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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인 줄 알고 지워진 104억원 '충격'

조회수 2020. 12. 5.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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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전염병 경보 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에 해당하는 '팬데믹'으로 선포한 지 오래다. 끝없이 늘어나는 확진자에 전 세계 곳곳이 봉쇄되고 일상 생활마저 통제되고 있다. 본인만의 언어로 세상을 표현하는 예술가들은 이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얼굴 없는 화가'가 병원에 남긴 위로

출처: Agenzia Dire ​

지난 5월 영국 사우샘프턴 종합병원에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가 새로운 벽화를 남기고 사라졌다. 복도에서 발견된 이 벽화는 어린 소년이 간호사 인형과 놀고 있는 모습이다. 인형 어깨 위 슈퍼 히어로 망토가 의미심장한 이 작품의 제목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영국 의료진의 노력이 피워낸 희망을 그리며 동시에 위로를 전하고 있다. 정치·전쟁 등 시대적 상황을 비판해 온 뱅크시는 이번 작품을 통해 현 시대의 고통에 공감하고 사람들을 위로하며 '소통'이라는 예술의 기능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낙서인 줄 알고…지워진 104억 원

뱅크시의 '코로나 메시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낳기도 했다. 런던 지하철 객실 내부에 남긴 '마스크를 타지 않으면 탑승할 수 없어요(If You Don't Mask - You Don't Get)'이 바로 그것이다. 뱅크시의 시그니처인 생쥐가 마스크와 함께 등장하는 이 작품은,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전문가들은 이 작품이 한화 약 104억 5000만 원의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했지만, 열차 청소부들은 이를 단순한 낙서로 여기고 흔적도 없이 지워버렸다.

미술에서 패션까지,
시대를 반영하는 작품들

출처: Paper Journal
알렉산더 맥퀸 2009 F/W.

세계가 직면한 위기를 예술로 풀어내려는 시도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전 세계가 금융위기로 흔들렸던 2008년, 영국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은 버려진 비닐봉지와 깡통, 우산 등을 소재로 만든 옷을 선보였다. 모델들이 쓰레기를 뒤집어쓰고 활보하는 동안, 런웨이 한쪽에는 거대한 쓰레기 더미가 장식처럼 쌓여 있었다. 패션쇼에서 맥퀸은 "우리가 이런 불경기를 겪고 있는 건 그동안 닥치는 대로 소비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고 메시지를 던졌다.

출처: Pinterest
루이비통 2008 S/S

같은 해 루이비통도 마스크를 쓴 모델들을 런웨이에 세웠다. 마크 제이콥스와 함께 기획한 이 패션쇼는 리처드 프린스라는 미국 아티스트의 연작을 오마주한 것이다. 1950년대 소설책 표지를 가져다 인무들에게 마스크를 씌운 이 연작의 제목은 바로 '간호사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전 세계를 휩쓸었던 2002년, 우리 모두에게는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아이디어에서 이 작품은 출발했다.

더 이상 현대미술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는다. 오히려 동시대 대중들과 같은 것을 고민하고 질문을 던지며 함께 답을 찾는 과정에 가깝다. 현 시대의 비즈니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 소비자들은 무엇을 얼마나 팔 것인가보다 세상에 어떤 가치관을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판매자를 원한다. 예술이든 비즈니스든,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연결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

필자: ㈜테사 브랜드 마케팅팀 에디터, 전하영
인터비즈 서정윤 정리 inter-biz@naver.com

㈜테사 TESSA (www.tessa.art)는 미술시장 전문 분석자료를 기반으로 블루칩 작가의 미술품을 엄선, 그 소유권을 소액으로 분할하여 안정적인 미술품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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