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하기 전 꼭 숙지해야 할 '소주잔 물잔 바꿔치기' 기술

조회수 2020. 12. 3. 16: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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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로 보는 '알랑말랑' 소주 탐구생활 (12)]

비대면 시대에도 '술자리'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단순히 '만나야 비즈니스가 된다'는 이유여서가 아니다. 모니터 너머 상대와도 술잔은 맞댈 수 있다. 핵심은 ‘주도(酒道)’를 알고 있느냐다. 술자리에서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예절이다. 가장 대중적인 술인 소주를 마실 때도 나름대로의 예절이 있지만, 술자리에서 구전될 뿐 그 방법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주도는 격식 있는 자리서만 필요한 게 아니다. 편한 사이에도 주도를 지키면 서로를 배려하며 마실 수 있어 과음을 줄일 수 있다. 올바른 음주문화를 위해 '알랑말랑한' 소주 마시기 방법을 탐구해 본다. -필자 주-

소주를 마실 때는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마신다. 이러한 음주 방법을 수작(酬酌)이라 한다. 이 말의 기원이 술잔을 돌리며 통성명을 하던 데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술을 함께 마시는 행위는 성인들의 소통방법인 것이다. 그래서 술을 마실 때는 항상 주도가 존재한다. 자리에 앉기에서부터 소주 따르기 위한 술병 잡기, 병뚜껑 열기, 따르기, 받기, 마시기, 잔 놓기 그리고 다시 술잔에 따르기까지 다양한 단계에 걸쳐서 아주 세세한 방법들이 있다. 대충 마실 수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주도를 익혀 제대로 소주를 마시는 게 좋을 것 같다.

마신 척하는 기술

술을 잘 못 마시거나 마시면 안 되는데 마셔야 하는 상황, 마시되 많이 취하지 않고 분위기를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 등 술을 조절해서 마셔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다양한 기술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 가능하면 한 명 이상에게 자신이 기술을 쓸 것을 미리 알려주고 도움을 받으면 좋다. 몰래 기술을 쓰다가 누군가에게 걸리면 벌주를 받을 수 있으니 상당히 주의해야 한다.

대접에 소주 나눠 붓기

술상이나 술상 아래에 대접을 놓고 상대방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할 때 소주를 때때로 그 안에 나눠서 붓는다. 한번에 술을 다 부어 버리면 상대방이 오해해 술을 다 마신 줄 알고 다시 술을 따라 줄 수 있으니 실제 술 마시는 정도의 속도로 조금씩 붓는다. 너무 마시지 않아도 주목을 끌 수 있으니 주변의 마시는 속도를 봐가며 적당히 조금씩 부어버린다.

 소주 머금고 물컵에 뱉기

건배 후에 소주를 입에 머금었다가 빠르게 물컵을 들어 물을 마시는 척 하면서 물컵에 다시 소주를 뱉는다. 물로 착각해 실수로 마시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소주잔과 물잔 바꿔치기

물을 담아 놓은 소주잔을 준비했다가 상대방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할 때 진짜 소주잔과 바꿔치기 한다.


지금까지 소주 마시는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10단계로 구분해 소주 마시는 법을 정의내렸다.

1.술자리 앉기- 2.소주병 잡기- 3.소주 병뚜껑 열기– 4.소주 권하기-5.소주 따르기-6.소주잔 잡기-7.소주 받기-8.소주잔 부딪치기-9.소주 마시기-10.소주잔 놓기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다.

이렇게 소주 마시는 법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에 대해 재밌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혹자는 소주는 싸구려이고, 천하고, 술같지도 않은 술이고, 대충 마시면 되지 쓸데 없는 짓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소주를 마시는 자세를 그림으로 그리니 대충 마시면 되지 주도를 갖춘다며 꼰대의 모습이라고 한다.

주변에 소주를 너무 마셔서 중독이 되거나 패가망신하거나 많은 피해를 준 경우를 많이 봐서 부정적인 시각을 많이 갖는 것을 보인다. 이러한 의견에 이견은 없다. 각자의 방법을 존중한다. 다만, 소주도 예의를 지켜가며 마시면 폭음을 줄일 수 있다는 소견으로 그림과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소매점에서 1천원 남짓의 싼 술이고, 술집에서는 4천원 정도의 가장 저렴한 술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주도 미국 뉴욕의 소주하우스(sojuhaus.com)에 가면 병당 17.95달러이고, 팁까지 줘야하니 우리 돈으로 2만원이 넘는다. 물가가 더 비싼 영국의 런던의 경우는 2~3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런 곳에서도 대충 마시고 천한 술로 취급 받을까? 많이 마시고 싶어도 비싸서 쉽게 사 마시기 힘든 술이 소주다.

한국에서의 와인은 종류에 따라서 가격 차가 천차만별이다. 심지어 몇 천원 짜리도 있다. 이런 와인도 와인잔에 스월링(swirling, 잔을 돌리는 행동)을 하며 자세를 갖춰 마시려고 한다. 왜 와인은 되고 소주는 안되는가. 나는 확신이 있다. 우리 소주 마시는 주도도 충분히 체계를 갖춰 마시면 폭음을 줄이고, 소통을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편으로는 우리가 알랑말랑한 소주의 다양한 이야기를 해볼 것이다. 누군가는 다 아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생소한 이야기일 수 있어 알랑말랑하다고 했다.

필자 퍼니준(소주아티스트) / 일러스트 퍼니준
인터비즈 조현우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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