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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한데 배스킨라빈스 어때요?

조회수 2020. 6. 23. 16: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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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답답한 기분, 먹는 걸로 푸는 사람들 있다. 확찐자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실제 디저트 브랜드들의 매출이 늘었다. 디저트 카페 설빙의 2월 배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했다. 배달 주문 건수도 94% 늘었으며 매장 별 평균 매출액도 300% 상승했다. 배스킨라빈스는 코로나가 급격히 퍼진 2월 이후 주문건수가 30% 늘었다. 사실 코로나 이전에도 배스킨라빈스는 성장세였다. 배스킨라빈스의 점포수는 2015년 1196개에서 2020년 1499개로, 매출액은 3331억원에서 4457원으로 늘었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1020 인구의 감소로 빙과시장은 6년 동안 20%나 축소됐는데도(2018년 기준) 배스킨라빈스가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스킨라빈스의 시작과 지금 인기의 이유를 알아보자.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아이스크림을 만들겠다'

배스킨라빈스는 194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됐다. 공동창업자인 어브 라빈스(Irv Robbins)와 버트 배스킨(Burt Baskin)은 원래 각자의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먼저 시작한 것은 라빈스였다. 10대 때 아버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한 경험이 있던 그는 '스노우버드'란 이름의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었다. 이후 여동생 남편인 배스킨에게도 함께 아이스크림을 팔자고 설득했다.

장사가 잘 돼 서로 운영하는 매장이 늘어나자 그들은 40년대 말 가게를 합쳐 '배스킨 라빈스'라 이름 붙였다. 31은 한달 내내 매일 새로운 맛을 선보이겠다는 그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바닐라맛, 초콜릿맛, 딸기맛 정도가 전부였던 당시에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킬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을 만들겠다는 그들의 생각은 금새 미국인들을 사로잡았다. 배스킨라빈스는 60년대 중반 미국 전역에 400개 이상 매장을 둔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70년대엔 해외로 진출했다.

한국에 상륙한 건 80년대다. 당시 샤니의 허영인 사장(현 SPC그룹 회장)은 미국 배스킨라빈스과 합작해 85년 BR코리아를 설립하고 배스킨라빈스를 들여왔다. 다음해 명동에 1호점을 낸 이후 사업을 확장해 88년부터는 가맹점 사업을 시작했다. 올림픽 이후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급 아이스크림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경쟁도 심화됐다. 88년 7월 한 기사는 해외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들이 국내 기업과 손잡고 한국 진출에 나서며 국내 고급 아이스크림 시장이 해외유명브랜드 대리전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매일경제 88년 7월 12일자 '고급아이스크림 시장 주객전도')


한국에서 유독 잘나가는 배스킨라빈스

2020년 기준 국내 배스킨라빈스 매장은 1499개로 일본보다 매장이 400개 가량 많다. 가장 많은 곳은 미국(약2500개)이지만 인구 당 매장수로 환산해보면 한국이 독보적이다. 미국은 13만 명 당 1개, 미국은 11만 명 당 1개인데 비해 한국은 3만 7000명 당 1개 수준이다. 전 세계에서 제일 배스킨라빈스가 제일 잘 되는 곳이 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출 기준으로 봐도 배스킨라빈스 해외 매출의 36%가 한국에서 나온다고 한다. 이어 일본과 중동이 각각 19%, 17%를 차지한다.

유독 한국에서 아이스크림 시장이 잘 되기 때문일까? 다른 아이스크림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제과 산하 나뚜루는 98년 국내 런칭 당시 인기를 끌며 한 때 매장이 200여 개에 달했지만 2020년 54개로 감소했다. 콜드스톤은 CJ푸드빌과 손잡고 2006년 한국에 진출해 운영하다 2015년 철수한 바 있다. 2018년 커피빈코리아 모회사인 스타럭스를 통해 재상륙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장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 외에도 '블리자드'로 유명한 데어리퀸, 벤앤제리스, 헤일로탑 등 다양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한국에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출처: 각 사 홈페이지

배스킨라빈스가 유독 한국에서 잘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1) 현지화 위한 제품 개발


처음부터 배스킨라빈스의 모토는 '모든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31지 맛을 제시한다'였다. 한국에서도 90년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를 내세워 소비자들과 소통했다. 더불어 한국인 입맛에 맞는 다양한 맛을 개발했다. 신제품이 연간 수 십 개씩 만들어진다. 전통적 식재료인 떡을 사용한 '쫀떡궁합'이나, '킷캣'을 사용한 '아이스 킷캣', 한국인에게 익숙한 '초코파이'나 '바나나킥', '레모나'를 차용한 아이스크림도 소비자에게 친숙한 맛을 전달하려는 시도다. 신제품들은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다. 배스킨라빈스가 2019년 선보인 '아빠는 딸바봉'은 출시 2주 만에 100만 개가 팔렸다. 한국에서 만든 레시피 중 '31요거트' '블랙 포레스트' 등은 미국 본사(던킨 브랜즈)에 레시피가 역수출되기도 했다.

(2)비수기를 극복하려는 노력, 아이스크림 케이크의 탄생


1980년대, 배스킨라빈스는 싸지 않았다. 싱글콘의 가격이 900원이었고 쿼터가 3000원이어서 다른 아이스크림보다 2~3배 높은 가격이었다. 배스킨라빈스는 품질관리와 함께 샌드위치, 음료,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 새로운 유형의 제품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갔다. 그 중에도 아이스크림케이크는 한국배스킨라빈스만의 발명품이다. 1987년 개발된 아이스크림케이크는 출시 당시에는 월 2백만원어치도 판매하지 못했으나 1996년에는 월 3억원어치를 판매한다.

초콜릿이 흘러내리는 모양을 구현한 '인크레더블 케이크'로 아이스크림케이크는 10년만에 인기를 끌었다. 꾸준히 쌓아온 프리미엄 이미지와 진짜같은 케이크를 구현한 인크레더블 케이크는 신세대 부부의 집들이와 아이들 생일파티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에 비수기의 구분도 사라졌다. 12월 크리스마스나 연말이 오히려 배스킨라빈스 최고 매출의 달이 됐다. 1996년 연간 40만 개였던 아이스크림케이크 판매량은 5년 만에 연간 200만 개로 뛰었다.

고수압으로 영하 20도의 아이스크림을 정교하게 자르는 '워터컷' 기술도 2011년 한국 배스킨라빈스가 자체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을 사용해 조각 케이크를 여러 개 잘라 구성한 '와츄원 케이크'는 출시 한 달 만에 30만 개가 팔렸다.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2012년 미국에 역수출되고 중동에도 수출된다. 특히 중동에 수출되는 아이스크림케이크는 효자상품이다. 배스킨라빈스가 2018년 중동에 수출한 아이스크림케이크만 약 38만 개, 130억원 규모다. 2009년 첫 수출한 이래로 매년 연 평균 28%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수출국은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6개국이다. 배스킨라빈스는 전 세계 50개국에 진출해있지만 아이스크림케이크를 공장에서 양산하는 법인은 한국 배스킨라빈스가 유일하다.

(3) 코로나로 인한 배달 폭증? 배라는 진작부터 준비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 어플 인기와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와 같은 언택트 주문 확산에 발맞춰 배스킨라빈스도 발빠르게 해피오더 기능과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2015년 해피포인트 앱에 미리 주문하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매장에서 제품을 픽업할 수 있는 해피 오더 기능을 추가했다. 2016년부터는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를 통해서도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출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3%에서 2019년 10%대로 늘었다. 기록적 폭염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보에 배스킨라빈스의 배달 매출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출처: BRkorea youtube

배스킨라빈스는 배달 서비스 시작 3년여 만인 2019년 1월, 누적 배달 건수 100만 건을 넘어섰다. 8개월 후인 2019년 9월에는 200만 건을 돌파했다. 배스킨라빈스의 2019년 상반기 배달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

(4) 아이스크림으로 만드는 콘텐츠


"지루한 브랜드는 오래 못간다"는 게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지론이었다.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도 허 회장의 지론에 걸맞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다양한 컨셉의 스토어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브라운청담점은 놀 거리와 결합했고, 세로수길은 그라피티 디자인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캐릭터를 활용한 인천공항터미널점과 부산태화점, 서현로데오점도 있다. 3월에는 핑크퐁과 협업한 컨셉스토어가 석촌호수점에 생겼다.

배스킨라빈스식 즐거움의 또 다른 형태는 콘텐츠다. 배스킨라빈스는 콜라보 제품을 위해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 라인프렌즈 같은 캐릭터와 끊임없이 협업한다.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맛(판타스틱 트롤), 굿즈(스폰지밥), 케이크(라이언) 등은 소비자에게 친숙하면서도 궁금증을 유발한다. 새로운 맛과 굿즈는 소비자들이 계속하여 배스킨라빈스를 찾는 이유가 된다.

인터비즈 박은애 김정관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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