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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안 받겠다던 레스토랑이 5년 만에 말 바꾼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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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가면 한국과 눈에 띄게 다른 문화가 하나 있다. 바로 '팁(tip)문화'다. 어떤 식당을 가든 계산서에 적힌 음식 가격의 15~20%는 팁으로 지불한다.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손님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팁이지만, 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당연스럽게 요구하는 팁이 당황스러울 수 있다. 

 

또 손님이 얼마나 팁을 주느냐에 따라 종업원 사이의 임금도 달라져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시선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미국의 몇몇 레스토랑은 팁문화를 없애는 'No Tipping'정책을 실시했다.

 

그러나 몇 년이 채 지나지 않아 하나둘씩 팁문화로 다시 돌아서고 있다.

 

불공평, 불균등 초래하는 '팁', 없애자!


'Union Square Hospitality Group(이하 USHG)'는 5년전 그룹이 소유한 22개의 레스토랑 중 Union Square Cafe, Gramercy Tavern, The Modern 등 팁문화가 굳게 자리 잡은 뉴욕 레스토랑에 '노 팁(No Tipping)' 정책을 실시했다. 

 

그룹 대표인 대니 메이어(Danny Meyer)가 오래된 팁 관행을 바꾸기 위해 자사 가게에 앞장서서 도입한 것이었다.

 

메이어가 팁문화에 반기를 든 건 직원들의 임금에 팁이 '불공정한 차이'를 가져다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보통 팁을 받는 직원은 고객을 직접적으로 응대하는 직원들이다. 대부분 서빙을 하거나 손님에게 메뉴를 추천하는 등 가게 내에서 손님을 안내하고 팁을 받는다.

 

반면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요리사는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 없어 팁은 구경도 하지 못한다. 팁을 받는 직원들 사이에도 주말에는 팁이 더 높아 수익 차이는 극명해진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팁을 받는 종업원과 받지 않는 종업원을 구분해 임금을 적용하기도 한다. 팁을 받을 수 있는 직원은 시간당 받을 수 있는 팁을 계산해 최저임금보다 적게 임금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수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힘들다.

 

또 손님의 입장에서는 불친절한 서비스를 받아도 팁을 무조건 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 

 

성별과 인종에 따라 팁을 주는 손님도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종차별, 성차별도 발생한다. 고객의 기분이나 날씨 등 직원의 수행과는 관련이 없는 기타 요인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대니 메이어

출처USHG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메이어는 'Hospitality Included model'을 채택했다. 이는 팁을 없애는 대신 음식 가격에 서비스 가격을 추가하여 원가보다 15~20% 정도를 올려 받는 정책이다. 이를 전체 직원에게 균등하게 분배해 팁으로 인한 임금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고객이 지불하는 한 끼 가격은 같지만 전체 직원의 평균 보수가 똑같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메이어의 레스토랑에서는 주방 직원의 평균 시급이 11.75달러에서 15.25달러로 상승할 수 있는 조치였다.

 

'노 팁'하면 잘 될 줄 알았는데.. 뭐가 문제였지?


그러나 노팁 정책 시행 후, 오히려 잘 다니던 직원들이 하나둘씩 그만두고 손님도 줄기 시작했다.

 

올해 3월이 되면서는 레스토랑 직원 중 95%가 그만뒀고 결국 지난달 20일, 메이어는 팁문화를 자사 레스토랑에 다시 들였다. 잘못된 관행을 바꾸고자 했던 메이어에게는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노 팁이 실패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우선 노팁 정책이 적용되면서 음식 가격이 더 높아지자 사람들은 팁을 덜 준다는 생각보다, 기존에 먹던 음식이 더 비싸졌다고 생각했다.

 

이는 분할된 가격으로 음식값을 낸 후 조금의 팁을 더 얹어서 내는 것보다 합쳐진 가격으로 내는 것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 심리도 작용했다.

 

또한 팁은 고객이 직접 선택해 가격을 고를 수 있지만 음식의 가격이 올라가면 선택권 없이 더 비싸게 주고 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했다.

직원들의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물론 팁문화를 없앤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노팁 정책이 직원들 사이에 더 건강한 균형을 만든다는 것 역시 인정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팁을 받지 않으니 추가적으로 얻는 수익이 없어지고 균등하게 배분받는 돈이 팁을 받을 때보다 더 적다고 인식했다.

 

한마디로 손님을 응대하는 직원들이 노동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여긴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홀직원들의 서비스 질은 낮아지고 고객들은 불만을 갖게 되는 악순환을 겪는 것이다.

 

스칸디나비아식 음식점 '에어건'도 2016년 창업 당시 '노팁'을 내걸었다. 팁을 받지 않고 음식값을 높여 종업원들의 급여를 챙겼다. 하지만 올해 2월 USHG와 마찬가지로 노팁 정책을 포기하고 음식값을 20% 낮췄다.

 

처음 식당을 열었을 때부터 음식값이 높아 단골이 생기기 힘들었고 팁을 음식 가격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운영이 어려웠다. 


'노팁'의 취지는 고객, 직원 모두를 위해 악습을 바꾸자는 데서 시작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고객과 직원 모두 불만족스러운 변화가 돼버렸다.

 

물론 팁이 합법적이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곳에서 '노팁'을 거행하는 레스토랑은 그 실험정신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굳게 박혀버린 관행을 완전히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듯싶다.

인터비즈 박은애 조정현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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