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쓰면 돈을 번다?..'법도 못 막는' 무자본 창업 폐해

조회수 2020. 7. 9. 13: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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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월급쟁이의 삶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사세요.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해하면 노예처럼 일하지 않아도 됩니다. 누구나 무자본으로 시작해서 한달 1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벌 수 있습니다.

-무자본창업, 디지털노마드, 1인기업 강의 상세페이지 내용 중 발췌-

최근 수년간 성인교육 시장이 핫하다. 온라인 동영상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은 설립 2년차(2019년)만에 120억원 투자를 유치했고, 누적 방문자 수 850만 명, '크리에이터' 총수익 180억원을 돌파했다.


재능공유 플랫폼 '탈잉' 또한 2019년에 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탈잉에서는 2만 명 이상의 '튜터'들이 온오프라인 강의를 한다.

성인들은 어떤 강의에 가장 관심이 있을까? '인기있는 강의'들의 공통점을 분석하기 위해 클래스101에서 TOP 5를 추렸다. 성인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강의 컨텐츠를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평범한 사람도, 누구나 쉽게, 무자본으로 시작해서 자유로운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TOP 5의 상세페이지를 읽으며 여러가지 의문점이 동시에 들었다. 강사들의 말처럼 돈을 버는 것이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일이라면 왜 수많은 사람들이 돈 때문에 고민하면서 살고 있을까.


이들의 말대로 누구나 돈을 많이 벌고 경제적, 시간적 자유를 누리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제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이다. 사실 클래스101, 탈잉 등의 성인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 떠오르기 전에도 이와 '비슷한 형태'의 오프라인 강의들은 존재해 왔다.


그리고 이런 강의를 접한 수강생 중 '경제적, 시간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이들이 꽤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실 관계 파악을 위해 해당 교육업체 두 곳에 직접 연락했다. 한 곳은 연결되지 않았다. 다른 한 곳은 '우리 말고도 비슷한 곳이 많다'며 사실상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돈은 돌려받을 수 있을까. 법률 자문도 거쳤다. 수강생이 강의를 끝까지 들었을 경우, 환불은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밥을 다 먹은 다음 '맛이 없었다'는 이유로 환불을 요청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수강생들은 반드시 '강의를 신청하기 전'에 미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 놓아야 한다.

* 취재진이 가장 경계한 것은 고정관념이다. '땀흘려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버는 것이 정직하다' 거나 '쉽고 편하게 돈을 버는 사람들은 다 사기꾼' 이란 명제는 모두가 납득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분명 있어서다. 온라인-모바일 기반의 새 비즈니스 모델들이 오늘도 속속 태어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강의료만 4700만원 썼다..." 성공해서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책을 써야 성공한다?

수강생 몇 명의 주장으로 수많은 강사들의 강의들을 일반화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사람도, 누구나 쉽게, 무자본으로 시작해서 자유로운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라고 말하는 강의들을 '비슷한 형태'의 강의라고 굳이 묶어서 말하는 이유가 있다.

퍼스널브랜딩, 1인기업, 무자본창업, 디지털노마드, 책쓰기, 블로그/카페 마케팅, 유튜브,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마케팅, 제휴마케팅, 스마트스토어, 구매대행, 홈페이지 제작, 구글 애드센스 등의 주제로 진행하는 강의들의 마케팅 문구와 교육 방식, 커리큘럼이 놀랍도록 유사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2010년부터 있어왔던 이러한 컨셉(무자본창업, 디지털노마드, 1인기업 등)의 강의들은 얼마나 많은 성공사례를 배출했을까? 강사들의 말처럼 '평범했던 수강생들'은 경제적, 시간적 자유를 얻었을까? 월 수백, 수천만 원 이상의 수익을 얻는 수강생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온라인 리뷰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 수강생들을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출처: A, B씨가 수강한 책쓰기 업체(한책협) 카페

지난 6월 22일, 강남역 근처의 한 카페에서 현재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이자 4권의 책을 낸 작가 A씨를 만났다. A씨는 첫 책을 출간하기 전 2016년 7월, 950만원을 내고 책쓰기 교육업체(한책협)의 강의를 신청했다.

강의를 신청했을 당시의 A씨는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고, 가장 빨리 성공하는 방법은 책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관점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책을 쓴 저자였다.


인터넷에 책쓰기를 검색하니 가장 상단에 한 책쓰기 교육업체가 나왔다. 해당 교육업체의 강사는 200권 이상의 책을 출간한 사람이었다.

책쓰기 업체의 네이버 카페에 들어가서 천천히 살펴보던 중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친했던 지인이 그곳에서 교육을 듣고 책 출간을 앞두고 있다는 글을 보게 됐다.


A씨의 기억으로 그 지인은 특별한 전문성이 있거나 대단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출간한다고 했다.

들뜬 마음으로 강의를 신청하기 전, 지인에게 연락을 했다. 책쓰기 강의에 대해 물었다. 지인은 "여기에서 내 인생이 바뀌었다. 꼭 추천한다" 라고 말했다.


950만원은 큰 금액이었지만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깝지 않았다. A씨는 지인과의 통화 이후 바로 수강을 신청했다.

강의는 어땠냐는 질문에 A씨는 "수업 자체가 뭔가를 많이 알려주는 느낌이 아니었다. 거의 천 만원을 냈는데 알려주는 게 거의 없었다. 돈을 냈기 때문에 어떻게든 결과를 내야한다는 생각으로 죽어라 글을 썼다.


나는 7주 교육을 다 듣기도 전인 5주만에 책 분량을 다 쓰고 출간 계약을 했다.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교육 내용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다. 돈을 냈기 때문에 내 스스로 죽어라 쓴 결과다"라고 답했다.


A씨에게 '여기에서 내 인생이 바뀌었다. 꼭 추천한다' 라고 말했던 지인은 이후에 알고 보니 책쓰기 업체의 코치로 일하고 있었다.

A씨가 5주만에 책 분량을 다 쓰고 출간계약까지 성사시킨 것은 분명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책쓰기 업체 대표인 김태광 작가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A씨에게 끊임없이 전화를 걸어 카페에 강의 후기를 쓰라고 요청했다. 김 씨의 요구는 점점 과해졌다. 부탁이 아닌 강요에 가까웠다.

결국 A씨는 6주차 수업에 불참했다. 더 이상 강의를 들으러 가봤자 의미가 없고 괜히 부담만 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후에도 A씨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고 다그쳤다. A씨는 결국 강의장에 나가 김 씨와 사진을 찍었다.


A씨는 그때를 회상하며 말했다. "그쪽에서는 내 이야기와 사진을 엄청나게 활용했다. 5주만에 책을 계약한 것은 다 본인이 잘 가르친 덕이라면서"

책쓰기 업체의 카페에 들어가보니, '성공해서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책을 써야 성공한다' 라는 문구가 곳곳에 적혀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첫 책을 낸 것이 정말 A씨의 인생에 도움이 됐는지 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책을 쓰면 성공한다는 건 망상, 몽상에 가까운 것 같다. 뚜렷한 사업 아이템이 있거나 이미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책을 내면 좋은 결과를 낳겠지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책쓰기 강의를 듣고 '성공하는 방법', '부자가 되는 방법' 책을 쓴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인생이 바뀌는 것은 절대 아니다.

-책쓰기 업체 수강생 A씨(30대 남성)-

A씨는 인터뷰 내내 "책을 쓰는 것과 전문성이 있는 것은 완전히 별개이며, 실력이 없는 상태에서 책쓰는 기술만 배워서 책을 내는 것은 위험하다."고 연이어 강조했다.

A씨는 책쓰기 업체에서 950만원 상당의 '책쓰기 과정'만 들은 경우였다. 그러나 해당 업체(한책협)의 교육 프로그램은 '책쓰기 과정' 뿐만이 아니다.


6월 22일 오후, 서울대입구역 근처 카페에서 책쓰기 업체의 강의를 거의 다 들어본 B씨(40대 남성)를 만났다.

B씨는 A씨와 같은 책쓰기 업체에서 책쓰기, 1인창업과정, 공동저서 5꼭지 과정, 블로그 마케팅 과정, 주식투자, 원데이 강연수업, 유튜브 마케팅 과정, 1:1 목차 과외, 부동산투자 과정 등을 포함하여 *약 4700만원을 썼다.

* B씨가 공개한 책쓰기 업체와의 계약서를 확인하고, 각각의 금액을 합산했다. 책쓰기(950만원), 하루만에 끝내는 1인창업 교육(330만원), 1꼭지 공동저서 과정(77만원 X 2, 44만원 X 2 , 22만원), 5꼭지 공동저서 과정(679만원 X 2), 블로그마케팅 교육(370만원), 주식투자 교육(220만원), 강연교육(110만원), 유튜브 마케팅 교육(120만원), 네이버 카페 교육(242만원), 1:1 목차과외(375만원), 부동산투자 교육(330만원)

마케팅과 책쓰기는 B씨가 계속 생각해왔던 것들이었다. 심사숙고 끝에 강의를 신청했다. 전혀 모르던 세상이 펼쳐졌다.


처음에는 신기하고 배우는 게 많다고 느껴졌지만, 알면 알 수록 실질적인 내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써서 비즈니스와 연결시켜야 한다는 뜬구름 잡는 말만 할 뿐,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B씨는 오래전부터 블로그를 운영해왔고 글을 오랫동안 써본 경험이 있었다. 때문에 책을 쓰는 것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B씨는 A씨와 마찬가지로 7주의 교육과정이 끝나기도 전에 책 한권 분량을 다 쓰고 *기획출간 계약에 성공했다. 다행이었다. 책 분량을 다 쓰고도 기획출간 계약에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김 씨가 소유하고 있는 출판사에서 책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려면 강의료에 덧붙여 1000만원을 더 지불해야 했다. B씨는 다른 출판사와 계약을 했기 때문에 1000만원을 아낀 셈이다.

* 출판은 보통 기획출판과 자비출판으로 나뉘어진다. 일반적으로 기획출판의 경우 출판사에서 출판에 소요되는 대부분의 비용(책 제작, 유통, 마케팅 등)을 지불한다. 자비출판의 경우 계약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책의 저자가 출판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두 달의 우여곡절 끝에 책이 출간됐다. 김 씨는 분명 책을 내면 성공할 수 있고, 인생이 바뀐다고 말했지만 책 출간 이후에도 B씨의 인생에 변화는 없었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책쓰기 업체의 또 다른 강의들을 계속해서 들었다. 강의를 들으면 들을수록 무언가 계속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다른 강의를 들으면 그 부족한 느낌을 채워줄 것 같았고, 그래서 멈출 수 없었다.

B씨의 주장에 따르면, 수백만 원의 강의를 신청하고 들었는데 제대로 배울만한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누가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있다' 라는 사례들만 나열할 뿐이었다. '어떻게 해야 한다'는 방법은 없었다. 

출처: '6TUBE' 유튜브 채널

지난 6월 5일, 유튜버 '6TUBE'는 '김도사 김태광, 김새해, 책쓰기가 답이다, 연봉 수억을 버는 책 출판 작가들의 실체'를 올렸다.


영상에서는 '김태광 작가의 표절(뉴스타파)', '환불 불가(MBC)' 등의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온라인 포털사이트(네이버, 다음 등)에 검색을 해도 이러한 내용의 기사와 글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렇게 크게 논란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사나 투고들이 많아야 하는데 검색을 해보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굉장히 소름이 돋았는데요. 그건 김태광씨가 치밀하게 대응해왔기 때문이었습니다. 블로그 글들이 게시중단되고, 다시 올려도 중단되고, 네이버와 다음에 투고되는 관련 내용들은 모두 사라졌다고 해요."

6UTBE가 말했듯이 네이버와 다음에는 관련 내용의 기사와 글이 없었다. 구글에서는 '한책협'을 검색했을 때 관련 기사와 글 3개가 나왔다. 

구글에서 '한책협' 검색 시 나오는 기사와 글

이 중 '나는 왜 한책협 김태광씨와 이러고 있는가'라는 글 일부를 발췌했다.

석 달 전 일이다. 뉴스타파에서 한책협 김태광 작가에 대한 기사를 내보냈다. 그 기사를 보고 내 생각을 블로그에 적었다. 며칠 뒤, 내가 쓴 글이 명예훼손이라는 사유로 게시가 중단되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다. 그 뒤로도 수차례 게시가 중단되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글을 써서 올리면 다음날 게시가 중단되고, 다른 글을 써서 올리면 또 게시가 중단되고 있다.

블로그 글 제목 - '나는 왜 한책협 김태광씨와 이러고 있는가' 중 발췌

이번에는 '6TUBE' 채널 영상의 댓글을 확인했다. 수강생 A, B씨의 주장과 비슷한 댓글들이 보였다.


책 쓰기 수업 900내고 들어가면 원고쓰는 법 배워야 한다고 300 추가, 잘나가는 제자들처럼 만들어주겠다해서 마케팅 배워야 한다 추가 500, 공저해서 책 같이 내자 600, 그리고 본인의 책 100, 200 짜리 안사는 사람들은 쓰레기로 만들죠. 마지막이 하이라이트 인데 원고 다 쓴 사람들 불러서 본인 출판사에서 책 내라. 본인이 책임지고 팔아주겠다고 하고 또 600인가 요구합니다.

그리고 책 나오고 나면 이제 언제 그랬냐는듯 모르는 사람 취급합니다. 거기서 잘나간다고 홍보하는 사람들 전부 원래 잘나가던 사람들이 가서 책쓰는거지 무슨 자기가 성공시켜준것 마냥 말하죠. 거기 카페에 있는 글들, 다 거기 스탭들이 그렇게 쓰게 만드는겁니다.

유튜버 '6TUBE' <김도사 김태광, 김새해, 책쓰기가 답이다, 연봉 수억을 버는 책 출판 작가들의 실체> 영상의 댓글

취재내용과 관련된 직접적인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한책협 측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네이버 카페에 공개되어 있는 한책협의 코치인 김이슬 작가와 처음으로 연락이 닿았다.


기자임을 밝히고 "취재 내용에 대한 한책협의 입장을 듣고 싶다. 김태광 대표와 직접 인터뷰가 가능한가' 물었다.

개인 연락처를 알려줄 수는 없지만, 질문 내용을 전달해주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후 이메일 주소를 받아 질문을 했다.


'수강생들의 진술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와,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김태광 대표가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등을 물었다. 아래는 한책협 측의 1차 답변 중에서 핵심 내용을 추린 것이다.

"한책협 출신자들 가운데 책을 써서 책만 읽던 독자의 삶에서 책을 출간하는 작가의 삶을 살게 되고 부모와 가족, 지인들에게 인정 받는 것을 넘어 꿈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마인드 변화, 코칭과 강연, TV 출연 등의 다양한 기회를 누림으로써 불만보다 감사함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한책협 카페에 가입해서 여러 후기들만 봐도 한책협에서 배워서 삶이 달라졌다는 내용들이 차고 넘칩니다."

"사실관계 확인 없이 허위 사실로 일방적 편파적인 기사 보도 시 법적으로 엄정하게 대응하겠습니다."

- 한책협 측 1차 답변 중 -

'한책협 수료생 중 TV를 출연한 사람이 있다', ‘한책협 수료생 중 부자가 된 사람이 있다’ 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한책협 강의를 듣긴 했지만, 이와 무관하게 다른 어떠한 사유로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관관계가 아니라 인과관계를 확인하고자 했다.

1차 답변에서는 요청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오지 않았다. 사실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시 메일을 보냈다.


한책협 측에서 주장했던 '감사함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구체적인 사례와 연락처, 앞선 취재내용(A, B 씨의 주장)에 대한 사실여부를 재차 물었다. 2차 답변이 왔다.

"제보한 취재원들은 기사 내용에 수료생 A, B 이니셜로 처리가 되고, 한책협에서 잘 배워서 감사한 마음으로 잘 하고 있는 수료생들은 실명과 하고 있는 직업 등이 그대로 기사에 실리는지 여부 정확하게 알고 싶습니다. 우리 쪽에서 알려드린 수료생들만 실명 등으로 나간다면 그 분들의 생업에 지장이 생길 뿐 아니라 한쪽으로 치우친 편파적이어서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습니다."

"고가 비용을 받고 책쓰기 코칭하는 곳이 한책협 외에 수십 군데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책협만을 타깃으로 취재하는지 여부도 명확하게 알고 싶습니다. 다른 책쓰기 코치들은 본인이 쓴 책도 적게는 1~2권 쓰고 실력도 없이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 한책협 측 2차 답변 중 -

2차 답변에서도 사실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오지 않았다. 한책협 측은 잘 배워서 감사한 마음으로 잘 하고 있는 수료생들의 실명과 직업이 그대로 실리면 생업에 지장이 생길 뿐 아니라 편파적이기 때문에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고가 비용을 받고 책쓰기 코칭하는 곳이 한책협 외에 수십 군데가 있다'며 억울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400만원짜리 '인생상담' 등 교육에 1억 가까이 썼지만... "자격증 시험 준비 중"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 세계에 빠져들어서 진짜 다해봤다. 책, 마케팅, 카페, 유튜브, 경매/부동산, 구글 애드센스, 텐핑... 정말 다 배워서 해봤다. 근데 써먹을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내 느낌이지만, 모든 강사들이 결정적인 방법을 안 알려준다. 어느 정도 관심있으면 다 한 번씩 들어봤을 법한 말들? 이런 말들만 한다. 결정적인 노하우는 숨기는 것 같다. 아니면 본인들도 모르거나... 아무리 열심히 해도 중간에 벽에 가로막힐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책쓰기 업체 수강생 B씨(40대 남성)-

B씨는 책쓰기 업체(한책협)에서만 4700만원을 썼다. 아무런 인생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미 너무 많은 돈과 시간을 썼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방법을 찾았다.


구글 애드센스, 텐핑(제휴마케팅), 네이버 카페 마케팅 교육 등 '진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다른 강의들을 들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책쓰기 업체 이후에도 5천만원이 넘는 돈을 썼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는 유명 유튜버에게 400만원을 내고 1:1 컨설팅을 받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된 것은 없었다. 돈 버는 방법과 마케팅에 대해 알려주겠다던 유명 유튜버의 강의는 '인생상담'에 그쳤다.


사실상 "유튜브를 시작하세요"라는 말이 전부였다. 또 다른 강의에서는 티스토리 블로그를 통해 애드센스 광고수입을 얻는 방법도 배웠다.


애드센스 광고는 3000자 이상의 글을 100일 동안 매일 써야 광고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100일 간의 피나는 노력 끝에 승인이 났다. 그러나 하루에 천원씩 들어오는 것이 전부였다. 도저히 지속할 수가 없었다.

40대 후반인 B씨는 현재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이다. 고민이 많을 거라 생각됐다. 수천만 원의 강의료는 어떻게 마련했냐 묻는 질문에 B씨는 "사고가 나기 전 회사생활하면서 모아놓은 돈이다. 원래 서울에 살고 있었는데, 서울에 있는 집을 정리하고 수도권으로 이사했다. 정리하고 남은 돈을 다 썼다. 통장에 있던 돈도 거의 다 긁어서 썼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지 물었다. B씨는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 위해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었다.

"당연히 고민이 엄청 많다. 근데 고민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니까... 계속 방법을 찾고 있다. 지금은 안정적인 수입을 갖기 위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550만 원짜리 쓰레기 강의"... 마케팅 초보들에게 '*최적화카페' 5500만 원에 팔아

* 최적화카페란, 네이버 아이디로 카페에 글을 올렸을 때 검색 상단 노출이 잘 되는 카페를 말한다. 네이버 카페는 매니저(카페 운영자)의 양도가 가능하므로, 시중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B씨는 책쓰기 교육업체에서 나온 이후 다른 업체(일기공)에서 네이버 카페 마케팅 교육을 들었다. 책쓰기 업체에서 네이버 카페 교육을 들었을 때, 카페 마케팅의 중요성을 깨달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색 끝에 네이버 카페 마케팅 강의를 신청했다. 강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동안 진행됐다. 수십 명이 같이 듣는 단체 강의였다. 이 강의는 제대로 된 방법을 알려줬을까? B씨는 이렇게 말했다.

"카페 운영하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해서 갔는데, 하루 4시간씩 100일 동안 노가다를 하라고 시켰다. 도저히 사람이 할 수가 없는 수준이었다. 시키는 대로 해봤지만 하루 4시간으로는 택도 없었다."

현재 마케팅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C씨(30대 남성) 또한 2019년 6월에 B씨와 동일한 업체에서 네이버 카페 마케팅 교육을 들었다. 대구에 거주하고 있는 C씨와 유선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C씨는 마케팅 공부를 하던 중 네이버 카페 수익화 및 유통에 대한 부분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서점에서 알게 된 책을 통해 네이버 카페 마케팅 교육을 알게 됐다. 강의에 관심이 있어 상담을 신청했다. 상담을 해주는 사람에게 '유통 트래픽 발생시키는 방법', '실제 유통으로 소득을 발생시키고 있는 수강생이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지 물었다. 상담사는 강의를 들으면 당연히 알 수 있다고 했다. C씨는 상담 후 강의를 신청했다. 강의료는 550만원이었다.

강의 1교시를 듣자마자 전혀 아무 내용도 없는 쓰레기 강의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무료강의 수준의 내용이었다. 재수강하는 수강생들에게 현재 카페를 어떻게 키우고 있으며 유통으로 어떻게 수익이 나는지 물어보니 진행되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카페를 어떻게 세팅해서 키워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내용도 없었고 본인이 책을 쓴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돈만 내면 다 써준다는 말을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네이버 카페 교육업체 수강생 C씨(30대 남성)-

강의장에는 재수강자들을 포함하여 50명 정도의 수강생이 있었다. 강의는 C씨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강의 내용은 최악이었으며, 배울만한 내용이 전혀 없었다.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마케팅에 대해 잘 모르는 생초보들이었다. 그의 옆에는 마케팅 회사에서 잠깐 일했던 사람이 앉아있었는데, 표정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강의 내용도 최악이었지만 더 심각한 것은 따로 있었다. 업체는 아무것도 모르는 마케팅 초보자(수강생)들에게 다 죽어가는 카페를 시세의 10~20배 이상에 판매하고 있었다. 아래는 C씨의 말이다.

"사실 네이버 카페가 정확한 금액은 없지만 시중에서 거래되는 최적화카페의 일반적인 시세가 있다. 그들은 순진한 초보들한테 '이 카페를 사서 사용하면 월 수익이 ~~정도 나온다'는 식으로 사기를 친다. 그렇게 100만원짜리를 2000만원, 300~400만원짜리를 5000만원에 팔고 있다."

C씨는 해당 카페의 강의후기 카테고리에 강의 내용이 별로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여러 명이 아이디를 바꿔가면서 '강의 내용이 너무 좋았고, 지금 수억을 벌고 있다'는 말도 안되는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돈을 번 증거자료를 보여달라고 하면 계속 똑같은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취재내용(최적화 카페 판매 및 강의 내용의 부실함)과 관련된 네이버 카페마케팅 교육업체(일기공)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네이버 카페에 공개되어있는 김철용 총괄팀장의 연락처와, 일기공 공식 상담 연락처로 연락을 시도했다.


3일에 거쳐 9번의 전화 통화와 문자, 카카오톡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답을 들을 수 없었다. 공식 카카오톡 상담 채널을 통해 문의 했을 때에는 글을 읽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여전히 답은 오지 않았다. 

'평범한 사람들'을 속이는 과도한 마케팅...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 없다

정보와 지식의 가치는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높게 측정될 수 있다. 세계적인 투자자이자 기업가인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는 약 55억 원에 낙찰됐다.


무일푼에서 시작해 자수성가로 백만장자가 된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1회 강연료가 8억에 달한다고 알려져있다.

강연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도 시간당 500만원, 1000만원 이상을 받는 스타강사들이 많다. 사람들은 이들의 강연료가 높은 것에 대해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 인지도가 있고, 공신력이 있으며, 전문성을 인정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즉,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와 지식은 그만한 가치로 마땅히 인정받는 것이다.

출처: 클래스101 홈페이지

전문가로 인정받는 사람들이 초청을 받아 강의를 하게 되는 경우 각 기관, 기업, 단체의 교육 담당자가 강사의 컨텐츠를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교육 담당자는 강사의 평판, 전문성, 강의실력, 시장가격 등 여러가지 요소를 감안하여 강의료를 측정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떠오른 클래스101, 탈잉 등의 성인 교육 플랫폼은 이전의 강의 생태계와 전혀 다른 형태로 운영된다.


클래스101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리에이터들의 강의를 대신 광고해주고, 강의 수익을 크리에이터와 플랫폼이 쉐어하는 형태다. 일반인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어 강의를 런칭할 수 있다.


클래스101에 따르면 인지도, 강의 경험, 전문성은 크리에이터 제한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한 조건은 단 하나, '리워드' 수요 조사단계만 통과하면 된다.

리워드란 크리에이터의 강의를 대신 광고해주고 해당 강의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하는 것이다. 리워드 과정에서 사람들의 수요가 입증되면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강의를 런칭할 수 있다. '재능공유 플랫폼'이라는 단어 그대로 콘텐츠(재능)만 있다면 누구나 강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들을 통해 소비자들은 배울 수 있는 콘텐츠 선택권이 더 넓어지고, 크리에이터들은 실력만 있으면 바로 강사로 데뷔할 수 있다. 윈윈(WIN-WIN)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이 있다. '강의'라는 무형의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허위, 과장 마케팅이다.


강의를 런칭해서 돈은 벌고 싶지만 실력과 경험, 전문성이 없는 크리에이터들은 과장, 허위 문구를 무분별하게 쓴다. 리워드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 사람들이 혹할만한 카피라이팅, 상세페이지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이런 과장, 허위 마케팅을 구분할 수 있을까? B씨는 "이 세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정말 분별하기가 어렵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가 책쓰기 업체(한책협)의 강의들을 듣고 나서도 네이버 카페 마케팅 업체(일기공)의 강의를 수강한 이유다. 온라인에 적혀있는 글(강의 커리큘럼 등이 적혀있는 상세페이지, 강사의 칼럼, 수강생 후기 등)만으로는 강의의 실제 내용과 강사의 전문성을 예측하기 어렵다.

전문가를 통해 이에 대한 법적인 보호책이 있는지 알아봤다. 과장, 허위 마케팅으로 강의를 수강한 사람들은 교육업체에 환불을 요구할 수 있을까?

박상철 법무법인 승운 대표변호사에 따르면, '강의의 퀄리티' 자체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강의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이다. 따라서 강의를 다 듣고 난 뒤 내용이 불만족스럽다는 주관적인 이유로 환불을 받기는 어렵다.

하루짜리 강의를 끝까지 다 들은 경우는 환불을 받기 어렵다. 서비스를 이미 다 받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강의를 다 듣고 나서 환불을 해달라는 것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맛이 없으니까 돈을 돌려달라는 것과 같다. 법적으로 모든 재화는 동일하게 본다. 대신에 만약 1회 강의가 아니라 몇 회짜리 강의를 진행한다고 하면, 1~2회 강의를 들었을 때 나머지 강의를 취소하고 부분적으로 환불 받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강의를 끝까지 다 듣고 나서 환불을 요청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받기 어렵고, 소송을 할 때에도 그 근거를 입증하기 어렵다.

- 법무법인 승운 박상철 대표변호사 -

박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시세가 100만원인 네이버 카페를 5000만원에 구매한 경우에도 소비자는 환불을 요청하거나 거래를 취소할 수 없다.

토지를 샀다고 예를 들자. 1억을 주고 샀는데 실제 가치가 3천만원이다.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시세보다 7천만원 비싸게 샀으니 사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구매 전에 시세를 판단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떤 물건을 구매할 때는 반드시 구매자의 책임이 따른다. 파는 사람이 1억에 팔겠다고 해서 반드시 1억에 사야할 이유는 없다. 따라서 비싸게 판매한 사람의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

- 법무법인 승운 박상철 대표변호사 -

법적으로, 자신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강의에 몇 천만 원을 쓰거나 시세 100만원 짜리의 네이버 카페를 5000만원에 구매한 경우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결제한 소비자의 책임이다. 판매자는 환불해줘야 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수강생들은 아무리 억울한 상황이 생겨도 소송을 진행하지 못하고, 무리해서 진행하더라도 결국 승소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역으로 고소를 당해 난처해지는 상황을 겪을 수 있다.

수강생 몰려드는 '월 1000만원 버는 방법 알려드립니다' 강의들...

출처: 클래스 101 홈페이지
'지금, 인기 TOP 10'

클래스101 홈페이지 메인에 있는 '지금, 인기 TOP 10(6.23 13:06 기준)' 1~4위는 유튜버 신사임당의 스마트스토어 강의를 포함한 부업/창업/재테크 카테고리 3개, 유튜버이자 작가인 김유라 씨의 '부자 프로젝트'다.

'김유라 부자 프로젝트'의 상세페이지에 따르면 강의 커리큘럼은 크게 '유투브', '책쓰기', '강의하기', '부동산 재테크'로 구분된다. 자기계발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긴 하지만 부업/창업/재테크와 큰 차이가 없다.

'지금, 인기 TOP 10'이 수시로 변경된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이번에는 부업/창업/재테크와 자기계발을 아우르는 '커리어' 부문의 강의 전체를 들여다보았다. '커리어' 부문에서 사람들이 가장 관심있어하는 강의 주제는 무엇일까.


출처: 클래스 101 홈페이지

모든 강의마다 나와있는 좋아요(♥) 개수가 반드시 강의 수요를 100% 대변해준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대략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은 파악해볼 수 있다.

1. 유튜버 신사임당 - 스마트스토어로 월 100만원 만들기, 평범한 사람이 돈을 만드는 비법(♥ 17929개)

2. 리뷰요정 리남 - 블로그로 하루 2시간 투자해서 직장인만큼 수익내기!(♥ 8806개)

3. 노마드 그레이쓰 - 나만의 취미로 돈 버는 방법, 디지털 파일 판매의 모든 것!(♥ 8065개)

4. 유튜버 자청 - 15만 유튜버 자청의 자동수익 월 1,000만원 만드는 법(♥ 6126개)

5. 로꾸미 - 월급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아마존/이베이 입문(♥ 5990개)

출처 클래스101(6월 22일 기준)

6월 22일, 클래스101 '커리어' 부문에서 사람들에게 ♥를 가장 많이 받은 TOP 5를 추출했다. 이를 세부적으로 나누면 스마트스토어, 블로그, 디지털 파일 판매, 무자본창업, 아마존/이베이 사업이다. 이 5가지에는 여러 방면의 유사점이 있다.

고정적인 지출이나 많은 인력이 필요없는 '온라인 1인 창업'이다. 특히 블로그, 디지털 파일 판매, 무자본창업은 초기 투자금이 0원에 가깝다. 또한 '노마드 그레이쓰'를 제외한 4명의 크리에이터들은 모두 *유튜브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이다.

TOP 5 각 강의의 상세페이지와 광고에 노출되는 카피라이팅을 확인했다. 이 강의들이 어떤 대상을 타겟으로 삼고 있는지, 어떤 내용을 어필하는지 분석하기 위해서다.


이들의 상세페이지와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광고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문구들을 살펴보자.

* 유튜브 구독자 수(6월 24일 기준) : '신사임당' 구독자 80.7만 명, '리뷰요정 리남' 구독자 5.47만 명, ' 라이프해커 자청' + '책사꾼(자청과 동일인물)' 구독자 15.9만 명+2.54만 명, '로꾸미' 구독자 6.5천 명

'저는 평범한 직장인일 뿐이었습니다. 제 인생은 스마트스토어를 시작하고 난 뒤 180도 바뀌었습니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SNS의 유명인사가 아니어도, 수백만 원을 들여 전문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평범한 육아맘이, 집에서 노트북 하나로 직장인 부럽지 않은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열정만 있으시다면 바로 시작하실 수 있어요! 저도 두 아이를 육아하면서 큰 어려움 없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하실 수 있어요'

'2개월 안에 월 1000만원의 순수익을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장사를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월 1000만원에 가까운 소득을 올렸습니다.', '편집과 자막 없이 방구석에서 대충 해도 월 300만 원 이상 벌 수 있다면 해보시겠어요?', '저는 하루 2시간씩 투자해서 8개월차에 직장인 만큼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930만원이 넘는 수익을 만들고 있고요'

'인쇄, 배송, 재고관리 등 필요 없이 진행할 수 있는 디지털 파일 판매, 이보다 더 좋은 부업이 있을까요? 취미로 수익 창출을 한다는 꿈같은 일. 그 꿈을 현실로 이뤄드립니다', '은행에 다닐 땐 매일 12시간씩 일하고 한 달에 160만 원을 벌었습니다. 지금은 방학 때마다 온가족이 해외 한 달 살기를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은 마음껏 하고 있어요. 남편은 2년째 육아휴직을 하면서 같이 여행 다니면서 쉬고 있습니다. 굳이 애쓰면서 쉬지 않고 일하며 살 필요가 없으니까요', '저는 33살까지 총 8개의 무자본 창업을 하였고, 이제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제적 자유를 얻어 자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이 강의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아래의 3가지로 정리된다. 

1. 직장인, 육아맘 등 '평범한 사람도 누구나 쉽게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창업이 가능하다.

2. 강사 본인은 '이 방법'을 알고 나서 경제적, 시간적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삶이 180도 바뀌었다.

3. '이 방법'을 배우면 나처럼 자유로운 부자가 될 수 있다.

"편하고 쉽게 누구나 성공하는 방법은 없다"... 세상의 이치를 우습게 봤다간 큰코 다쳐

빨리 성공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서서 세상의 이치를 간과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성급하고 멍청했다. 편하고 쉽게 성공하는 방법이 어딨겠나... 그런건 없다.

-책쓰기 업체 수강생 A씨(30대 남성)-

성인 교육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입시와 취업 이후에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은 성장욕구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의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 더 성장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건강한 본능이다. 그러나 이를 악의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신호 이면의 부작용 또한 같이 살펴봐야 한다.

성인 교육 시장이 커지고 온라인 마케팅이 많아지면서 허위, 과장 마케팅들이 늘어나고 있다. 성인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강의 커리큘럼은 '편하고 쉽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많은 돈을 버는 방법'이다. 크리에이터들은 이러한 사람들의 니즈에 맞춰 더 유혹적으로 글을 쓰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한다. 일반인들이 온라인 마케팅의 내용의 진위여부를 파악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자리를 잡고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노하우가 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성공하고 부자가 됐다고 해서 스승이 될만한 인성을 갖춘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스승의 자세를 갖추고 나서 교육을 해야 한다. 근데 현재의 성인 교육시장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다. 수강생과 강사 모두에게 도움되는 강의가 아니라, 강사 본인만 돈을 버는 경우가 많다.

허위, 과장 광고에 속아 강의를 들은 후 후회한다면 이미 늦다.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강의 수준'을 판단하는 것은 주관적인 영역이다. 때문에 금액 대비 강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해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오히려 섣불리 소송을 걸었다가 명예훼손으로 역고소를 당할 수 있다. 따라서 수강생들은 반드시 강의를 결제하기 전에 대비책을 마련해둬야 한다.

박 변호사는 "강의를 듣기 전에 환불 규정에 대해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계약서와 같은 문서형태로 남겨둬야 한다. 교육업체의 환불규정이 투명하지 않은 경우 강의의 퀄리티에 자신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 좋은 강의라면 그런 절차에 대해 꺼릴 이유가 없다." 라고 말했다.

편하고 쉽게 성공하는 방법은 없다. 누군가는 운이 좋아 성공할 수는 있겠지만, 그 방법이 공식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강사들의 말대로 누구나 쉽게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수강생들은 모두 그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수강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강사들이 알려준 방법대로 하다보면 이미 경쟁이 치열하거나 생각처럼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B씨가 수많은 강의를 듣고 느낀 것은 결국 '획기적인 방법은 없다. 꾸준히 해야 한다' 였다.

"만약 내가 배웠던 것들이 빠르고 쉽게 성과가 났다면, 그 쪽으로 하고 있지 않았겠나. 이제는 솔직히 웬만한 마케팅 기법들은 강사들보다 내가 더 많이 아는 것 같다. 그런데 결국 지속하고, 꾸준히 하지 못하면 모든 방법들이 의미가 없다. 비싼 강의를 듣는다고 해서 절대, 쉽고 빠르게 성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알려주진 않는다."

인터비즈 조현우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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