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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생일 대신 챙겨드려요" 이 회사가 타사 직원 챙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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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꾸까 홈페이지

"업체의 대표나 리더급 간부, 인사 관리팀으로선 수많은 직원의 생일을 일일이 챙기기도 어렵고, 이를 무시하는 것도 꺼림칙하다. 아는 사람들끼리 회의실이나 카페에 모여 소소한 파티를 올리는 게 익숙한 풍경. 직원 개개인의 사기를 높이고 전체 업무에도 지장을 주지 않을 그런 특별하고 체계적인 이벤트는 없을까."

어느 직장에서나, 어느 직급에서나 한 번쯤 해봤을 고민이다. 꽃 구독 서비스 업체 꾸까(kukka)가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 '생일대장'은 이런 고민을 파고들었다. 서비스 이용 기업이 직원의 생일 명단을 꾸까에게 보내주면 날짜에 맞게 꽃다발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현재 145개의 회사와 그에 속한 1만 4502명의 직원이 꾸까의 이 서비스를 통해 생일에 꽃다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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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색적인 서비스는 박춘화 꾸까 대표의 또 다른 야심작이다. 그는 2014년 당시 국내에는 생소하던 '구독 모델'을 그것도 꽃 배달에 처음 적용한 구독 모델 초기 사업가다. 박 대표는 사업 초기만 해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 초점을 두고 있었지만, B2B의 수요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깨닫곤 블루오션을 개척하기 위해 생일대장을 내놓았다. 일각에서 "구독 모델의 새로운 표준을 마련할지도 모를 일"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박 대표의 새 도전을 살펴봤다.

💐 꽃 배달 과정

지난 12일 오전 11시 꾸까 박춘화 대표를 만나기 위해 서초구 사무실로 찾아갔다. 사무실 문을 열기도 전에 꽃향기가 퍼져 '잘 찾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 대표의 안내에 따라 꽃다발 작업이 이뤄지는 지하 작업장으로 내려갔다. 약 30명의 직원이 열댓 개의 대형 테이블에 모여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때 문득 떠오른 의문 하나. "이 많은 꽃은 대체 어디서 가져온 것들인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꾸까의 작업장 모습

출처인터비즈

꾸까의 하루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박 대표에 따르면 오전 7시, 고속터미널・양재 꽃 시장 등에서 미리 주문한 꽃이 꾸까 사무실 앞에 쌓인다. 40분 뒤, 직원들이 작업장에 모여 불필요한 꽃 잎을 제거하는 '컨디셔닝'을 진행한다. 이후 △어레인지(꽃 배열) → 물 처리 → 포장 → 박싱 과정이 이뤄진다. 물량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오후 4시쯤 모든 작업이 마무리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꽃은 다음 날 배송이 시작돼 낮 12시 경이면 고객의 손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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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까의 꽃다발은 사이즈 별로 디자인이 다르고, 또 2주마다 바뀐다. 디자인은 2주마다 그 시기에 맞는 꽃과 트렌드를 파악해 플로리스트가 구상한다. 배송되는 모든 꽃다발은 이곳 서초구 작업실에서만 만들어진다. 누가 받든 일정한 퀄리티의 꽃을 만나보도록 선택한 방법. 박 대표는 "택배로 보내는 과정에 손상이 나지 않게 따로 설계한 '옐로 박스(배송용 박스 ▽)'를 쓴다"라며 "단열재 포장으로 외부 온도 변화에도 이상이 생기지 않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옐로 박스에 꽃을 포장하는 과정

출처인터비즈
💐 B2B로 전환

꾸까는 생일대장 이외에도 직원 입사, 승진인사, 신제품 마케팅 등 고객 기업이 원하는 서비스 시점, 종류에 따라 꽃을 배달하는 다른 제휴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재 800여 개 회사와 제휴를 맺었는데 사실, 박 대표는 꾸까를 설립할 때부터 이렇게 기업을 상대로 사업을 펼치겠다는 구상을 그렸던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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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까의 시작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꽃 정기구독 서비스'였다. 고객이 꽃다발을 배송받길 원하는 주기(2주 혹은 4주)를 고르면 그에 맞춰 꽃다발을 배송해 주는 구독 서비스였다. 창업 자금 1000만 원으로 시작한 꾸까는 이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후 연 매출 55억 원을 나타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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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조금씩 꾸까라는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그때부터 기업이 연락해 오는 일이 잦아졌다. "왜 기업이 우리한테 뭘 하자고 하는거지?" 처음엔 의아함이 컸다는 박 대표. 나중에는 국내 화훼 시장이 안고 있던 몇 가지 문제점 때문에 기업이 꾸까를 찾았던 것이라고 판단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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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훼시장은) 브랜드가 존재하지 않았어요. 분명, 꽃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데 (소비자는) 검색창에 브랜드를 검색하는 게 아니라 그냥 '꽃배달'을 검색해요. 이 말은 평소에 내가 들어본 꽃집도 없고, 어디를 가야 할지도 모르는 시장이라는 것이죠. '누군가는 이 시장에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회사 대 회사로 콜라보 할 수 있는 브랜드가 필요했다는 말입니다."

💐 꽃의 일상화

"시기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꽃을 소비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꾸까의 고민이었어요. 그런데 실마리를 찾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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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꾸까의 숙제는 브랜드 구축. 박 대표는 동네 꽃집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적 비즈니스를 해나가기 위해 하나하나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걸 목표로 삼았다. 사내 B2B팀을 만들어 기업이 1000다발이든, 3000다발이든 주문했을 때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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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B2B 진출로 박 대표는 들쑥날쑥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배분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꽃 배달 수요가 주로 1~3월 졸업・입학 시즌과 발렌타인・화이트 데이, 5월 어버이날・스승의 날에 몰렸다. 전체 시장 규모도 다른 나라에 비해 확연히 떨어져 이 시장은 흔히 '제철 장사'로 여겨졌다. 2018년 기준 국내 1인당 연간 꽃 소비액은 1만 1888원으로 일본(10만 원), 스위스·노르웨이(15만 원) 등에 비해 10배 가까이 적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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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고객 기업의 리스트가 쌓이면 쌓일수록 직원 수도 많아지니 연중 골고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업 운영에도 안정감이 생겼다"라며 "이번 시도가 한국 화훼 시장 전체에 브랜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또 꽃의 일상화를 돕는 창구로 활용될 수 있는 선례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비즈 정서우 김재형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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