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자인산업 경쟁력 세계 7위.. 여전히 '000' 위주

조회수 2020. 9. 30. 09: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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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외형의 아름다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이슨이 만든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 등의 사례에서 보듯 기술과 결합해 ‘혁신’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의 중소기업의 디자인 활용률은 35.6%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디자인 제품을 만들고도 해외 시장 진출 방법을 몰라 내수에만 머무는 기업도 많다.

한국 디자인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윤주현 원장은 “한국의 디자인산업 경쟁력이 세계 7위 정도 되는데, 여전히 대기업 위주”라며 “중소∙중견 기업을 위한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윤 원장을 만나 진흥원의 중소기업 글로벌 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윤주현 한국디자인진흥원장

디자인진흥원은 2014년부터 매년 ‘글로벌생활명품’을 선정하고 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우수한 디자인 생활소비재 상품을 발굴해 해외 마케팅, 홍보를 지원해 글로벌 명품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글로벌시장 성공가능성, 디자인 우수성/실용성, 융합 및 신기술 적용성, 기업실적 등 4가지 항목을 정성∙정량적으로 평가하는데, 올해까지 총 172개 기업이 글로벌생활명품에 선정되었다.

선정된 기업(상품)은 3년 동안 글로벌생활명품 자격으로 로고 이용이 가능하다. 공공기관의 인증로고는 해외 바이어를 만날 때 큰 무기가 된다. 또한, 디자인진흥원에서 닦아놓은 해외 수출길도 활용할 수 있다.

“내수 시장은 좁습니다. 수출이 돼야 파이가 커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디자인진흥원)가 먼저 나가 브랜치를 만들고 모험할 것들을 다 해보고, 필요한 루트를 뚫어놓은 뒤 기업들이 보금자리를 틀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각국 유관 기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기본, 개도국의 경우 디자인 관련 교육을 지원하며 한국 디자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국내 기업이 해당 국가에서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비즈니스 전시 참가 지원도 디자인진흥원이 주력하는 부분 중 하나다. 매년 11월 디자인비즈니스전시인 ‘디자인코리아페스티벌(DKfestival)을 개최해 국내 기업이 해외 바이어들과 만나는 자리를 만든다. 더불어 해외 유수의 비즈니스 전시에 ‘디자인코리아(DK)’ 전시관을 마련해 꾸준히 브랜드를 알리면서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2019 글로벌생활명품에 선정된 루이초(Luycho)의 미러컵 시리즈는 디자인코리아페스티벌에서 계약이 성사된 이후, 80여 개국에 수출되면서 B2B∙B2C 해외 수출액이 올 6월 기준 60만 달러를 기록했다.

출처: 루이초

올해는 글로벌생활명품 선정 기업 중 2곳을 선정해 네이버비즈니스판과 함께 스케일업 프로그램까지 지원하고 있다. 윤 원장은 “해외에 알리는 것 못지 않게 국내 시장도 중요하다”며 “전문가들이 각 기업을 분석해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기업 성장은 물론,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알려지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해 시행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스케일업 프로젝트는 전략/마케팅/세일즈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선정 기업을 분석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 과정이 네이버비즈니스를 통해 연재된다. 


신청한 31개 기업 가운데 세비앙과 씨포스 두 곳이 선정되었다. 세비앙은 샤워기 ‘샤워캐디’ 등을 생산하는 욕실전문기업이고, 씨포스는 쉽게 떼었다 붙일 수 있는 친환경 창문용 시트지 ‘베이리쉬’를 만드는 회사다.

출처: 세비앙의 다양한 욕실 디자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디자인진흥원의 수출지원 관련 사업에 타격을 입혔다. 대규모 전시회 개최가 어려워지고, 관계를 다지며 준비한 협력 사업도 추진할 수 없게 됐다. 윤 원장은 “타격은 있지만 지난해부터 디자인 분야의 디지털화를 추진한 덕분에 코로나가 터져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령 기존에 오프라인으로 참가했던 중국 켄톤페어, 프랑스 메종오브제 등은 온라인 전시로 참가했다. 또, 국내외 유명 온오프라인 비즈니스 플랫폼을 활용해 판로를 확장 중이다. 


동남아의 쇼핑 플랫폼 라자다(Lazada), 쇼피(Shoppe)에 더해 국내 쓱닷컴 등에 DK shop 페이지를 만들고 글로벌생활명품 선정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올 2월엔 오프라인 컨퍼런스를 빠르게 웨비나로 바꿔 진행해 당초 300여 명이 참관키로 했던 세미나에 950명이 동시접속하는 등 디지택트(Digitact∙디지털대면) 시대에 연착륙하는 모습을 보였다.

디자인진흥원은 다양한 수출 지원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디자인 수출 115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경영목표를 수립했다. 2018년 기준 전문디자인업체 수출액은 711억원으로 추산된다.

출처: 윤주현 원장

그렇다면 기업은 세계 무대에서 통할 제품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을 어떤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까. 윤 원장은 ‘디자이너 역할 제고’ ‘디자인-기술 융합’ ‘디자인 연구’ 세 가지를 강조했다.

“디자인을 공정 마지막으로 미루면 혁신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디자이너를 ‘책임지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처음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개입하게 해야 합니다. 또, 디자인과 기술의 융합이 필요합니다. 


다이슨도 두 가지를 잘 융합했기에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자인에도 R&D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디자인학’의 관점으로 접근해 사용자 편의를 위해 어떤 새로운 기술을 연동시켜야 하는지 등을 살피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터비즈 박은애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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