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로 스마트폰 뽑고 데이터도 공짜로 준다? 홍대에 있는 놀라운 '이곳'

조회수 2020. 10. 30.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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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서 스마트폰을 구입한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느낌이 드는가. 진열대에 전시된 수많은 기기들, 어려운 요금제 설명, 덤터기를 쓰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떠오르지는 않는가. 최근 이동통신 3사는 이런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스마트폰 매장 자체를 가고 싶은 공간으로 만드는 추세다.

KT가 서울 종로와 강남에 체험형 플래그십 매장을, LG유플러스가 강남구에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을 선보인 데 이어 SK텔레콤도 서울 마포 홍대입구역 근처에 복합체험공간 'T팩토리'를 선보인다. 오는 31일 오픈하는 T팩토리는 문화·서비스 체험, 쇼핑, 휴식까지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려졌다.

지난 27일 SKT는 T팩토리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에게 T팩토리를 먼저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했다.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느낀 점은, T팩토리가 기존 스마트폰 매장과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다. 휴대폰을 구입하는 건 물론이고 게임을 즐기고, T1 굿즈까지 살 수 있다. 곳곳에는 푹신푹신한 의자가 놓여 있어 딱히 물건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그 안에서 시간을 보내기 좋게 구성됐다.

출처: SK텔레콤

스마트폰, 이제는 자판기로 구입한다?

T팩토리는 혼자서 체크인하고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중고 스마트폰을 판매까지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T팩토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QR코드를 받아 '셀프 체크인'을 해야 한다. 키오스크에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고 인증 절차를 거치면 문자 메시지로 URL이 전송된다. 그 안에 방문객 고유의 QR코드가 담겨 있다. URL에 들어가 성별, 나이, 관심사 등을 '마이 태그(MY Tag)'로 설정하면, T팩토리에서 어디를 방문하면 좋을지도 추천해 준다.

출처: SK텔레콤

입구 양옆에는 365일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T팩토리 24'가 있다. 이곳에서 고객은 키오스크를 통해 언제든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개통할 수 있다. 키오스크에서 원하는 스마트폰을 선택하니 용량, 색상, 요금제 등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어 개인 정보 입력까지 마치면 밴딩 머신을 통해 스마트폰이 나온다. 마치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먹는 것처럼 스마트폰을 뽑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새 단말기에 유심을 꽂으면 스마트폰을 바로 사용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려 급하게 필요한 경우에 유용할 것처럼 보였다.

어떤 스마트폰이 좋은지 비교하기 어려운 경우를 위해 매장 내부에는 스테디셀러·베스트셀러 스마트폰 10여 종이 구비돼 있었다. 고객들은 매장에서 자유롭게 스마트폰을 만지고 체험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만지면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제품의 특징, 상세 기능 등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다른 고객들은 어떤 색상을 선호하는지, 이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연령대는 어느 정도인지 등 통계자료도 볼 수 있었다.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애플 전용 공간도 있어 최신 아이폰, 아이패드 등 다양한 기기를 살펴볼 수 있었다.

출처: 인터비즈 서정윤

특히 T팩토리에서는 스마트폰 구입은 물론, 중고 스마트폰 판매까지 무인으로 가능했다. T팩토리에는 중고폰 판매를 지원하는 기계가 설치돼 있었다. 전용 앱을 다운로드한 뒤 간단한 인증 절차를 거치면 기계에 단말기를 넣을 수 있다. 기계는 6개의 인공지능(AI) 카메라를 활용해 휴대폰을 샅샅이 검토한 후 생활 기스 등 감정을 마친다. 판매를 결정하면 고객이 입력한 계좌로 빠른 시간 안에 돈을 입금해 준다. '데이터 삭제'를 클릭하면 데이터 또한 깔끔하게 지워준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키오스크를 통해 기기를 선택하고 구입하다 보니, 할인 혜택과 같은 부분은 접하기 어려웠다. 키오스크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요금제 컨설팅을 해주기는 하나 충분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또한 키오스크라는 기기의 특성상 최신 기기 작동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에게는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KT는 "키오스크 사용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24시간 화상 상담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MZ세대 취향 저격한 체험공간

다만 T팩토리는 스마트폰 판매·구입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었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 휴식공간, 사진을 예쁘게 찍을 수 있는 공간, 프로게임단 T1의 굿즈를 구입할 수 있는 'T1존'은 물론이고 스마트폰 데이터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돼 있었다.

T팩토리 1층과 2층 사이에는 '팩토리 가든'이 조성돼 있다. 살아있는 식물로 꾸며진 실내 정원이다. 팩토리 가든에는 테이블과 푹신한 의자가 놓여 있어 커피나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스폿도 마련돼 있었다. 2층에 위치한 'O스테이지'도 사진 찍기 좋게 만들어놓은 곳이다. O스테이지에는 가로 넓게 인피니티 미러가 설치돼 있다. 미러 중간에 위치한 'AR미러'에 다가가면, 거울에 AR 이미지가 떠올라 사진을 찍거나 즐기기에 좋다.

출처: 인터비즈 서정윤
출처: 인터비즈 서정윤

10대 고객을 타깃으로 한 '데이터 스테이션'도 2층에 마련돼 있었다. 만 14세 이상 10대가 월 500MB까지 무료로 데이터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이다. 그 밖에도 가상공간에서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점프 VR존', 5GX 클라우드 게임을 할 수 있는 '플렉스 스테이지'도 있었다. 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미디어 라이브러리'에서는 V컬러링·웨이브·Btv·플로·원스토어 북스 등 미디어 콘텐츠를 언제든 자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SKT는 T팩토리와 같은 무인매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영상 SKT MNO 사업대표는 "홍대 T팩토리가 성공한다면 서울 강남과 부산 해운대에 T팩토리를 추가 오픈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비즈 서정윤
seo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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