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내연녀랑 친구됐어요" 이게 전부 마케팅이었다?

조회수 2021. 1. 22.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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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 못 타면 바보라는
영화관 알바했던 썰.ssul

"우선 들어가기만 하면 연애 무조건 가능 ㄹㅇ 나도 일 하면서 두 번 썸 타고 한 명하고 연애 했었는데 진짜 연애하기 좋은 환경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녀끼리 하루종일 붙어 있으니까 연애를 안 할 수가 없음. 진짜 추천ㅋㅋㅋㅋ"

출처: 유튜브 채널 tvN D STORY '알바썰'
출처: 유튜브 채널 tvN D STORY '알바썰'

네이트판이나 트위터,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개인적 이야기 형식의 글들이 SNS 상에서 떠돌며 젊은 세대 입에 오르내린다. Z세대는 '썰'에 열광한다. SNS 내에서 유명 썰을 모아 놓은 '썰 계정' 팔로워 수가 느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도 MZ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썰을 활용한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 유명한 썰이 유통 업계에서 상품화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기업에서 직접 썰을 만들어 바이럴 마케팅을 유도하기도 한다.

커뮤니티에서 유명한 썰이 상품화된 사례

회사 텀블러에 떡볶이 넣고 다닌 썰

출처: 트위터 | 재가공 인터비즈

트위터에 재밌는 글이 하나 올라왔다. 회사 텀블러에 국물 떡볶이를 넣고 다니며 팀장님 몰래 먹는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썰'은 SNS 상에서 널리 퍼지며 인기를 끌었다. 한때 유명 유튜버들 사이에서 '몰래 먹기 챌린지'가 유행한 것과 맞물려 '회사에서 텀블러로 떡볶이 몰래 먹기'와 같은 콘텐츠가 재생산됐을 정도였다.

텀블러 떡볶이 썰이 유행하며, CU에서는 탐앤탐스와 손을 잡고 CU 탐앤탐스 떡볶이를 출시했다. 테이크아웃 컵만 보면 실제 매장에서 사용하는 것과 똑같아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뚜껑을 열면 국물 떡볶이가 담겨 있다. 몰래 먹기 콘셉트와 잘 맞아 떨어지며 소비자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재미있는 상품을 좋아하고 썰에 친숙한 MZ 세대를 잘 공략한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전 남친한테 토스트 레시피 물어본 썰

GS25는 '남자친구 샌드위치'라는 이름의 상품을 출시했다. 블루베리잼과 크림치즈로 만든 이 샌드위치는 출시 14일 만에 48만 개나 판매한 기록을 세웠다. 특이한 이름을 가진 이 샌드위치 또한 유명한 '썰'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출처: GS25 남자친구 샌드위치 | 러블리즈 '지수' 인스타그램

온라인 커뮤니티에 '궁금했던 레시피 결국 전 남친에게 물어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네가 저번해 해준 토스트 레시피가 궁금하다. 참고로 이걸 구실로 다시 해보자는 건 아니다"라는 대화 내용이 담겨있다. 헤어진 애인이 만들어줬던 토스트가 생각나 직접 레시피를 물어본 것이다. 해당 썰은 SNS 상에서 널리 퍼지며 여전히 '레전드 썰'로 남아있다.


기업에서 썰을 직접 만들어 마케팅한 사례

"남편 내연녀랑 친구됐어요"

기업에서 직접 썰을 만들어 MZ 세대와 소통하는 경우도 있다. 왓챠에서는 독점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드라마 '와이우먼 킬' 이야기를 <남편 내연녀랑 친구 됐어요>, <친구 아들이랑 연애하는 게..가능할까요?>라는 썰 형식으로 제작했다. 실제 네이트판에서 사용하는 말투인 '네이트판 문법'을 통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마지막에는 왓챠 광고임을 넌지시 밝히며 오히려 '재미있는 광고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실제로 소비자들로부터 신박하고 재밌다는 평을 받았다.

출처: 왓챠 독점작 '와이우먼 킬'

"14년 동안 사랑했던 남편이
연쇄살인마로 의심됩니다"

작년 7월, 네이트판에 "14년 동안 사랑했던 남편이 연쇄살인마로 의심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이 강력계 형사로 일하고 있음을 밝히며 남편에게서 이상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남편을 어디까지 의심해야 할지, 남편이 정말 과거 살인 용의자였으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을 상담하는 글처럼 보인다.

그러나 글 마지막에 "뒤 내용은 7월 29일 수요일 밤 10시 50분 첫 방송되는 tvN 새 수목드라마 이준기, 문채원 주연 '악의 꽃'에서 이어집니다"라는 멘트를 통해 드라마 홍보를 위해 제작된 썰임을 밝혔다. 대놓고 광고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거부감보다는 오히려 재미, 신선함을 가져다 주는 효과를 얻었다.

'썰' 통해 MZ 소비자에게
재미+친숙함 유발

이외에도 '썰'의 형태로 둔갑해 자사 제품 광고를 끼워 넣는 경우를 SNS 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썰은 MZ 세대와 소통하고 그들을 사로잡기 위한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후기가 하나의 썰이 되어 SNS 상에 떠돌면 MZ 세대 사이에서 그 서비스나 제품을 친숙하게 여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출처: 트위터

썰이 인기있는 이유는 MZ 세대의 활발한 참여와 적극성에 기인한다. 실제로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댓글에서 이용자들이 직접 자신의 썰을 풀며 적극적인 참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때때로 썰을 통해 신조어까지 만들어낸다. 커뮤니티에서 크게 화제가 된 '폰은정 썰'이 대표적이다. '폰은정'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로, 대놓고 속이려는 목적의 글이라 재밌다고 회자되는 썰이다. 이에 조작된 것이거나 '가짜'임을 표현하기 위해 단어 앞에 '폰'을 붙이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MZ 세대에게 썰은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이자 그들 스스로 새롭게 재생산할 수 있는 하나의 오락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경계심과 장벽을 낮추고 친숙하게 만들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고, 무엇보다 그들의 적극적인 반응을 유도할 수 있어 유용하다. 너무 작위적이지 않으면서 재미까지 갖춘 썰은 MZ 세대 사이에서 공유 및 재생산되며 무궁무진하게 확장이 가능하다.

제작 박은애 정예지 ㅣ 디자인 홍지수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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