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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플엔 '이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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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플레이스(Hot place)를 쓰는 새 공식으로 '간판 없는 가게'가 주목받는다. 이는 도심 상권에 입점해 오가는 사람들을 한 명이라도 더 붙잡는 게 생존력과 직결되던 과거 대다수 상점들의 생존 공식과는 결을 달리하는 트렌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거리가 아닌 온라인에서 핫(Hot)해지는 게 더 중요해진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얼굴 없는 가게가 들어선 거리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어가는 걸까.

'숨은 그림 찾기'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건물. 하얀 외벽에 출입문은 그야말로 문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민무늬 모양을 하고 있었다. 


온갖 곳을 살펴봐도 건물 용도를 설명하는 문구는 하나도 없었다. 직접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서야 그 정체를 파악할 길이 전혀 없었던 것. 머릿속에서는 자연스레 이런 의문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대체 여긴 어디란 말인가..."

출처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간판 없는 카페

안으로 들어가니 각자의 테이블에 스무 명 남짓한 사람이 앉아있었다. 개중에는 노트북을 꺼내놓고 업무를 보는 사람도 있었고, 또 몇몇은 가운데 커피를 두고 마스크 너머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제야 이곳의 용처를 알 듯했다. 확인차 인스타그램을 켜서 이곳을 검색해봤다. 결과적으로 이곳은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유명 카페였다. '여기가 특이한 걸까.'

출처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카페 릴리브(왼쪽)와 식당 단디(오른쪽)

인근 마포구 연남동 거리를 걷다 보니 비슷한 가게가 여럿 눈에 띄었다. 마치 이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듯했다. 간판이 없으니 미리 위치와 판매 식품 종류를 알아놓지 않으면 애초에 찾아갈 수 없는 곳들이다. 


식당이나 카페 등 업종도 다양했다. 이런 비밀스러운 컨셉을 적용하는 가게들 중 한곳을 찾아들어가 가게 운영자에게 "왜 이렇게 가게를 꽁꽁 숨겨놓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간판보단 SNS에서 입소문 나는 게 더 중요해요. SNS에서 유명해지면 간판이 없더라도 알아서 찾아옵니다. 그래서 외부를 덕지덕지 꾸미기보단 내부 인테리어를 사진 찍기 좋게 꾸미거나 맛있는 메뉴를 개발하는데 집중해요. 그리고 그런 것들을 SNS를 통해 홍보하며 입소문이 나길 기다리는 것이죠. 이제 간판은 거리에 있지 않아요. SNS 피드가 곧 간판입니다."

사라지는 간판

과거 상점이 즐비한 상권은 그야말로 간판 천국(지옥?)이었다. 꽉 찬 문자와 자극적인 네온사인 색채로 거리는 빛나도, 개별 상점은 오히려 개성을 잃고 마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이유였다. 


그러던 것이 최근 몇 년 사이 SNS 마케팅의 활성화와 각 지자체가 주도한 거리 간판 재정비 사업 등의 영향으로 점차 간판을 줄이는 경향이 짙어진다.

실제 서울시 옥외광고물 허가 및 신고 통계(1)에 따르면 2018년 입간판 신고 건수는 6666건으로 2014년(1만7166)대비 약 2.5배 줄었다. 한 개 업소당 간판 한 개를 두는 것이 문화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간판이 사라진다는 것은 사업자들이 이젠 손님이 가게 장소를 미리 검색하고 찾아온다고 보기 때문이다. 주 소비자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나만 아는 곳'을 발굴하고 또 자신의 SNS에 이를 자랑하고 싶어 하는 성향을 지닌다고 해석하는 것. 이로 인한 입점 위치의 분산화는 인터비즈가 간판 없는 가게들의 위치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역세권에서도 멀어져

더 이상 거리에서 눈에 띄는 장소, 간판을 앞세우지 않는 분위기는 특히 최근 SNS에서 핫 플레이스로 자주 거론되는 지역에서 도드라진다. 서울로 놓고 보면 연남동, 성수동, 해방촌 등이 대표적이다. 이 지역에서는 보통 역세권과 밀접할수록 높아지는 일평균 유동인구와는 상관없이 상점이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으로 2020년 1월 하루 평균 유동인구를 비교해본 결과, 기존 상업지구인 홍대입구역의 유동인구(13만4625)는 새로 뜨는 상권, 연남동(1만7809)에 비해 약 8배 많다. 


유동인구는 보통 역세권과 가까울수록 높게 나온다. 건대입구역(11만3843)은 성수동(3만7934) 보다 3배, 이태원역(3만2708)도 해방촌(1만818)보다 3배 더 많은 사람이 지나다닌다. 새로 뜨는 핫 플레이스는 기존 상권에 비해 지하철이나 버스 승하차장에서 떨어져 있어 유동인구가 적게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 이곳의 상가 수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데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연남동의 커피-음료업종(카페)은 2015년 71개에 불과했지만 2019년 기준 203개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성수동과 해방촌(용산2가동)도 마찬가지 추세를 보였다. '역세권↑=유동인구↑=성공확률↑'이란 3자 등치 관계로 이뤄진 기존 공식에서 벗어나는 흐름.

출처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

이에 대해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는 저작 『공간이 만든 공간』(2)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그들은(업주) 간판을 내거는 대신 인터넷상에 예쁜 사진을 올린다. 인터넷에서 그 사진을 보고 찾아오는 힙한 젊은이가 이들의 주요 고객이다. 텔레커뮤니케이션의 발달은 현대 사회의 '공간의 의미'를 재구성하고 있다."

인터비즈 정서우·김재형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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