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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비즈

'플라잉 카'가 정말 현실에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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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교통체증도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 주요 도시는 2차원 체계였던 도로를 3차원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배경에서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플라잉 카'다. 


공상과학영화에만 존재할 것 같았던 플라잉 카는 이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개인항공기(PAV)'라는 이름으로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이제 그리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셈이다.

아담 조나스 모건 스탠리 연구원은 지난해 1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UAM이 2040년까지 1조5000억 달러(약 1754조5500억원) 규모의 시장을 창출할 거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및 벤처캐피털 투자동향 조사업체인 피치북도 올해 떠오르는 6가지 이머징 테크 투자분야 중 하나로 '항공 택시'를 꼽았다. 피치북은 해당 분야에 1억 달러(약 1169억원) 이상의 '메가 딜'이 속속 등장할 거라고 보고 있다.

출처현대자동차

보잉, 에어버스 등 항공 기업은 물론이고 자동차 제조사, IT기업까지 UAM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UAM 부서를 신설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박사를 부사장에 임명했다. 지난 1월에는 CES에서 현대차의 PAV 콘셉트인 'S-A1'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세계의 눈이 플라잉 카에 쏠린 이유는 무엇일까. 자동차·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수차례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된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상무)은 UAM으로의 변화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한다. 


에너지원이 석유에서 신재생 에너지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전기자동차와 핵심 기술을 공유하는 UAM의 등장은 필연적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1일 고 센터장을 만나 모빌리티 흐름의 변화에 대해 들었다.

Q. 최근 '세계지식포럼'에서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 전무가 "에너지원이 100년마다 바뀐다"고 말했다. 과거 석탄에서 석유로 전환이 이뤄졌듯, 지금도 에너지원이 변화하는 시점인 것 같다. UAM이 등장한 것이 에너지원 전환과 관련이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은 에너지원이 석유에서 신재생 에너지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그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신재생 에너지는 전기로 귀결된다. 모빌리티의 중심이 전기차로 넘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 과정에 쓰이는핵심 기술이 UAM에 그대로 적용된다.

세계적으로 자동차 내연기관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경고가 많다. 탄소 배출이 아예 없는 '무공해 자동차(Zero Emission Vehicle)'에 대한 전략도 많다. 미국에는 자동차 기업 전체 라인업의 평균 연비를 2025년까지 54mpg로 향상시켜야 하는 '평균연비제도'가 있다. 


앞으로 내연기관을 아예 없애겠다는 나라도 있다.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의 경우 2025년부터 내연기관 판매가 금지된다.

출처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

이런 흐름은 항공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미국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12%는 항공기에서 나온다. 그 때문에 항공기를 전기화하자는 흐름은 꾸준히 있어왔다. 


다만 지금까지는 배터리 성능이 좋지 않아 항속거리가 짧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 가운데 등장한 테슬라는 판도를 뒤집었다. 테슬라는 배터리 밀도를 크게 높였고 괴물같은 모터를 만들었다. 모터의 힘과 배터리 밀도, 그리고 이것을 컨트롤할 수 있는 ICT 기술까지 있다.

이미 전 세계에서 전기차 개발에 뛰어든 기업이 셀 수 없이 많다. 중국만 해도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등록한 메이커 수가 487곳이다. 항공기인 UAM에도 벌써 전 세계 300개 기업이 매달렸다. 국내에는 한화시스템과 현대차가 있다.

Q. 최근 굵직한 자동차 기업은 모두 UAM에 뛰어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르쉐, 롤스로이스, 도요타 등 많은 기업이 도전하고 있다. 그런데 테슬라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론 머스크는 "배터리 용량이 최소 400kWh는 돼야 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를 두고 일론 머스크가 UAM에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의견이 나뉜다.

테슬라도 무조건 진출한다. 일론 머스크는 2011년부터 UAM을 언급했다. 다만 테슬라가 추구하는 기술의 수준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정확한 시점은 예측할 수 없다. 테슬라가 추구하는 항공기는 '초음속 VTOL 전기 제트기'다. 시속 1200km/h 이상이며 동시에 전기를 동력으로 쓰고,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항공기라는 뜻이다.

이를 현실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배터리 용량이 400kWh급이 돼야 하며 동시에 밀도도 높아야 한다. 현행 배터리 기술로 항공기를 만들면 항속거리가 기껏해야 30~40km밖에 나오지 않는다. 


또 30분이 지나면 배터리가 전부 소진된다. 일론 머스크가 말한 400kWh는 말 그대로 최소 용량이다. 그정도는 돼야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우버에어도 2016년 10월 발족 당시 같은 사양을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출처테슬라 제공

배터리 밀도가 높은 것도 중요하다. 현재 테슬라 모델S에 탑재된 배터리는 540kg이다. 이것도 처음에는 700kg이 넘었다. 사실 자동차는 고속으로 주행했을 때 지면과 잘 밀착돼 있는 게 좋은 기술이라, 배터리가 조금 무거워도 괜찮다. PAV는 다르다. 양력을 얻어야 한다. 중력을 딛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가벼워야 한다.

Q. 테슬라는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과 조금 다른 느낌이다. 다른 자동차 기업과 테슬라가 차별화되는 지점이 어떤 점인지 궁금하다.

이미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가 아닌 플랫폼 기업이 됐다고 봐야 한다. 3년 전 테슬라는 '테슬라 네트워크'를 발족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로보택시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테슬라의 모든 자율주행차가 앱을 통해 호출될 수 있고, 차주는 로보택시로 돈을 벌 수 있다.

차를 타고 출근했다고 가정해보자. 100% 자율주행이 구현되면, 우리는 차를 주차할 필요가 없다. 테슬라 네트워크 버튼을 누르면 차가 이동해 사람을 태우러 간다. A지점부터 B지점까지 사람을 그가 원하는 목적지로 데려다줄 수 있다. 수익의 30%는 테슬라가 갖고 70%는 차주가 갖는다. 그럼 테슬라 네트워크에 가입하는 순간 차를 샀지만 돈을 버는 셈이다.

최근 테슬라가 계속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처음 테슬라가 비전을 공개했을 땐 시중에 테슬라 차량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시장에 "차가 몇 대나 된다고 그러냐"는 반응이 많았다. 지금은 다르다. 


차를 더 싸게 만들어 많이 보급하면 테슬라 네트워크는 하나의 흐름이 될 것이다. 자동차를 보급하면서 동시에 꾸준히 수익이 창출되는 셈이다. 테슬라는 이런 구독경제를 꿈꾸고 있다. 결국 미래에는 누가 모빌리티 플랫폼의 주도권을 갖는지가 관건이다.

Q. 결국 에너지원의 변화, 기술의 발전은 UAM이 아니더라도 모빌리티 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 같다. 그 가운데 위기를 맞는 기업도 분명 존재할 것 같다.

큰 패러다임이 있다. 한 축은 탄소경제의 핵심이었던 내연기관이 바뀌는 것, 또 다른 한 축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는 것이다.

자동차 분야에서 앞으로 일어날 변화는 기존 내연기관을 전기차로 바꾸는 과정이 될 것이다.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엔진과 변속기는 전체 비용의 37%를 차지한다. 


사라지는 순간 엔진과 부품을 만들던 회사는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탄소경제의 주축이었던 정유회사, 주유소, 선박도 피해를 입는다. 대신 모터 등 다른 쪽이 새롭게 시장을 선도할 것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면 사회적으로 노동 소외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자본주의가 극단으로 가 있는 미국에서 기본소득 얘기가 먼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내륙운송이 산업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만약 트럭 자율주행화가 가능해진다면 어떤 모습이겠는가.

도태되지 않기 위해 국내 기업들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예민하게 반응해야 한다. 테슬라처럼 AI, 사물인터넷(IoT), 배터리, 모터, 위성 등 최첨단 기술을 갖고 나오는 기업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 있다. 전통 자동차 기업들은 전반적인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힘들어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 5년 전부터 '한국형 어벤저스'를 부르짖고 있다. 삼성이 가진 NPU와 전고체 배터리 기술, LG가 가진 각종 센서 기술들, SK가 가지고 있는 통신 기술 등 여러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 계속 국내 기업들이 손을 잡고 위기에 대응하기를 바란다.

인터비즈 서정윤
seo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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