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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로 가격하기', 'X자로 뚜껑열기..(?)' 소주 마시기의 법칙

조회수 2020. 9. 28. 16: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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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를 마실 때는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마신다. 이러한 음주 방법을 수작(酬酌)이라 한다. 이 말의 기원이 술잔을 돌리며 통성명을 하던 데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술을 함께 마시는 행위는 성인들의 소통방법인 것이다. 


그래서 술을 마실 때는 항상 주도가 존재한다. 자리에 앉기에서부터 소주 따르기 위한 술병 잡기, 병뚜껑 열기, 따르기, 받기, 마시기, 잔 놓기 그리고 다시 술잔에 따르기까지 다양한 단계에 걸쳐서 아주 세세한 방법들이 있다. 


대충 마실 수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주도를 익혀 제대로 소주를 마시는 게 좋을 것 같다.

1단계 : 술자리 앉기

소주를 마시기 위한 첫 단계이자 기본은 자리 앉기다. 윗사람보다 먼저 약속장소에 도착해 자리에 앉아 기다리면서 숟가락, 젓가락, 앞접시 등의 도구들을 각 자리에 배치한다. 물컵과 물통이 있다면 미리 물도 따라 놓는다(고급식당의 경우 모두 세팅이 되어 있다). 윗사람이 오면 일어나서 인사를 하고 윗사람이 앉은 후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착석을 한다.


 착석을 하면 윗사람에게 가장 먼저 소주를 따라 준다. 이후 윗사람은 소주병을 받아 아랫사람들에게 돌아가면서 따른다. 또는 처음부터 윗사람이 모든 사람에게 따라주기도 한다. 기본 주도는 처음 소주를 따르거나 받는 사람이 가장 윗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주는 기본적으로는 서서 마시는 술이 아니다. 다만, 건배사를 하기 위해서 일어나거나 단합을 목적으로 자리에 서서 마시는 경우는 있다. 중간에 자리를 바꾸기도 하는데, 이 때는 꼭 자신의 소주잔 뿐 아니라 숟가락, 젓가락 등의 도구를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 

2단계 : 소주병 잡기

본격적인 소주 마시기의 주도는 소주병을 잡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때 항상 오른손을 이용하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오른손으로 병뚜껑을 열기 위해서 왼손으로 병을 쥐는 경우는 있지만, 술을 따를 때는 예외 없이 오른손을 이용한다. 왼손으로 술병을 잡고 따르는 것은 결례다.


소주병을 잡을 때 라벨 종이 부분을 감싸기도 한다. 이 이유에 대해 초기 인쇄 품질이 안좋을 때 종이쪽으로 술이 흘러 젖으면 보기 흉해 상표 부분을 덮었던 습관이 남아 있다거나, 브랜드가 지역을 표시해 라벨을 가려 상대방 출신 지역과 상관없이 서로 화합하자는 의미를 지녔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설일 뿐 필수적인 주도는 아니다.

 ※ 잡을 때 주의사항 ※

아래 잡기 : 와인처럼 아랫부분을 감싸지 않는다. 와인은 아랫부분을 잡아 라벨을 잘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설이 있다.

뒤집어 잡기 : 칵테일을 만들 때처럼 뒤집어 잡지 않는다. 소주병을 뒤집어 잡는 자세는 무기의 의미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3단계 : 소주 병뚜껑 열기

소주를 마시기 위한 다음 단계는 소주 병뚜껑을 여는 것이다. 단순히 병뚜껑을 거머쥐고 열 때도 있지만, 소주병을 종종 흔든 후 열기도 한다. 


2007년부터 5년 동안 소주 '처음처럼' 광고에서 가수 이효리가 '흔들어라 캠페인' 모델로 활동하며 소주를 흔들면 잘게 쪼개진 물 입자 사이로 알코올이 스며들어 목넘김이 부드러워진다고 해 소주 병뚜껑을 열기 전 흔드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됐다.

왼팔을 뻗어 왼손의 엄지와 네 개의 손가락 사이로 소주병을 거머쥐고 가슴 높이로 든다.

왼손으로 병을 쥐고 오른손으로는 병 주입구 부분에 있는 알루미늄 병뚜껑을 손날이 바닥을 향하도록 하고 잡는다.

왼손으로는 소주병을 쥐고 오른손으로는 소주 병뚜껑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20도 정도 돌린다.

‘또도독’ 소리가 나고 마지막 ‘똑’ 소리가 나면서 정상적인 제품임을 확인한다.

오른손으로 병뚜껑을 거머쥐고 열면 병뚜껑 열기는 마무리 된다.

팔꿈치로 가격한 후 열기


팔꿈치로 병 밑부분을 친 후 병뚜껑을 여는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은 초기 소주의 병뚜껑이 코르크여서 그 침전물을 꺼내기 위한 것이었다. 


바닥을 쳐 침전물을 위로 올리고 그 후 병목을 치면 미세한 침전물들이 일부 소주와 함께 바깥으로 튀어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병뚜껑이 금속으로 바뀌면서 여는 동작이 화려해 술자리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퍼포먼스로 자리 잡았다.

왼손으로 소주병을 잡고 뒤집어 밑부분을 오른팔 팔꿈치로 두 세번 가격한다. 너무 많이 강하게 가격하면 병이 깨질 수 있으니 과도하게 하면 안 된다. 이 때 소주 안에 미세한 방울이 생기고, 병뚜껑쪽으로 압력이 가해진다는 느낌이 들면 제대로 가격한 것이다.

이런 후 소주병을 오른손으로 옮겨 잡고 상하좌우으로 흔든다. 보통 좌우로 4~5번 흔들면 기포가 생긴다.

병 안의 소주가 회오리치면 제대로 흔든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병을 흔들 때 마치 춤추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마무리는 기본 병뚜껑 열기와 같은 방법으로 왼손으로 병을 쥔 채 , 오른손으로 병뚜껑 부분을 쥐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린다.

병뚜껑을 제거 후에는 마무리로 오른손 검지와 장지 사이를 이용해 병목을 치면 소주의 일부가 병에서 빠져 나간다.

격식을 갖춘 자리나 처음 보는 경우에는 팔꿈치 퍼포먼스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예의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주로 친구들이나 동료들과 술자리를 함께 할 때 하는 퍼포먼스다.



X자로 돌려 따기


  병뚜껑을 여는 고급기술 중에 X자로 돌려 따기가 있다. 이 기술을 하면 동작이 화려해 술자리 분위기가 금세 좋아진다. 행동이 빠르고 커서 주변의 관심을 끌기에도 좋다. 다만 순간적으로 병이 뒤집어진 상태일 때 병뚜껑이 열려 소주를 흘릴 수 있으니 신중히 해야 한다. 


이 기술은 보통 술을 마시는 시작점에 적용한다. 첫 술병인만큼 술을 받을 사람들도 주목하게 된다. 소주의 법칙 기술 중 고난위도이므로 사전에 미리 연습을 많이 해두는 것이 좋다. 

앉은 상태에서 진지하게 오른손으로 소주병을 쥔다. 이때 병뚜껑 부분이 바깥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 포인트다. 왼손은 뻗어 X자로 교차할 수 할 수 있도록 대기한다.

왼손으로 병뚜껑 부분을 거머쥐고 오른손을 왼손 위로 올라가게 하면서 X모양으로 잡는다.

왼손은 병뚜껑을 꼭 쥔 상태로 오른손의 병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서 내린다. 이때 속도를 빨리 해야 한다.

순간적으로 양손이 위로 올라가게 되며 왼손 안에는 병뚜껑이 열린다. 즉, 병뚜껑을 쥔 상태에서 병을 돌려 병뚜껑을 여는 것이다. 이미 열린 상태이기 때문이 빠르게 다음 동작으로 이어가야 한다.

오른손의 병이 잘못하면 기울어진 상태에서 병뚜껑을 열 수 있기 때문에 각도 조절을 잘해야 한다.


X자로 돌려 따기는 어렵고 화려한 기술인 만큼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대신에 성공만 하면 무조건 분위기를 띄울 수 있다.

필자 퍼니준(소주아티스트) / 일러스트 퍼니준

인터비즈 조현우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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