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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난서 인공지능이 한 게 도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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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란 전 세계적 대재앙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이 특별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AI를 향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뭐든지 척척 해결하는 만능 기술인 줄로만 알았는데 정작 수십만 명이 죽어 나가는 상황에서 별다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는 게 회의론의 주요 골자다.

하지만 비관론 속에서도 AI는 코로나19해결에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 AI가 지금 당장 해결책을 제시할 순 없지만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연구가 계속되고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패턴이 드러나면 이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예측에 AI가 크게 공헌할 가능성이 높다.

* 이글은 DBR 298호에 실린 원문 글을 참고해 적었습니다. ☞ DBR 298호 원문

코로나19사태를 겪으면서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만능 기술인 줄 알았는데 정작 수십만 명이 죽어 나가는 상황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소프트웨어 거품 때문에 막상 사람 목숨 구할 '마스크 한 장' 제대로 찍어낼 제조업만 사라졌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CNBC는 딥마인드나 오픈 AI, 페이북 AI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AI 기업들이 이번 사태에서 제대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나름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AI
블루닷과 메타바이오타 AI 기반 예측 프로그램
출처출처: 블루닷, 메타바이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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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AI가 코로나19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AI 시스템 기업인 블루닷(BlueDot)을 비롯해 샌프란시스코의 메타바이오타(Metabiota) 등의 업체가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대유행을 예측했다. 뉴스와 공공 헬스케어 리포트의 자연어 분석과 사람들의 해외 이동 데이터 연구를 함께 진행해 질병이 퍼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3년에 구글이 독감을 분석했던 사례와도 꽤 흡사하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예측 사례는 이전 예측 사례보다 데이터의 노이즈는 줄이고 정확도는 높이는 비지도 학습(Unsupervised Learning) 방법을 활용한 덕분에 예측 정확도가 한층 더 높아졌다.

바이러스의 실체를 드러내는 연구에서도 딥러닝이 활용되었다. 한국의 김빛내리, 장혜식 교수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분석한 코로나19의 RNA, 즉 SARS-CoV-2 전사체 연구를 보면 다량의 데이터를 토대로 한 프로그래밍이 유효하게 쓰였다. 공개된 해당 프로그램 코드를 보면 텐서플로 같은 딥러닝 프레임워크가 쓰인 것도 눈에 띈다. 빅데이터와 딥러닝을 활용한 프로그래밍은 전보다 빠르게 질병의 원인과 의학적 대처를 할 수 있는 기회로 작동할 수 있다.

AI를 향한 비관론 속에서도 AI는 이처럼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 5월 4일 미국 IT 분야의 리서치 전문 기업인 가트너가 소개한 'AI가 팬데믹에서 정부 및 보건 의료 부문 내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는 다섯 가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출처출처: DBR

구체적으로 연구진에 따르면 AI 기술 자체는 바이러스의 전파를 자동으로 추적하는 데 유리한 방법인 만큼 유행병 여부를 미리 알아차리는 데 탁월하다고 말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으로 임팩트가 큰 '사회적 격리' 같은 결정을 내릴 때에도 AI의 인간행동 분석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또 환자 개개인의 증상과 경과를 모델링 하는 데도 AI가 활용된다. 조직과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의료 자원을 관리하고 대처하는 데 있어 마찬가지로 AI 분석이 용이하게 쓰일 수 있다. 제약 분야 R&D에서는 AI를 활용해 수천 건의 보고서를 분석하고 데이터 간 연계를 통해 바이러스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허나 이번 코로나19사태에서 실제로 AI가 얼마나 쓰였는가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데이터'가 있어야 AI도 일할 수 있다

여러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AI의 가능성은 사실 데이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상황이 한 건이라도 발생하기 전 완벽한 제로베이스 상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AI를 활용한 '선제적 조치'를 원한다면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한 번 벌어졌던 상황에 대해선 초기부터 완벽하게 대처할 수 있게끔 AI를 훈련해 둬야 한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사전에 조기 예측을 목표로 해야 한다.

여름을 지나 가을에 코로나19가 다시 한반도를 위협한다면 그대는 지금의 데이터 분석이 방역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근거로 런던의 콜레라 질병 지도 사례를 보자. 1849년 영국에서 콜레라 유행 시기에 의사인 존 스노가 런던 브로드가의 콜레라 사망자 발생과 인근 우물 정보를 지도에 찍었다. 그리고 이를 시각화해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콜레라가 오염된 물을 통해 옮겨지는 수인성 질병이란 사실을 발견한다. 지리 정보(GIS)와 인구 정보(Demographics)를 결합한 데이터 분석은 현재 빅데이터 분석 교과서에도 수록되고 있다. 데이터 수집-정제-분석의 표준을 보여주는 사례다.

존 스노(John Snow)와 콜레라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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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대응 역시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작업이 절실하다.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민간뿐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도 코로나19 발생 관련 데이터를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한양대 연구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데이터를 공유했다. 한양대 연구진은 질병관리본부의 데이터를 공학자가 프로그래밍하기 좋게 정제해 깃허브(github)와 캐글(Kaggle)에 올렸다. 코로나19처럼 전무후무한 질병이 또다시 전 지구를 덮친다면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과 속도다. 전 세계가 함께 투명하게 데이터를 공개하고 축적해서 분석 가능한 정도의 데이터를 빠르게 모으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이뤄진다면 AI의 '빠른 조치'는 가능할까

AI는 꽤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데이터가 쌓일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한계는 있지만 어느 정도 패턴이 생겨나면 이후 예측에 꽤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른 분야의 예측 기술을 차용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시나리오의 다음 내용을 AI를 통해 선제적으로 만들어내게끔 하는 기술이나, 어떤 스타일이든 음악 앞부분이 주어졌을 때 인간처럼 곡을 끝까지 완성해 내고야 마는 AI 음악 생성기 같은 전혀 다른 데이터 분석에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

다만 극도로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사회적 의견이 많이 부딪친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 상황에서 AI는 꽤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제시해 줄 수 있다. 국가 예산을 짜거나, 특정 물품의 수요와 공급을 조정하거나, 인력을 배치하는 일에서 말이다. 코로나19 정국에서 실제로 이런 AI 분석 또는 각종 통계분석 법이 현장에서 쓰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 됐든 AI 분석 결과를 해석하고 논리적인 반영 및 정치적 판단을 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위기 상황에서 AI의 역할은 결국 사용하는 사람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98호

필자 유재연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연구원

인터비즈 김재형 박소영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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