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장비빨' 아빠들 공략하는 육아용품 시장

조회수 2020. 7. 13. 13: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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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는 커피를, 다른 한 손에는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아빠를 본 적이 있는가? 일명 '라떼파파(Latte papa)'로 불리는 이들은 육아에 매우 적극적이다. 평일 대낮에도 아이를 돌보거나 유모차를 끌고 나와 산책을 한다.


최근 2-3년 사이, 한국에서도 이러한 라떼파파가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10년 새 남성육아 휴직자 수는 44배나 늘었다.

육아휴직 5명 중 1명은 '남성'

2009년 남성 육아휴직제를 도입한 이래 10년 만에 남성 육아휴직자가 2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육아휴직자 5명 가운데 1명꼴인 셈이다.


맞벌이 가구의 증가와 공동육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과거에 비해 '육아대디'가 더 많아진 것이다. 이는 그간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육아의 책임이 남성에게도 차츰 분배된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꼭 육아휴직을 쓰지 않아도 남성들이 육아에 동참하는 추세다.

이러한 사회 변화에 발맞춰 남성 육아휴직 제도를 개편하는 기업도 있다. 롯데그룹은 2017년부터 전 계열사에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했다. 최소 한 달 이상의 육아휴직을 의무로 시행한다. 휴직 첫 달에는 정부 지원금과 통상임금의 차액을 회사에서 전액 지원한다. 남성 육아휴직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또한 사내에서는 남성 육아휴직 지침서 '처음 아빠'를 제작해 배포한다. 이 책에는 육아휴직을 다녀온 직원들의 수기와 육아 관련 정보가 담겨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남성 직원에게 출산휴가를 영업일 기준으로 유급휴가 10일 제공한다.

만만치 않은 육아에 '육아용품' 찾는 아빠들

육아용품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육아대디'를 잡기 위해서다. 먼저 사이즈가 다양해졌다.


육아 필수 아이템인 아기띠와 힙시트는 기존에 여성용 사이즈만 나왔지만 남성 체형과 허리둘레를 고려해 2XL 등 다양한 사이즈가 출시되고 있다.


퀴니 유모차는 상대적으로 키가 큰 남성들이 허리를 숙이지 않고 밀 수 있도록 유모차에 손잡이 높이 조절 기능을 추가했다.


약간의 변화로 남성들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육아대디들이 애용하는 제품이 됐다.


아빠들에게 인기있는 육아제품 중에는 육아에 서툴렀던 아빠들이 자신의 경험을 살려 만든 제품도 있다.


'더비보(The Beebo) 핸즈프리 젖병홀더'는 미국의 한 육아 초보 아빠가 제작한 제품이다. 책을 읽어줄 때 얌전해지는 아이를 보고 책과 젖병을 동시에 들 수 있는 홀더를 개발했다. 한 손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보다 편하고 안정감있는 수유가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베이비페어, 산모교실 등을 통해 소개되어 출산준비물, 신생아 선물로 많이 알려졌다.

'젯키즈 라이드박스'는 장거리 여행과 이동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파일럿 아빠가 만든 상품이다.


겉으로 보기엔 아동용 캐리어처럼 보이지만 하단에 바퀴가 달려있어 아이가 타고 갈 수 있는 승용 장난감도 된다. 박스 안은 캐리어로 사용할 수 있고 박스를 펼치면 침대로도 사용할 수 있다.

평소 남성들이 자주 찾는 브랜드 '툴레(THULE)'도 자사 제품의 특성을 적용한 육아용품을 내놨다. 원래 툴레는 자동차에 설치하는 캐리어와 캠핑용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다. 


남성들에게는 툴레의 장비들이 튼튼하다고 잘 알려져 있어, 이를 이용해 내구성을 강조하는 유모차를 출시했다. 아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육아대디들을 공략한 것이다.

한편, 아이와 함께 놀고 싶어 하는 아빠들은 '어린이 전동차, RC카(remote control car)'에 눈을 돌렸다. 아빠들은 RC카를 직접 개조하고 튜닝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 전동차를 타면서 놀 수 있다.


특히 해외의 유명 자동차 업체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인기 차량 모델의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해 제품을 출시해 아이 장난감이지만 퀄리티가 높다. 일부 아빠들은 동호회나 카페를 만들어 어린이 전동차 튜닝 팁을 공유하기도 한다.

주말, 휴일 등에는 아빠와 아이가 함께 '문화센터' 프로그램도 참여하기도 한다. 현대백화점은 2013년부터 골프, 캠핑, 미술, 요리 등 아빠와 아이가 함께하는 문화센터 강좌를 확대해갔다.


아예 이름부터 '아빠와 함께하는'이라는 문구를 넣어 아빠들이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다. 스포츠 클럽, 남성 전용 육아강좌는 신청 당일 마감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에선 2018년 여름 육아강좌 남성 수강생이 전년도에 비해 30% 늘었다고 밝혔다.

인터비즈 박은애 조정현 / 그래픽 김도윤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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