 데이터를 통해 작동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고정관념이나 편향이 고스란히 녹아 있을 수밖에 없다. 가령 데이터세트에 프로그래머 카테고리를 보면 컴퓨터 앞에 죄다 젊은 백인들이 앉아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진으로 도배돼 있다. 일부 현실을 반영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AI의 문제는 현실의 편향을 그대로 배워 확장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그래서 데이터의 편향을 고쳐주는 시도가 필요하다. 인종, 성별 등을 다양하게 제공함으로써 AI가 다양한 정답을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예를 들어 채용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AI라면 인종, 성별, 학벌 등을 보지 않고 정말 블라인드 채용 취지에 맞게 설계된 알고리즘을 가져야 하지만 실제 알고리즘은 그렇지 못하다. 이런 AI의 사회적 비용이 커지게 되면 AI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오히려 큰 피해가 초래될 수도 있다.

셋째, 인간과 AI의 관계는 '대립'이 아닌 '협업'이다.

딥마인드의 '알파폴드2'라는 AI가 생물학계의 최대 난제를 풀어 사람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처럼 연일 AI가 게임, 의료, 법률 각 분야에서 사람을 이겼다는 뉴스들이 나온다. 물론 AI의 기본 목적이 '사람의 모사'인 만큼 AI는 사람을 따라잡고 넘어야 할 존재로 볼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인간과 AI를 대결 구도로 봐서는 한계가 있다.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인간과 컴퓨터가 협업하는 것이지 이를 제로섬(zero sum)게임으로 봐서는 안 된다. 이렇게 상호작용을 했을 때 높은 수준의 자동화와 AI의 적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처럼 AI를 비즈니스에 도입하는 일은 만만치 않고 앞의 세 가지 장벽을 넘을 때 달성될 수 있다. 첫 번째 장벽을 극복하려면 사람들의 힘을 빌려 데이터를 정확하게 정리하고, 양질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두 번째 사회적 비용을 줄이려면 AI를 적용하는 데 그치지 말고 사용자 경험(UX)을 최우선에 두면서 사용 동기, 신뢰, 피드백, 투명성 등을 계속해서 강화해야 한다. 세 번째 장벽을 극복하려면 'AI를 도입한다'라는 생각을 버리고 'AI와 인간의 협업 체계를 도입한다'라는 마음으로 AI를 조직에 녹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

외부 AI 전문가보다
내부 인력 양성이 효과적이다?

알고리즘랩스의 손진호 대표는 AI 혁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은 내부 인력 양성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AI의 가치는 특정 영역에만 기술을 적용하는 게 아니라 이런 인력을 통해 기업 전반의 벨류체인에 걸쳐 적용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맥킨지는 2030년까지 전 세계 기업의 70%가 AI를 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AI 기술이 3~4개월마다 성능이 2배씩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내 현업 담당자들이 그 속도를 감당하면서 기술을 익히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코딩이나 수학적 지식을 배우는 것보다는 어떻게 기업 내부에 기술을 쉽게 들일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매스웍스(MathWorks)에 따르면 AI가 지능을 발휘하도록 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바로 인사이트(insight), 인테그레이션(integration), 임플리멘테이션 (implementation)이다. 특히 현장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 통점)를 정의하고, 자신의 업무 중 어디에다 AI를 써볼지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인사이트가 중요하다. 뉴질랜드의 한 낙농업 기업 사례는 인사이트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생우유를 원료로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던 이 기업은 우유를 투입한 뒤 곧바로 제품 품질을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생산 공정에 도입했다. 회사는 6년간의 우유, 공장, 품질 관련 데이터를 통합해 AI 모델을 만들었으나 이 모델은 가동 초기부터 품질을 제대로 예측하는데 실패했다. 현장에서 유제품을 만들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가설을 세우다 보니 연일 헛다리를 짚고 프로젝트 기간과 비용이 늘어났다.

하지만 실제 유제품을 만들어본 사람이 참여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기업의 AI 모델이 처음에 실패했던 까닭은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공장마다 다른 알고리즘을 개발하지 않고, 데이터를 무작정 합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공장에서 일해 본 사람들은 각 공장의 차이를 무시하고 데이터를 통합해 하나의 AI 모델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바로 이해했다. 이후 현장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AI 모델 개발에 관여하고 데이터를 다시 샘플링하자 공장별 AI 품질 예측의 정확도가 크게 향상됐고 프로젝트의 진행 속도도 빨라졌다.

이처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도 수학적 지식이나 코딩이 아니라 현장에 대한 지식이다. AI 전문가보다는 AI 기술을 단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익힌 현장 전문가가 솔루션을 내놓는 데 더 적합할 수 있다. 알고리즘이 현장에 대한 지식만큼은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기업들도 내부 실무 인재들에게 AI를 교육하고, 이미 나와 있는 기술에 대한 활용 능력을 배양하는 방향으로 내부 인력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312호

필자 동아일보 기자 김윤진

정리 인터비즈 이한규 박은애ㅣ디자인 홍지수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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