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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비즈

"와, 여기 힙하다!" 어딘가 좀 다른 신개념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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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편의점 하나 더 생긴다고 특별히 눈길이 가지 않습니다. ‘아 또 생겼네’ 지나칠 뿐이죠.


그런데 최근 알게 된 두 편의점에는 관심이 생겼습니다. 특별히 살 게 없는데도 퇴근길에 일부러 들르고 (그러다 충동구매를 했죠) 심지어 시간을 내 가로수길까지 찾아갔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아닌 편의점을 전면에 내세운 게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감성 편의점' 고잉메리

광화문/종로 쪽에서 근무하는 분이라면 종각역 인근에서 ‘고잉메리’를 보신 적 있을 겁니다. 감성편의점을 표방한 곳으로 점심 때 가성비 좋은 식사를 하기 좋은 곳이죠.

 

전체 공간의 절반 가량엔 물건이 진열되어 있고, 나머지엔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있습니다. 라면, 볶음밥 등을 파는데 여기서 파는 요리의 재료는 매장 안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봉골레 라면을 맛있게 먹었다면 나가면서 봉골레 봉지라면을 사갈 수 있죠.

고잉메리 종각점

출처인터비즈

고잉메리는 요괴라면을 만들어 화제를 모았던 옥토끼프로젝트에서 만든 공간입니다. 옥토끼프로젝트에서 만든 제품들(요괴라면, 개념만두, 요괴밀크 등)과 고잉메리에서 선별 혹은 협업하고 있는 제품들을 팝니다.

 

오뚜기, 스타부르 등의 HMR 제품뿐 아니라, 한남동부첼리하우스와 콜라보한 스테이크(와 재료), 노량진 형제상회와 콜라보한 회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와인과 전통주, 생활용품 등도 있고요.

 

'신개념 편의점' 나이스웨더


지난 2월 가로수길에 문을 연 나이스웨더는 ‘신개념 편의점’임을 강조합니다. 내부 벽면에 나이스웨더 홍보 영상이 반복 재생되는데 여기에도 나이스웨더와 편의점이란 단어가 계속 나옵니다. 벽면에 ‘편의점 淸陽’이라 써두기도 했고요.

나이스웨더

출처나이스웨더 인스타그램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첫 느낌은 시쳇말로 ‘여기 힙하다’였습니다. 흰색과 고유의 파란색으로 톤 앤 매너를 유지해 내외부를 꾸몄습니다.

 

장바구니마저 색을 맞춰 들어가자마자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계산대에는 대형 스피커와 턴테이블이 놓여있습니다. 기존에 알던 편의점과는 확실히 다르죠.

 

진열된 제품도 마트나 편의점에서 평소 보지 못한 브랜드가 많습니다.

 

이 공간을 만든 CNP컴퍼니에서 컬래버레이션 한 제품 또는 선별해 들여온 물건들인데요, 여기 들어오면 탐험하듯 제품을 하나하나 유심히 관찰하게 됩니다. (CNP는 아우어베이커리, 도산분식 등을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나이스웨더 내부

출처인터비즈
왜 편의점일까?

고잉메리와 나이스웨더를 둘러보고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 떠올랐습니다. 몇 년 전부터 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이 라이프스타일이란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도 패션 회사도 가구 회사도 서점도 심지어 편의점도요. 지난해 GS25는 BI를 변경하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두 공간을 만든 옥토끼프로젝트와 CNP컴퍼니의 기획력이라면 눈길을 끌만한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왜 새롭지 않은 콘셉트인 편의점일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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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은 일상에 가장 맞닿아 있는 리테일 매장입니다. 집 근처에 대부분 있고 (요즘은 아니지만) 24시간 영업을 하기에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죠.

 

제품도 다양해 필요한 게 있을 때 편의점에 가면 대체로 해결이 됩니다. 물건뿐 아니라 한 끼 식사, 식후 커피도 편의점에서 가능합니다.

 

택배, ATM 이용, 전동킥보드 주차/충전 등도 편의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트렌드에 맞춰 기민하게 대응하는거죠.

 

한국 편의점들은 1인가구 트렌드에, 초고령사회 일본의 편의점들은 고령화에 발맞춰 제품을 서비스를 구성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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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라고 하면 한번에 와닿지 않지만, 편의점은 누구나 아는 익숙한 공간이기에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익숙함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일부 변화를 주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 명확히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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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이란 수식어를 붙인 나이스웨더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나이스웨더는 ‘편의’라는 편의점의 본질에 의문을 던집니다. ‘지금의 편의점이 제대로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가.’ 그들의 대답은 “아니다”입니다.

 

현 세대(젊은 세대)는 ‘문화적 소비’를 원하는데 기존의 편의점은 단순한 소비행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나이스웨더에선 식품, 생활용품, 의류, 등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물건들과 더불어 그림과 포스터 등 예술 작품도 판매합니다.

 

또, 중고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 역할도 자처합니다. 택배보단 중고거래 기능이 요즘 세대에게 더 필요한 기능이라는 설명과 함께요.

더 특별한 기능은 이 공간의 쓰임입니다. 처음부터 강연, 공연 등 행사를 열 수 있게 기획됐습니다.

 

내부 가구들은 모듈 형식으로 만들었습니다. 행사가 있을 땐 중앙의 제품 진열대를 들어내 빈 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부 서랍장은 박스 형태로 만들어 의자로 변신할 수 있게 제작했다고 합니다. 계산 뒤 대형 스피커 역시 공연 시 활용할 목적으로 설치된 것이고요.

 

음향 장비와 세팅은 콤팍트레코드의 컨설팅을 받았다고 합니다. (디자인프레스 인터뷰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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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메리 역시 편의점 재정의에서 시작합니다. 여인호 옥토끼프로젝트 대표는 “고객의 기능적 발전 욕구에 대한 솔루션 제공에 집중하는 기존 편의점에서 한 발 나아가 정서적 측면에서 고객 발전 욕구 해결을 위한 본질적인 가치 제안을 맥락 안에 녹여 넣으려 했다”고 설명합니다. (고잉메리 홈페이지 참조)

고잉메리 메뉴판과 판매 제품

‘가성비’는 고잉메리의 가장 특징적인 면입니다. 현재 회사 밀집 지역인 종로, 을지로 등지에서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적 특성과 내부 인테리어를 고려하면 음식값이 비쌀 법 한데 대부분 음식이 4000~5000원대입니다. 스테이크를 먹어도 2만원이 넘지 않습니다.

 

방문객들은 대체로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메뉴들이 있고, 가격 대비 맛도 괜찮다’는 평을 합니다. 퇴근길 식사 혹은 한 잔 하러 들를 만한 곳을 고민할 때, 특색 있는 메뉴와 저렴한 가격은 고잉메리로 마음이 기우는 요인이 됩니다.

 

그 외에 매장 분위기와 고잉메리가 선별한 제품을 보는 재미도 고잉메리로 가야만 하는 이유가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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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편의점과 고잉메리의 또 다른 차이점은 브랜드별 섹션입니다. 옥토끼프로젝트의 공간이기 때문에 요괴라면, 개념만두 등이 소개되는 쇼룸의 역할을 하는 건 당연해 보입니다. 직접 제품을 맛보고 사갈 수 있도록 말이죠. 

 

런데 오뚜기, 스타부르, 서울의밤, 오클라 등 다른 브랜드에도 주목받을 수 있게(?) 공간을 내어줍니다. 의외의 행보는 방송사에 빗대면 광고를 파는 것과 비슷하다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청자가 광고를 보는 대신 TV를 공짜로 보는 것처럼, 고잉메리에서 소비자들이 타 브랜드를 접하는 대가로(?) 저렴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가성비를 유지하며 음식을 팔 수 이유가 여기 있어 보입니다.

 

기업 입장에선 고잉메리가 물건을 파는 하나의 채널일 뿐만 아니라 홍보 창구가 됩니다. ‘핫 플레이스’가 된 고잉메리에 오는 사람들에게 노출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또 한번 바이럴이 될 테니까요.

고잉메리 을지타워점

고잉메리와 나이스웨더는 ‘편의점’이라는 익숙한 겉모습을 하고 있지만, 기존 편의점과 차별화됩니다. 색다른 물건을 팔고 진열을 눈에 띄게 잘해놓아서가 아닙니다. 그랬다면 다른 곳에서도 금방 따라할 수 있었을 겁니다.

 

두 곳은 고객 관점에서 의미를 재정의하는 데서 시작해 각각 '문화 소비 공간'과 '융합가치 다면 플랫폼'을 목표로 만들었기에 기존에 보지 못한 새로운 공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인터비즈 박은애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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