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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솔루트 병이 왜 광화문에서 나와..?" 회색 도시에 컬러풀 술병 심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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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보드카 브랜드 '앱솔루트'가 최근 한국에서 공개한 '아트 콜라보레이션(아트콜라보)'은 기존과 비교해 뭔가가 차이 난다.

​ 

기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전 아트콜라보는 앱솔루트가 지금의 명성을 얻는데 크게 일조했다. 굳이 장르로 따지자면 순수 예술에 가까운 작품들이었다.

 

그런데 6일 앱솔루트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 공개한 새 조형물(앱솔루트 에코 스트리트 아트)은 순수 예술을 뛰어넘어 그 안에 사회‧환경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관객을 수동적 관람자로 두지 않고, 그들이 각성(覺醒)하고 적극적 실천가로 변모하도록 예술로 자극한 것이다.

앱솔루트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주류 기업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장 투불 대표는 이번 아트콜라보의 의미를 짚으면서 "다른 브랜드도 이 같은 위대한 일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라고 독려하기까지 했다.


결국 앱솔루트가 근본적으로는 낭비와 향락의 속성을 띠는 주류(酒類)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얼핏 어울리지 않는 행보로도 보인다.

 

그간의 앱솔루트 행적을 따져봐도 이번 아트콜라보의 형식과 내용은 이례적이다. 이런 변화 속에 숨어있는 앱솔루트의 의도는 무엇일까.

'지속 가능한' 메시지를 품다


6일 서울 광화문에서 앱솔루트가 국내 1세대 그래피티 작가 제바(XEVA)와 아트 콜라보를 진행해 공개한 조형물 '더 브리딩 시티(The Breathing City)'.

출처앱솔루트 제공

이를 분석하기 위해선 먼저 '회색 도시'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채색인 회색은 언젠가부터 도시를 대표하는 색깔로 자리 잡았다.


이것이 한때 산업화와 고도성장기의 성과로 추앙 받던 때도 있었다. 도시를 살찌우는 기계의 호흡이자 맥박을 상징했던 시절이다.


사람들은 회색이 짙어지는 걸 두고 도시의 부가 커지는 것이라고도 봤다. 도시의 성장기(도시화 기간), 이 색깔 없는 색깔은 기계의 생명력이자 도시의 역동성을 증명하는 귀한 자산으로 대접받았다.

하지만 지금 회색은 죽음과 시듦을 형용하는 언어로 쓰인다. 구체적으로는 생명을 잉태하지 못하는 '삭막한 도시'를 대변하는 대명사로 활용되는 것이다.


매연과 미세먼지를 일컫는 단어로 도시인을 숨 막히게 하는 억압의 가해자로도 지목된다. 이에 예술가나 사회·환경 활동가는 여러 캠페인이나 작품을 통해 회색빛 이산화탄소로 가득 찬 도심의 썩은 허파를 새것으로 교체하려는 시도를 거듭해왔다.


이들은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의 지향점으로 '초록 도시'를 제안한다. 수풀과 그 위의 도시인이 함께 숨 쉬는 그런 도시를 그린 것이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우리, 점차 소멸되는 도시의 색을 살려내고 싶었습니다.”

-6일 그래피티 작가 제바

6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서울 마당에 등장한 조형물에는 그런 메시지가 담겨있다. 국내 1세대 그래피티 작가인 제바(XEVA)는 앱솔루트 아트콜라보 작품으로 '숨 쉬는 도시'를 이곳에서 일주일 간 제작한 뒤 이날 완성했다.


30일까지 전시되는 이 작품은 앱솔루트 특유의 병 외관에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운 푸른 하늘과 초록을 담아냈다. 도시 생활을 '무미건조함'으로 정의한 그는 "콘크리트 빌딩 속에 살아가는 우리 모습은 나에게 무채색과 같은 느낌이다"고 출품의 소회(所懷)를 밝혔다.


죽어있는 도심 속 회색빛 삶에 활기(색깔)를 불어넣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것이다.

6일 오전 마지막 페인트질을 하고 있는 제바 작가

그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결핍에서 비롯된 비장미(美)까지 느껴진다. 그의 초록빛 작품은 뒷 배경이 된 실제 회색빛 도심과 크게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 극적인 대조는 이를 감상하는 이들로 하여금 작품 속 세상을 갈망하게 만든다. 보여줌으로써 설득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도심을 덧칠한 회색빛을 걷어내는데 동참하라'라고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다.

이는 이 작품 뒷면을 통해 병 내부(?)로 들어가면 더 확연해진다. 미세 먼지를 줄여주는 친환경 특수 페인트인 '*에어라이트'가 칠해진 공병에 직접 페인팅을 할 수 있는 체험존을 마련해 놓았다.


공병 페인팅 체험을 통해 작품 속 세계를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의욕을 싹 틔운다. 관객에게 실천가로서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에어라이트는 친환경 페인트로 햇빛으로 음이온을 생성해 미세먼지를 제거해준다. 총면적 320제곱미터인 조형물 ‘앱솔루트 에코 스트리트 아트’에 사용된 에어라이트의 효과를 계산하면, 1년 동안 약 2만 대의 디젤 차량에서 발생되는 대기 오염 물질을 제거해준다는 결과가 나온다.

앱솔루트는 “앱솔루트 에코 스트리트 아트가 세워진 공간에서 맑은 공기를 경험, 획기적 기술과 창의적인 예술의 만남이 이뤄낸 앱솔루트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데이비드 캐머런 등 지금껏 앱솔루트의 투명 유리병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아름답고도 기발했던 명사(名士)들의 콜라보 작품들과 궤를 달리하는 지점이다.


기존 작품은 숭고미나 우아미 등 예술적 아름다움 그 자체에 집중하거나 여기에 작가의 재치를 더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실상 아트 콜라보라는 영역을 개척하며 앱솔루트가 스웨덴 내수 시장을 넘어 세계적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게 한 아름다움이다.

이번에는 그 아름다움을 그저 감상의 대상으로 놓는 것이 아니라 이를 메신저 삼아 사람들에게 사회‧환경적 가치를 환기시키고 있다.

친환경 페인트 에어라이트를 앱솔루트 빈 병에 색칠하는 장 투불 대표.

주류 회사가 왜?

"아트콜라보의 장르를 넘어서서 예술과 브랜드가 함께 현대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조형물은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설파하기 위해 에어라이트를 활용해 선보이는 앱솔루트 국내 캠페인의 신호탄 격인 작품이다. 앱솔루트가 한국에서 아트콜라보에 환경적 가치를 환기시키는 구체적인 메시지를 담아 작품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


장 투불 대표는 이번 아트콜라보가 앱솔루트의 다른 지사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에도 영감을 주고 환경 보호를 위한 활동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되길 희망했다.

'더 브리딩 시티' 내부 벽면에 관람객이 붙여놓은 포스트잇

출처인터비즈 ​

이번에 앱솔루트가 내놓은 메시지, 친환경(환경의 지속가능성)은 사실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떠나 모두가 따라야 할 이 시대의 이정표로 여겨진다.


자동차나 정유, 의류 등 업계를 불문하고 일단, 친환경에 반하는 브랜드는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환경이다. 그만큼 환경문제가 보편적이면서도 시급한 당면 과제로 떠올라서다.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ship)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브랜드가 가장 먼저 환경 문제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시민은 기업도 일반 시민처럼 지역사회를 비롯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그에 따른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는 개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연관된 개념으로 2002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언급되기 시작, 현재 '기업이 인간의 권리를 존중하고 사회복지와 인간 개발에 기여하는 사회적 윤리적 역할을 다할 수 있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앱솔루트의 아트콜라보는 나이키의 '그냥 해라(Just do it)' 캠페인과 코카콜라의 '콜라를 공유해라(share a coke)' 프로젝트 등과 함께 마케팅 분야에서 손꼽히는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오늘날 앱솔루트는 이를 윤리경영에 접목하는 기발한 도전을 시도했다. 서울 도심에 등장한 '숨 쉬는 도시'란 작품에 그 최신 동향이 담겼다.


아트콜라보의 새 장르를 재차 개척해가는 이 도전은 진정성 있는 CSR을 고민하는 국내 업체에게도 새 영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인터비즈 김재형 기자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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