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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는 '지민', BTS에 입덕한 41살 '아재'에겐 과연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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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란 단어는 수십 억을 한 덩어리로 묶는다. ‘개인’의 뜻은 정반대다. 잘게 쪼갠다. 같은 듯 다른 존재, 사람이 그렇다. 지난 달 2일 출간한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는 이렇게 알 듯 모를 듯한 사람 또는 사람들을 또박 또박 톺아보며 추적한 기록이다.

작가는 그들을 열심히 공부했다. BTS에 ‘입덕’했다고도 고백한다. “ ‘최애(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지민이다. 춤출 때 선이 정말 곱다”고 말이다. 그는 “입덕 당시 이미 만 41세였던 ‘아재’ 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라며 스스로도 놀라워한다.

Z세대를 “읽고 공부하고 겪고 부딪히면서 알아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자 고승연 씨(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Q. Z세대는?

미국에서는 보통 1996년 이후 출생자부터 2010년생까지를 일컫는다. 한국서는 1997년생부터 2010년생까지로 정의하기도 한다. 책에도 밝혔지만 나는 일단 미국 기준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해서 썼다. Z세대는 일종의 ‘지구인 정체성’을 갖고 사는 최초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선진국 내에서는 굳이 연도 구분이 필요하지 않다고 봤다.

Q. 책을 쓴 배경이 궁금하다

2019년 3월 동아비즈니스리뷰(DBR) 경영전문기자로 일하며 Z세대를 주제로 다룬 스페셜리포트를 쓴 적이 있다. 처음엔 그냥 밀레니얼 다음 세대를 마케팅 용도로 부르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들여다보니 좀 더 큰 차이가 있었다. 기업들도 관심이 높았다. 지난해 1년 간 6~7곳 강연과 기업 자문을 다녔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작년 12월엔 군부대서 ‘Z세대 병사 관리법’ 등을 주제로 강연하기도 했다. 강연을 다니고 자문하며 쌓인 자료를 책 한권으로 묶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 왜 Z세대가 그렇게 화두인 것인가?

일단 숫자가 그 이유를 말하고 있다. 2015년, Z세대 다수가 10대였던 시절 미국서 발표한 한 자료를 보면 이들이 가족의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93%에 이른다고 한다. 2018년 IBM기업가치연구소와 전미소매협회가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식료품 등 저관여 제품군 뿐 아니라 가전 ∙ 가구 등 고관여 제품군에도 Z세대가 미치는 구매영향력이 60~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나이대에 비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큰 이른바 ’소비 권력’인 셈이다.

더군다나 유통의 많은 부분이 온라인 ∙ 모바일로 넘어간 상태다. 그들은 해시태그를 통한 제품 리뷰나 평가, 기업 정보 확산에 적극적이다. 어린시절부터 후기와 평가를 봐 왔고 언박싱부터 사용기까지 영상을 통해 봐 온 세대다. 제품과 서비스에 관한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를 가려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특히 최근 BLM(Black Lives Matter) 시위나 각종 젠더, 환경 이슈 등에서 이들이 해시태그를 통해 벌이는 소셜미디어 상의 움직임은 기업 주가나(트럼프 대통령 혐오 포스팅을 방치한 페북)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유럽 명품 기업들이 BLM 시위에 ‘Blackouttuesday’ 해시태그로 동참했다가 진정성 없이 편승한다고 비판 받기도 했다. 반면 나이키는 콜린 캐퍼닉을 이미 2018년부터 모델로 썼고, 2016년부터 플러스사이즈 모델을 발탁하는 등 진정성 있게 ‘다양성 확보’와 ‘차별 반대’에 접근했다. Z세대에게 가장 사랑받는 의류 ∙ 스포츠 브랜드가 된 이유다. 주가와 매출도 모두 상승했다. 이 모두가 Z세대의 소비 권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뿐 아니다. 그들은 최근 1~2년새 조직에도 조금씩 들어와 일을 하기 시작했다. 밀레니얼 세대에 고생 고생하며 적응했던 조직들이 또 약간은 다른 성향을 보이는 Z세대에 매우 긴장하며 대책과 함께 일하는 법을 연구 중이기도 하다.


Q. Z세대의 특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면?

일단 디지털 네이티브를 넘어선 모바일 네이티브다. X세대는 아날로그 세계에서 태어나고 자라다가 청소년 ∙ 청년기에 디지털 세계로 옮겨간 ‘이민자 1세대’고 밀레니얼은 훨씬 더 어린 시절 이민간 동생뻘 정도 된다면, Z세대는 디지털 세계에서 태어나고 자란 완벽한 원주민이다.

특히 모바일 연결 세상에선 거의 최초의 원주민이라 볼 수 있다. 미국에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이민 가면 고급영어 잘 구사하고 대학다니고 직장다니는 것 까지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언어와 문화의 미묘한 뉘앙스까지 다 아는 게 쉽지않다. 스탠딩 파티에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자면 다소 어색한 것도 그렇다. X세대는 디지털 세상에서 무리없이 기술을 잘 활용하며 돈도 벌고 살지만, 원주민 느낌은 아닌 것이다. 밀레니얼은 확실히 훨씬 낫지만 완전히 태어나고 자란 이들과는 조금 다르다.

Z세대는 모바일 네이티브로서 항상 ‘이어진 세상’에서 살았다. 전 세계 어디와도 연결된 상태로 살아왔다. 폰, 스마트폰은 도구가 아니라 신체의 일부로서 뇌의 연장이나 마찬가지다. 즉 저장 장치다. 언제 어디서든 검색해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습득한다. ‘글로벌 지구인 정체성을 가진 최초의 세대’ 정도로 요약 가능하다.

그들이 살아온 세계를 한 번 돌아보면 또 이해가 쉬워지는 부분이 있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전 대통령은 힙스터 흑인이었고, 그런 나라의 가장 중요한 장관인 국무장관은 여성이었다. 유럽 주도국 독일의 총리도 여성이다. 그들이 가장 사랑하는 모바일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애플 CEO는 동성애자다. 이들에게는 다양성이 자연스러운 가치일 수밖에 없다. ‘극심한 취향 존중’은 필연인 셈이다.

물론 해당 세대에 속한다고 해서 그들이 다 똑 같은 건 아니다. 대략적인 패턴, 또는 '상당한 다수'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Q. 세대론 책을 쓰면서 정작 프롤로그에는 '세대론은 문제가 있다'고 쓴 게 인상적이었다.

독자들은 그게 오히려 더 신뢰를 줬다고 하는데… 우리가 흔히 술자리에서 떠드는 세대론은 거의 ‘연령대’만 놓고 본 것이다. 세대 문제는 연령 효과, 동년배 효과, 기간 효과 세 가지 측면을 함께 봐야 한다. 우리가 ‘요즘 젊은 친구들은…’ 또는 ‘586꼰대들은 어쩌고’ 하는 건 모두 ‘연령효과’와 관련된 것이다. 즉, 20대의 일반적 특징. 말하자면 좀 더 도전적이고 진보적이고, (반대로) 지킬게 많아져서 나이들면 좀 보수화되고 안정을 추구하고 변화를 싫어하고…이런 내용은 세대론이 아니다. 그런데 술자리에서는 누구나 이런 내용을 ‘세대론’으로 포장해서 떠든다. 그게 잘못됐다는 것이다.

동년배 효과가 사실 ‘진짜 세대론’에 속한다. 즉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비슷한 경험을 해서 나름 유사한 사고방식과 행동패턴을 갖는 것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굉장히 조심해서 다뤄야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세대론에 몰입하면 다른 중요한 사회경제적지위 변수를 다 지워버리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40대 초반인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대기업 총수나 후계자는 나와 세대가 같지만, 일치하는 특성은 거의 없다. 살아온 세계와 경험이 너무 달라서다.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서 조심스럽게 다뤄야하는 게 바로 ‘세대론’이다.

기간효과는 전 세대가 특정기간동안 함께 큰 사건을 겪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1차, 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이었다. 그리고 지금 코로나가 촉발한 글로벌 팬데믹이다.

매스미디어나 다양한 소셜미디어에서 자칭 지식인들이 열심히 떠드는 세대론은 상당부분 허구라는 것이 고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세대 특성은 그라데이션 같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나는 X세대이지만 후기다. ‘밀레니얼’쪽에 가까운 연령대다. 그래서 밀레니얼적 특성이 있다.

다시 말해 ‘후기 X세대’에 속해있고 비슷한 색채가 있지만, 밀레니얼과 가까운 색도 나타나는 것이다.

밀레니얼들도 마찬가지다.

80년대 초반에 태어난 밀레니얼과 90년대 중반 출생 밀레니얼은 다를 수 밖에 없다
Q. 책을 읽어보니 한국의 Z세대에 대한 약간의 비판, 그리고 Z세대 전반의 '약점'을 지적한 내용도 보인다.

꼰대 소리 듣기 싫어서 쓰지 말까 했는데, 그래도 누군가는 이른바 ‘발전적인 조언’도 해야하지 않나 싶었다. 아무리 Z세대가 글로벌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나 각 나라별로 약간의 미세한 차이도 있고, 특히 ‘공정’과 관련해서는 한국적 특성이 좀 보인다.

이는 기성세대 책임도 분명하다. 입시나 취업경쟁에 뛰어든 Z세대에게 지나치게 ‘절차적 공정’만을 강조해왔는데, 공정은 절차적 공정 ∙ 기회의 균등을 의미하는 공평과, 노력할 여건 자체가 제대로 조성돼 있지 않았거나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이들의 결과를 보정해주는 평등이 있다. 그런데 너무 ‘공평’만 강조돼 버린 면이 있다.

한국 Z세대가 외치는 공정이 지나치게 자신의 이해관계 중심으로 형성돼 있고 사회경제적 맥락은 제거된 채 절차만 남은 공정이 됐다는 건 좀 문제가 있다. 특히 이들 세대는 즉각적으로 꼭 필요한 정보만 그때 그때 능수능란하게 취득해온 세대라 ‘맥락 이해’에 약하다. 그래서 이런 성향은 더욱 강해지는 듯 하다. 그렇다고 이들 세대에게 책임을 떠 넘길 것은 아니다. 기성세대가 ‘맥락’이라는 것을 일종의 인프라처럼 깔아 줘야 할 것 같다.

'맥락에 약한 세대'라는 지적은 글로벌 Z세대 전반으로도 확장될 수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본다. 맥락이 영어로 하면 context다. 즉 text간의 연결을 의미하는 것인데, 꼭 필요한 text를 즉각 찾아내던 세대고 그런 능력이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영상과 짧은 글, 필요한 정보를 즉시 취득하는 행태로 학습하고 성장해 왔기에 맥락에 약한 건 맞다. 사실, 이건 이들과 함께 일해야 하는 기성 조직의 임직원들이 알아둬야 하는 부분이다. Z세대 입장에서는 이 부분을 잘 보완하면 더 뛰어난 인재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Q. 포스트 코로나 혹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 Z세대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얘기도 했는데

코로나 시대 특징을 몇 가지로 정리하면 기존의 정치경제사회, 그리고 기술의 변화가 ‘가속화’ 한다는 것이고, 일상에서는 컨택트 약화 ∙ 커넥트 강화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Z세대가 그동안 살아온 방식이 바로 그것이었다. 컨택트 약화 ∙ 커넥트 강화 말이다. 온라인 강의와 학습, 화상 회의와 메신저 소통 등 모든 것이 그들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큰 불편없이 다 수행해왔다. 그러면 이를 어색하고 불편해하는 세대보다 더 빠르게 그들 스스로 역량을 키우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비즈 윤현종 기자

okbuddy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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