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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소득 불평등 심화" 모두에게 돈을 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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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보다 긴 시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경제구조 변화에 따라 소득불평등이 더 심화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득이 소수에게만 편중되지 않고 사회 구성원에게 폭넓게 공유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난 21일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성장불균형 평가' 보고서에서 이런 진단을 내렸다.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이후 부문 간 불균형과 양극화가 고착되면, 소득 불평등이 심각해지는 '경제 이중구조'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0.339였다. 지니계수란 계층간 소득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 우리나라 지니계수는 2017년 0.354, 2018년 0.345로 2017년 이후 해마다 감소했다. 그만큼 소득격차도 개선된 셈이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이 불평등을 우려하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전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불평등도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과거 전염병 대유행을 겪었던 국가들은 이후 5년간 지니계수가 1.5% 가까이 상승했다. IMF 연구진은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2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2016년 지카 바이러스 등 5가지 사례를 175개국에서 조사했다. 그 결과 대다수의 국가에서 전염병 발생 뒤 지니계수가 꾸준히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전염병 대유행을 겪은 175개국의 지니계수 상승률, 푸른색 점선은 신뢰대역

출처IMF, 인터비즈 재가공

연구진은 "세계 각국의 정부가 전염병 영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평등은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며 "오랜 기간 악영향을 미치는 원인은 일자리 감소와 고용 전망 위축 등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 충격이 될 것이며, 특히 취약계층에 악영향을 미쳐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본소득'이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을까?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며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이 전 세계적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본소득제란 정부가 재산·노동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매달 일정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과 미국 등에서도 도입 여부를 두고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기본소득 도입 논의를 시작했다. 스페인 정부는 '최저생계비(Ingreso Minimo Vital) 제도' 도입을 의결하고 관련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가구당 소득이 정부가 정한 최저기본소득에 미치지 못할 경우, 현재 수입과 최저기본소득간 차액만큼을 정부에서 보조해 주는 방식이다. 가구 소득이 0일 경우 가구당 최하 월 462유로에서 최대 월 1015유로까지 지급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29개 시가 소득 보장 시범 사업을 도입하고 있다. 스톡턴 시는 작년 2월부터 125가구에 매월 500달러의 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캠프턴 시는 2년간 800명의 주민에게 매월 300달러에서 600달러를 차등 지급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피츠버그시는 200가구에게 24개월간 매월 500달러를 지급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며, 컬럼비아시는 내년부터 100명의 흑인 가장에게 24개월간 매월 500달러를 지급한다.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하는 쪽은 기업이 전염병과 같은 위기 상황에 취약하고, 인공지능(AI) 등 기술이 발전되면 기업이 고용할 수 있는 인원이 줄어든다는 점을 강조한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 트위터를 통해 "AI는 프로그래밍 분야에도 밀려온다"며 "머신러닝으로 AI가 소프트웨어를 스스로 만들기 시작하면, 초급 프로그래머 일자리부터 사라진다. 기본소득은 밀려난 노동자들이 새 기술을 배워 적응할 때까지 마음의 평정과 생계를 유지하게 해준다"고 주장했다.

"기본소득, 복지 사각지대 해결하지 못해"

반면 기본소득은 불평등 완화에 실질적으로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미 기본소득은 핀란드에서 한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했으며, 그 재원을 활용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2017년 핀란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기본소득을 전 세계로 실시한 바 있다. 당시 핀란드는 2년간 일자리가 없어 복지수단을 받는 국민 중 2000명에게 매달 560유로의 기본소득을 지급했다. 핀란드 정부는 기본소득이 빈곤 감소와 고용 효과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 적용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난 5월 내놓은 최종 보고서에서 기본소득이 실업자들의 행복감을 증가시키기는 했으나 고용 촉진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본소득이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경제학회가 지난 7월 회원 교수들에게 설문한 결과 기본소득에 찬성한 회원은 12%에 불과했다. 이들은 기본소득 도입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정해진 재원을 갖고 기본소득으로 나눠주면, 기본 복지제도보다 인당 지급액이 낮아져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지 못한다'는 점을 꼽았다.

설문에 참여한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모든 소득계층에게 의미 있는 수준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는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성이 없다"며 "엄청난 재원을 부채로 조달하면 정부가 파산할 것이고, 명목세율을 높여 조달하고자 하면 근로의욕을 떨어뜨려 국가 전체적으로 소득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겸 제주대 교수도 지난 9월 복지국가소사이어티 홈페이지를 통해 "기본소득은 보편적 복지에 비해 복지 효과가 현저히 적고, 경제 효과도 낮다"며 "기본소득이 아니라 보편적 복지국가를 제대로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보편적 복지는 경기 침체 때 한계소비성향이 큰 실업자와 경제적 약자들이 충분히 소비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다"며 "그런데 기본소득은 경기변동과 무관하게 언제나 모두에게 소액의 동일 금액을 나눠주므로 소비 진작의 경제 효과가 작고, 경기 조절 기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인터비즈 서정윤, 그래픽 홍지수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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