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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OB베어스 마스코트가 굿즈로 재탄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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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묶음으로 사면 늘 사은품으로 '맥주잔'이 딸려왔다. 주점이나 가게에서 보던 것처럼 브랜드 로고가 박혀있던 잔. 맥주를 사면 받는 '덤'과 같았다.

 

하지만 요즘 나온 주류 브랜드 잔들은 180도 달라졌다. 한 잔에 소주 한 병이 다 들어가는 '한방울잔'부터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잔까지.. 일명 '굿즈'로 불리며 소비자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상용품과 술자리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주류 브랜드 굿즈가 언제부터, 왜 이렇게 활발히 제작된 걸까?

 

주류 굿즈가 만들어진 이유가 '이 트렌드' 때문?


주류 시장이 이처럼 다양한 굿즈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주류 소비 트렌드와 관련 있다.

 

최근 국내 주류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집콕족, 홈족이 증가함에 따라 일명 '홈술, 혼술 문화'가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맥주 주 음용 장소로 '집'을 선택한 이들이 2015년 68.7%에서 올해 78.3%로 증가했다. 반면 '술집'이나 '맥주전문점'을 택한 비율은 확연히 줄었다.

 

대학내일의 조사에서도 '주거공간'은 소주 마실 때 선호하는 장소 3위, 맥주 마실 때 선호하는 장소 1위로 채택됐다.

과거, 술을 찾아 마시는 공간은 보통 주점, 식당 등이었다. 직접 사서 마시기보다 주점이나 가게에 방문해 술을 마시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이때 원하는 브랜드의 술이 가게에 없으면 다른 소주, 다른 맥주로 대체해 소비됐다.

 

물론 같은 주종이라고 해도 맛이나 도수에 차이는 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평소 '처음처럼'을 마신다 해도, 그 가게에 '참이슬'밖에 없다면 그냥 참이슬을 마신다는 말이다. 

 

즉, 기존 주류 시장의 핵심 고객은 '개인'이 아닌 '소매, 도매점'에 치중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주류시장은 자연스럽게 개별 소비자를 위한 마케팅보다는 TV처럼 많은 대중이 볼 수 있는 매체를 통해 자사 제품을 광고했다.

 

자사 제품이 입점되어 있는 술집에는 유명 연예인과 자사 제품만 강조되는 포스터를 부착했다. 하지만 이제 주류시장은 집에서 혼자, 혹은 가족들과 함께 술을 즐기는 이들을 공략하는 방법도 필요해졌다.

 

개별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를 기억해 소비할 수 있도록 자사 브랜드만의 '무언가'를 만들어야 했다.

 

누군가에겐 뉴트로, 누군가에겐 향수

그렇다면 '개별소비자'를 잡기 위해 주류 시장은 어떤 마케팅, 브랜딩을 실시해야 할까.

 

우선, 최근 주소비층으로 떠오르는 '밀레니얼 세대'들을 위해 '펀마케팅', '가잼비' 등을 활용했다. 자사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소비자가 재미를 볼 수 있는 요소를 첨가한 것이다.

일례로 지난 3월, 처음처럼은 래퍼 '염따'와 함께 '처음처럼 플렉스' 소주를 출시했다. 이는 기존 제품인 처음처럼에서 제품 패키지에만 'FLEX'라는 글자를 새긴 제품이었다. 병뚜껑에는 염따의 유행어를 포함한 '염따빠끄' 를 한 글자씩 새겼다.

 

기존제품 패키지 속 단 몇 가지 변화로 처음처럼 판매량은 크게 증가했다.

 

GS25에 따르면 4월 초 출시 이후 한 달간 판매량은 전주 대비 3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인스타그램에도 #염따빠끄챌린지 가 유행해 병뚜껑 4개를 모아 사진을 찍고 공유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도 생긴 것이다.

 

처음처럼을 구매하는 것만으로 술자리 분위기가 즐거워진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오래전 출시돼 기억 속에 사려졌던 캐릭터들도 뉴트로(Newtro) 캐릭터로 다시 등장했다.

 

진로이즈백은 1970-80년대 "두꺼비 한 병이요"를 외치던 원조 캐릭터를 리뉴얼해 그때 그 느낌을 살린 파란색 병 소주 '진로'로 출시했다.

 

이에 질세라 오비맥주 역시 1980년대 프로야구팀 OB베어스의 마스코트 '랄라베어'를 소환했다.

 

두 캐릭터 모두 밀레니얼 세대들에게는 새롭고 트렌디하지만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선사한다.

 

기존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살리면서 좀 더 세련된 캐릭터로 변신한 것이다. 하나의 캐릭터로 중장년층에게는향수를, 젊은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추억거리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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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캐릭터들은 단순히 병에만 박혀있지 않다. 피규어부터 주류잔, 생활·패션용품, 브랜드 콜라보 등 소비자들이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품 속으로 스며들었다.

 

물론 캐릭터 없이 브랜드명만으로도 만든 '뉴트로', '병맛' 제품도 있다. 롯데칠성음료에서 '처음처럼 미니어처 패키지'나 만우절 기념으로 출시한 '한방울잔'이 대표적이다.

 

최근 오픈마켓에서 판매한 하이트진로의 '두방울잔'은 출시된 지 90초 만에 총 2000개 수량이 매진됐다.

 

잘 만든 굿즈 하나가 열 광고 안 부럽다


잘 만든 굿즈, 재미있는 캐릭터는 결국 브랜드 매출과 이어진다. 굿즈와 캐릭터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수많은 브랜드 중 우리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 머릿속에 특정 브랜드를 기억한 소비자는 그 브랜드 제품을 찾고, 소비하게 된다. 이것이 두 번, 세 번 반복되면 타 브랜드를 이기는 매출 증가의 효과를 낳는다.

 

이는 굿즈 판매 자체에서 얻는 수익보다 훨씬 더 큰 장점을 갖는다.

 

특히 주류시장처럼 제품군이 다양하고 제품의 가격이나 맛으로 차별화가 어려운 시장은 굿즈, 캐릭터 등이 더 큰 도움이 된다. 브랜드가 일상 속 재미와 놀이거리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브랜드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다.

 

이전에 나오던 굿즈들은 말 그대로 '예쁜 쓰레기'인 경우도 많지만 요즘은 계절이나 기념일에 맞춰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굿즈도 많다.

 

오비맥주의 경우 여름을 맞아 휴대용 미니 천막과 튜브형 아이스버켓 등을 출시했다. 이런 굿즈들은 구매 이후에도 계속 활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와의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요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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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를 통해 브랜드 속성을 더욱 강화할 수도 있다. 벨기에 프리미엄 맥주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독일 만년필 브랜드 '카웨코(Kaweco)'와 한정판 만년필을 제작했다.

 

스텔라의 상징색인 레드로 톤을 맞추고 스텔라 로고의 별과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일러스트를 더했다. 이는 스텔라가 '크리스마스에 탄생한 맥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스텔라 입장에서는 브랜드 기원과 메시지를 알릴 수 있어 좋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맥주 브랜드의 한정판 굿즈를 소장할 수 있어 좋다.

 

트렌드 코리아 2020에 따르면 브랜드의 성공은 '특화 전략'에 달렸다고 말한다. 여기서 '특화'는 경쟁자나 브랜드가 가진 기술이 아닌 '고객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한다.

 

즉, 브랜드의 핵심 고객과 성향을 파악해 그들에게 딱 맞는 마케팅과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뉴트로', '혼술'이 떠오르는 요즘, 주류시장에도 굿즈 바람이 부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인터비즈 박은애 조정현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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