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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포함 다 같이 먹는 점심, '힐링'일까 '근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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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팀장은 내향적인 성격이다. 모임을 즐기지 않다 보니 특별한 일이 없으면 팀 회식 자리를 만들지 않았다.

 

최근엔 코로나19 사태로 다수가 모이는 자리를 자제해 팀원들과 모일 기회가 거의 없었다. 이상하다거나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주변 팀장들이 건네는 말에 마음이 쓰인다.

"고 팀장, 너무 팀원들과
소통이 없는 거 아냐?
회사가 일만 하는 곳은 아닌데
그 팀은 너무 드라이해."

돌이켜보니 회의, 미팅, 성과 면담 등 공식적인 자리를 제외하고 팀원들과 따로 만난 적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그동안 소원했던 것 같아 팀원들과 친해지기 위해 다 같이 점심 식사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밥 한끼 같이 먹는다고 팀원들에 대해 잘 알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마음의 거리를 좁히면 친해질 기회도 있을 것 같았다.

 

주간회의자리에서 고 팀장은 팀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앞으로 점심은 우리 팀 다 같이 먹으면 어때요? 점심 약속 있으면 당연히 빠져도 돼요. 절대 의무 아니니 편하게 하자고요. 어때요?"

 

재빨리 팀원들의 표정을 살폈다. 특별히 싫은 내색을 하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근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


점심을 같이 먹기 시작한 이후,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

 

A 대리의 아이가 몇 살인지, B 사원이 최근 어디로 여행 갔는지 등 개인사나 각자의 대화 스타일, 취향과 성향 등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소화가 잘 되지 않았다. 밥을 먹으며 잔뜩 긴장을 한 탓이다.

 

식사 시간에 침묵이 흐르면 안 될 것 같아 대화가 끊기지 않게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려 노력하고, 혹여 팀원들의 이야기를 놓칠까 신경쓰다 보니 탈이 난 것이다.

 

오전 내내 바쁘게 일하다 점심 때에 정신적 에너지를 쏟고 오후 시간을 맞이하니 몸과 마음이 금세 지쳐버렸다.

 

"오늘 점심은 당신이 당번이야!"


힘들긴 해도 팀 분위기가 좋아진다면, 그 정도는 리더로서 감당해야 할 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연히 휴게실을 지나다 팀원들끼리 하는 이야기를 듣고 황당해졌다.

 

A팀원: 오늘 점심은 어떻게 할 거예요?

B팀원: 어제는 제가 팀장님과 밥 먹었잖아요. 오늘은 제발 따로 먹게 해주세요. A님이 오늘 당번인 거 아시죠?

A팀원: (가벼운 한숨 후) 네.

B팀원: 그럼 수고하세요.

그 순간 팀장과 밥을 먹는 게 의무와 수고로 느껴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점심시간만큼은 온전히 내 시간으로


일을 하다보면 점심 때 짬을 내 보고서를 쓰거나 오전에 못한 일들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외부 고객이나 회사 내 타 부서 담당자들과 점심 때 식사를 하며 업무 얘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점심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시간만큼은 본인이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오전 업무와 오후 업무 사이에 점심시간을 두는 이유가 다 있다.

 

기분 전환을 통해 오후 시간에 일할 에너지를 얻기 위함이다.

 

팀원 모두가 모여 먹는 점심은 휴식이 아니라 '근로'가 될 확률이 높다. 팀 성향에 따라 호불호는 갈리겠으나, 팀원 입장에서는 식사 시간에 오가는 업무 이야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때로 사이가 안 좋은 사람 옆에서 밥을 먹게 되기도 한다. 메뉴마저 팀장이나 팀원 다수결을 따라야 하니 점심시간을 기다릴 이유가 사라진다.


팀장도 편치는 않다. 누군가 소외된다 싶으면 말을 걸고, 팀원들 눈치도 살펴야 한다. 정신적으로 피로가 쌓이고, 금전적으로도 부담스럽다. 구내에서 먹는다 해도 식후 커피나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자치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점심 시간은 각자의 것이다. 팀원들이 점심에 원하는 방식으로 쉴 수 있게 배려해야 한다.

 

팀원들을 이끄느라 이래저래 지쳐있는 팀장 본인 스스로도, 점심시간 만큼은 홀로 쉬는 게 좋다. 상사, 부하직원과 정신적, 육체적으로 분리돼 잠시라도 온전히 쉴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팀장들을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자신의 성향과 팀 상황에 맞게 적절히 섞어 사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1안: 혼자 먹는다. 요즘 맛있는 샌드위치 가게가 많다. 출근할 때 사와 자리에서 여유롭게 먹는다.

 

식사를 하면서 혹은 식사 후에 영화를 보거나 동영상으로 공부를 해도 좋다.

 

오전에 팀원들에게 미리 "앞으로 혼자 먹을 테니 신경쓰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도 까먹지 말자. 안 그러면 자리에 앉아 있는 팀장 눈치 보느라 "같이 가시죠" 말을 건넨다.

 

2안: 동기 팀장들과 같이 먹는다. 비슷한 세대 동기들은 먹고 싶은 메뉴도 고민도 비슷하다.

 

다양한 부서에 흩어져 있는 동기들과 식사하며 회사 돌아가는 상황도 파악할 수 있다.

 

3안: 한 달에 1~2번 정도 미리 공지하고 팀원들과 함께 식사한다. 이 정도면 서로 부담이 없다.

 

이미 다 같이 식사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고, 큰 문제가 없다면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 다만 가끔씩은 팀원들끼리 식사할 기회를 주는 게 좋다.

 

"저희는 팀장님과 같이 가는 게 더 좋아요" "저흰 전혀 상관 없습니다"라고 말해도 깔끔하게 거절하자. 아무리 좋은 상사라도 상사다.

 

이 글을 읽는 팀장님은 실장, 본부장, 상무가 같이 밥 먹자고 하면 어떠한가? 이미 답은 나와 있다.

  

 

■ 필자 함규정 C&A Expert 대표, 성균관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 정리 인터비즈 박은애

 

미표기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함규정 박사는 지난 10년간 196개 기업의 임원과 팀장들을 코칭해 온 임원전담코치이자 리더십∙기업소통 전문가입니다. <팀장클럽> '감정탐구생활'에서 감정코칭 연재글을 더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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