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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CEO를 새로 임명하는 방법?

조회수 2020. 5. 23.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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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새 CEO가 임명될 때는 두 가지 인사 방법이 있다. 하나는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내부 임원 중 한 명을 새로운 대표로 승진시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업들은 외부에서 영입한 CEO의 온보딩에는 많은 투자를 하지만 내부에서 임명된 CEO 승계 과정에는 신경을 덜 쓴다. 조직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HBR 2020년 3-4월호에 따르면 그들 역시 외부에서 영입한 CEO가 겪는 어려움을 똑같이 직면한다고 한다.


원래 있던 사람이니, 신경을 덜 써도 잘하겠지

2018년 세계적 회계법인 PwC에서 세계 최대 기업 2500곳을 대상으로 CEO 교체에 대한 연구를 한 결과, 전체 기업의 83%는 내부 승진자가 CEO 자리를 승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00대 기업에 대한 경영성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발표한 자료(2019년)에서도 대기업 최고경영자 가운데 절반이 '내부 승진'을 통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외 할 것 없이 대부분의 기업이 내부 승진자를 CEO로 지명하고 있다. 내부에서 임명된 대표는 적어도 수년, 혹은 수십 년간 조직 내에 있어 위험부담이 덜할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부 승진자를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그들의 승계와 관련된 이슈들도 쉽게 간과한다는 점이다. 내부 승진자들은 기존의 커리어를 통해 조직의 전략을 이해하고 사내에서 신뢰와 지지 기반을 확립한 사람들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사내 출신 CEO가 외부 출신보다 더 쉽게 적응하고 더 높은 능력을 발휘할 것만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내부에서 승진한 리더라고 해도 외부에서 영입한 리더와 마찬가지로 여러 장애물에 부딪힌다.


내부 승진 CEO가 겪는 문제점

내부에서 승진한 CEO가 갖는 장점 중 하나는 직원들이 그 인물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에겐 이미 잘 만들어진 경력, 인간관계, 리더십, 업무 스타일이 있다.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끄는 요인이 될 거라 생각하겠지만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더 높은 기대감을 갖거나 편견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기업에서 최고재무관리자(CFO)로 10년 정도를 보내다가 CEO에 오른 사람에 대해 사람들이 "그 사람은 재무통이니까 장부에만 신경 쓰겠다"는 편견을 가질 수 있다.

이런 가정들을 차단하기 위해 내부에서 임명된 CEO는 주요 업무와 리스크 관리에 있어 이전 보직에서 가졌던 것과는 다른 태도를 취해야 한다. CEO로 임명된 초기에는 자신의 능력이 입증된 재무나 사업 운영에는 시간을 덜 쓰고 전략과 성장 계획 수립에 중점을 둬야 한다. 평소 다루지 않았던 영역들에 치중하며 균형 잡힌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승진을 도운 사람들 중 일부를 실망시키는 결정도 내려야 한다. 신임 CEO는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는 특정 집단을 대표하거나 자신이게 우호적인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신임 CEO는 그 자리에 오르는 데 힘을 줬고, 그래서 개인적 특혜를 기대하는 조력자들을 실망시키거나 그들과 갈등을 빚을 만한 결정을 내릴 때 머리가 복잡해진다.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사회와 경영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최고 지위에 올랐더라도 허니문 기간은 오래가지 않기 마련이다. CEO는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는 특정 집단을 대표하거나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해서는 안 되며 그런 인식이 박히게 해서도 안 된다. 사고방식을 바꾸려면 스스로를 외부에서 영입된 CEO로 가정하고 새로운 눈으로 조직을 바라본다고 상상해야 한다.


더불어 신임 CEO는 자신이 이전 보직에서 책임졌거나 발전시켰던 일들에 대해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기 어렵다. 하지만 현명한 대표는 객관적인 비즈니스 검토 프로세스를 확립하고 조직의 결점까지 포함해 자신에게 솔직한 의견을 줄 사람들과 함께한다. 


내 의견에 동조해 줄 오랜 조력자 한 명이 있다면 그를 상쇄해 줄 만한 목소리 두 명이 필요하다. 특히 신임 CEO의 경험이 특정 부문이나 시장에 한정돼 있다면 조직의 다른 부문을 책임지는 임원들과 긴밀하고 개방된 관계를 도모해야 한다.

내부 승진 CEO가 조심해야 할 또 다른 요소는 '속도'에 관한 것이다. 내부에서 지명된 CEO들은 일단 책임자의 위치에 오르면 지난 수년간 어떻게 조직을 다르게 경영할지 생각했던 일들을 추진하고픈 욕망이 생긴다. 그러나 억눌렀던 욕망을 무작정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우선순위와 시기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임 CEO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시도하면 회사는 변화에 의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실패의 위험도 따른다. 따라서 CEO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는 것과 당장 변화를 주도하는 것, 그리고 길고 더딘 계획 수립 과정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


회사는 어떻게 내부 승진 CEO를 도울 수 있을까

최고경영자의 자리를 성공적으로 승계하는데 일차적인 책임은 당연히 신임 CEO에게 있다. 하지만 조직도 이를 위해 다방면으로 지원해야 한다. 내부에서 승진 임명된 CEO들은 개인의 자질이나 변화의 폭과 상관없이 최고경영자라는 새로운 역할을 혼자 헤쳐나가다가 결국 방치되기 쉽다. 


반면 외부에서 기용된 CEO들은 브리핑 자료, 세부 인수 계획, 인수지원팀 등을 통해 엄청난 도움을 받는다. 내부에서 임명된 최고 경영자도 그와 같은 지원을 받아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기량을 발휘하여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이사회, 고위경영진, HR, 커뮤니케이션 부문 임원들은 모두 이와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먼저 이사회는 코칭과 자문을 제공해야 한다. 이사회가 이런 역할을 잘 수행하면 신임 CEO가 업무를 완벽히 수행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고위 경영진 구성원들은 신임 CEO가 부딪히는 난관과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직무 차원과 개인적인 차원 모두에서 CEO를 지원해야 한다. 신입 리더 이전 보직을 맡게 된 임원도 새로운 직무를 잘 수행하도록 별도의 지원을 제공해 CEO가 부담을 덜고 더 중요한 문제에만 완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직 차원에서는 신임 CEO의 업무 수행에 관한 피드백을 주요 이해관계자들 모두가 조기에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많은 회사들이 새로운 CEO가 내부에서 임명되면 비판을 미루고 그들이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계속 시간을 주는 경향이 있다. 


또한 임원들은 문제가 정말 심해지기 전까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부담스러워한다. 그러나 피드백이 없으면 신임 CEO는 문제를 바로잡기 더 어려워진다. 내부 승진 CEO는 업무 수행에 대한 피드백을 경청해 기업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미국의 다국적 생활용품회사 프록터앤드갬블(P&G)에서 앨런 조지 래플리(A.G.Lafley)는 첫 직장인 P&G에서 회장 겸 CEO 자리까지 올랐다. 래플리는 CEO로 재직하면서 스스로를 최고 청취 책임자(CLO, Chief Listening Ofiicer)이라고 불렀다. 


좋은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질문을 던지고 주의깊게 들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을 구하며 기업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CEO가 보직을 맡은 후 90-120일 정도에 공식적, 시스템적으로 인수인계 진척도 평가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코치나 컨설턴트를 통해 이해관계자 인터뷰를 하거나, 아니면 360도 다면평가 같은 형태에 인터뷰 결과를 보완하여 질적 평가와 양적 평가를 엄격하게 결합할 수 있다.

내부에서 CEO를 교체하는 경우, 모든 일이 자연스럽게 잘 마무리될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된다. 외부에서 영입하는 경우만큼이나 내부 승진 CEO도 새로운 보직에 대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조직은 새로 승진한 최고 경영자가 자신이 부딪치게 될 도전들을 빠르게 인식하고 조직의 지원으로 그 난관을 극복하도록 도와야 한다.

인터비즈 조정현 박은애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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