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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반폭력 운동 시작한 맥주 브랜드, "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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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을 가진다. 폭력을 방지할 수도 있고 전염병을 퇴치할 수도 있다. 건강과 식습관을 개선하는 등 세계 보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상하다고?" '목적 나무(Purpose Tree)'라 불리는 툴만 잘 활용하면 가능하다. HBR 5-6월호에는 이 목적나무를 활용해 사회의 변화를 이끈 두 글로벌 브랜드, 유니레버의 '라이프보이'와 영국의 맥주 브랜드 '칼링' 사례를 소개한다. 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브랜드와 공익적인 목표를 결합하는가 알아보자.


비누 브랜드가 질병 사망률을 낮춰?
유니레버 로고와 유니레버 내 브랜드
출처유니레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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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소비재기업인 유니레버의 글로벌 소셜미션 책임자인 미리암 시디베는 125년 전통을 자랑하는 비누 브랜드인 라이프보이(Lifebuoy)의 비즈니스모델에 공중보건 목표를 심고자 노력했다. 방법은 '손씻기 운동'을 전파하는 것이었다. 라이프보이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2019년 라이프보이는 10억 명에게 손 씻기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성공했고 사람들의 행동과 건강에 확실한 변화가 생기기도 했다.

라이프보이의 비누 제품
출처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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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인도의 2000개 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한 무작위 비교실험 결과, 라이프보이 비누로 손을 씻은 피험자들의 설사 발생률은 25% 감소했고 급성 호흡기질환 발병률은 15%, 눈병 발병률은 46%가 각각 줄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라이프보이 프로그램이 진행된 국가에서는 설사병과 폐렴으로 인한 아동 사망률이 대폭 줄기도 했다. 그렇게 라이프보이는 유니레버에서 고성장하는 브랜드가 됐다. 유니레버 브랜드 중 라이프보이처럼 사회적 목표를 가진 브랜드는 그렇지 않은 브랜드보다 46% 빠르게 성장했으며 2017년-2018년 사이 발생한 매출의 70%를 담당했다.


공익 사업을 위한 공식?

위 '손씻기 운동'은 어떻게 실현될 수 있었을까. 미리암 시디베는 모든 브랜드가 사업을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극대화하도록 돕는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라이프보이를 포함해 유니레버 브랜드 중 소셜미션 프로그램을 실시한 브랜드 사례와 하버드대 연구를 바탕으로 '목적 나무(Purpose Tree)'라 불리는 프레임워크를 만들었다.

목적 나무라 불리는 이 툴을 작동하게 하는 다섯 개의 뿌리, 동력이 있다. ▲행동 변화 ▲내부의 지지 측정 ▲파트너십 ▲시스템 전반의 변화는 기업이 사회적인 목표를 추진하고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강령이라 할 수 있다.


1. 행동변화를 유도하라

유니레버 브랜드 중 고형 수프 같은 식료품을 판매하는 크노르(Knorr)는 개발도상국에 사는 많은 젊은 여성이 철분 결핍으로 인해 빈혈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크노르는 가임기 여성 절반이 빈혈로 고생하는 나이지리아를 첫 타깃으로 정했다. 초록색 재료를 넣으면 음식 맛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나이지리아인의 행동을 바꾸기란 쉽지 않았다. 따라서 크노르는 철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나이지리아 팝 가수 예미 알라드가 출연한 뮤직비디오를 제작(위 영상 참고)해 캠페인을 벌였다. 알라드가 춤을 추면서 '넣고, 휘젓고, 뿌려라'라는 귀에 쏙쏙 박히는 노랫말을 만들어 핵심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했다. 그 결과 캠페인 메시지가 전달된 마을 사람 중 스튜에 채소를 첨가한 사람과 고형 수프를 더한 사람 수가 각각 41%, 28% 증가했다. 이 캠페인을 계기로 크노르는 아프리카 여성들을 돕는 착한 브랜드란 명성을 얻게 됐고 매출 증가로까지 이어졌다.


2. 내부의 지지를 얻어라

리더가 아무리 헌신한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는 직원을 비롯한 기업차원의 지원 없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글로벌 소셜미션 책임자인 미리암 시디에 따르면 라이프보이의 손 씻기 운동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홍보부서와 협업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홍보조직은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특히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자칫 기업 전체의 평판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 프로그램을 사내에 알릴 때에는 전사 차원에서의 헌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얻게 될 이익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 추진하는 해당 프로그램이 결코 비용이 아닌 투자라고 프레이밍 해야 한다. 공익 창출을 위해 기업의 역량을 활용해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이다.

3. 세 가지 차원에서 성과를 측정하라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성과를 확인할 때는 크게 세가지 차원(브랜드, 조직, 공공)의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브랜드 차원에서 매출, 마진,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는가. 구매 의사는 높아지고 있는지, 차별화된 브랜드 자산은 쌓였는가 체크해봐야 한다. 이를 테면 라이프보이는 유니레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가 됐고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9.6%를 기록했다.

조직 차원에서 프로그램에 따른 성과가 팀원에게 지속적인 동기를 불어넣는가 살펴야 한다. 자금은 물론이고 여러 자원을 포함한 조직 차원의 지원을 계속해서 끌어들이고 있는가 말이다. 넓은 범주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이 직원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가도 따져봐야 한다. 이를 테면 라이프보이 프로그램에 의해 영감을 받는 직원들이 학교와 지역사회로 나가 직접 손 씻는 법을 가르쳤다. 프로그램이 직원의 참여도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공공의 차원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프로그램이 기업과 공공부문의 파트너로부터 지속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가다. NGO 단체나 미디어로부터 수상을 하거나 호평을 듣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를 테면 라이프보이가 정부, NGO 단체, 자선활동 단체로부터 수십억 원의 자금을 조달 받을 수 있었던 것도 프로그램의 가치가 입증되면서부터다. 가치를 인정받아야 새로운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기존 프로그램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파트너십을 확보하라

라이프보이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국제비영리기구인 '사이트세이버스'와 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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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미션을 지닌 브랜드는 혼자만의 힘으로 대규모의 사회적인 혁신을 이룰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보완적인 기술, 전문지식, 자원, 네트워크를 제공해줄 동업자가 필요하다. 라이프보이가 공중보건이란 사회적 미션을 확장하는 데에 협력사의 역할이 중요했다. 2014년 라이프보이가 트라코마라는 결막 질환을 퇴치하기 위한 캠페인을 펼칠 때 실명을 예방하고 시각장애인의 평등을 위해 싸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직인 사이트세이버스와 협업했다. 사이트세이버스와의 협력관계 덕분에 라이프보이는 아이들의 감염위험을 60% 감소시켰다. 이후에도 라이프보이는 여러 조직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으며 공중보건을 개선하고 신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5. 시스템 전반의 변화를 주도하라

디스커버리 리미티드의 '바이탈리티' 프로그램과 앱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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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적인 캠페인 운동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대중의 지지와 참여를 권장해 장기적인 사회 변화를 이룰 수 있다. 종합금융회사인 디스커버리 리미티드는 10년 만에 남아공을 대표하는 건강보험회사란 타이틀을 얻게 됐다. 고객의 건강증진을 위한 '바이탈리티 프로그램' 덕분이다. 바이탈리티는 좋은 건강습관을 기르는 고객에게 보험료를 삭감해 주고 바이탈리티 건강체크란 프로그램을 통해 신체비만지수,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확인한다. 운동습관부터 식습관까지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을 잘 지키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프로그램 가입자 중 꾸준히 운동한 사람의 수는 34%, 채소 구매량은 29%가 각각 증가했다. 성공적인 결과에 AIA, 제너럴리, 존 핵콕 같은 유명 보험사도 자사만의 바이탈리티 프로그램을 개설할 정도로 보험 업계 시스템 전반의 변화를 가져왔다.

목적 나무가 굳건하게 자리잡을 수 있는 다섯 가지의 뿌리를 살펴봤다. 목적 나무 프레임워크를 활용한 브랜드 사례 하나를 더 살펴보자. 영국의 맥주 브랜드 칼링은 여성 폭력 근절이라는 사회적 미션을 달성하는 데에 이 목적 나무 툴을 적극 활용했다.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위에서 살펴 본 다섯가지 뿌리 중 세 가지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 하다.


맥주 브랜드 '칼링'이 반폭력 운동을?

칼링 맥주에 새겨진 #NoExcuse 문구

출처칼링맥주

영국의 맥주 브랜드인 '칼링'은 여성 폭력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이를 막고자 했다. 앞서 살펴본 유니레버의 비누 브랜드인 라이프보이가 위생 개선 캠페인을 했던 것보다 한층 더 어려운 차원이었다. 여성 폭력의 주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주류를 판매하는 칼링으로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기 때문이다. 칼링은 여성 폭력을 용서해선 안된다고 외치기 전 본인이 판매하는 술이 폭력 문제의 주범이란 사실을 직시해야 했다. 칼링의 반폭력 프로그램은 대중을 기만하는 마케팅 술책일 뿐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남아공의 대표 축구 경기인 소웨토 더비에서 벌인 #NO EXCUSE 캠페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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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따가운 시선에도 칼링은 회사의 보유 자원을 활용해 자신들이 초래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2017년 칼링은 텔레비전과 소셜미디어 상에서 '변명은 안 통한다'는 의미의 해시태그 # NoExcuse 캠페인을 벌였고 성별 차이에 따른 폭력에 맞섰다. #NoExcuse란 문구가 새겨진 맥주 캔 5백만 개를 생산하고 폭력에 반대하는 남성들의 행진을 후원해 군중 8천명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회사인 오길비, 인플루언서 마케팅 회사인 인다해시와 함께 남아공의 대표 축구 경기인 소웨토 더비에서 자사 메시지를 청중에게 전달했다.

현재 칼링은 다른 기업과 협력해 2025년까지 100만 명의 남성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목표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칼링의 브랜드 책임자인 아르네 러스트는 "#NoExcuse 캠페인을 통해 남성들에게 바른 가치관을 심어줬을 분 아니라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법도 알려줬어요. 꿈이 현실로 이뤄진 셈이죠."라며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성 폭력 문제 근절을 향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칼링은 아직까지 캠페인에 따른 실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실제 캠페인을 통해 알코올 남용이나 여성을 향한 음주 폭행 등이 얼만큼 감소됐는지 등 수치 상으로 밝혀진 바가 없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에 불과하다.그럼에도 칼링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여성 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남아공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8세에서 24세에 속하는 응답자 가운데 69%는 캠페인이 "가정폭력에 일축하던 침묵을 깨뜨릴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게다가 여성 폭력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남성의 비율도 30%에서 42%로 증가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자사 사업을 뒷받침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CSR을 위해 사회적인 목표를 설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효과적인 프로그램이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넘어야 할 난관도 많다. 사익이 아닌 공익을 추구하는 만큼 정부, NGO 단체, 지역사회까지 수많은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넓은 범주를 다루기 때문이다. 이때 위에서 제시한 '목적 나무'라는 이 툴은 기업이 사회 공공의 목표를 결합해 브랜드의 사회적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론이니 참고해보면 좋을 듯하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HBR 5-6월호

필자 하버드대 모사바-라마니 기업정부연구소 선임연구원 미리암 시디베

인터비즈 김재형 박소영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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