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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신 "베트남과 멕시코"로 세계 정세 바뀐다??!

조회수 2020. 5. 22.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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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경제를 전망할 때 국제 분업체계(GVC)의 재편은 빼놓지 말고 살펴봐야 할 주요 변수다. 이미 한국도 중국 현지 자동차 부품 업체의 조업 중단 사태를 겪으며 업체별로 생산 기지의 다변화 문제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런 문제를 포함해 현재 이 변수에 대한 거시적 논의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다뤄진다.


하나는 일시적으로 무너져버린 GVC가 이후 얼마나 회복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 교역 수준이 얼마나 나빠질 것인가’로 논의의 초점이 좁혀져가는 분위기다. 대외무역비중이 높은 한국을 비롯해 수십 년간 세계화를 상수로 자국의 산업체계를 다듬어온 대다수 국가들에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하나가 기존 분업체계가 바뀌면서 ‘어떤 나라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게 될 것인가’이다. 이는 세계 생산 공장의 전초기지 역할을 도맡아온 중국의 비중을 누가 나눠가져갈 것인가로 풀어쓸 수 있다.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 신흥국과 남미 지역에서도 멕시코가 그 후보지로 언급된다. 줄어드는 시장에서도 기회를 잡는 플레이어는 생기기 마련이다.


여기서는 '코트라 해외시장 뉴스'를 토대로 GVC 재편과 연관돼 있는 위 두 논의의 현황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GVC↓: 1) 국제 교역량-GDP 성장률 급감

지난달 8일 세계무역기구(WTO)가 내놓은 보고서에는 이번 코로나 사태가 국제 교역과 국내총생산(GDP)에 미칠 파급 효과를 두 가지(①낙관적 ②비관적)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한 결과가 담겨있다. 국제 교역량과 GVC는 보통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본다(대체로 중간재 수출 또는 수입이 늘면 GVC 참여율이 높아진다고 본다). 


우선 세계 교역량은 전년 대비 올해 12.9%(①)에서 최대 31.9%(②)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성장 국면과 미중 간의 무역갈등으로 이미 지난해 세계 교역량이 미세하게 줄어든 상황에서 코로나로 치명상을 입은 것이다. 다행히 내년에는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는데 WTO는 그 수준을 각각 21%, 24%(2020년 대비)로 전망했다.


GDP 성장률도 암울하게 전망했다. 사실 지금의 위기가 금융위기 때와 가장 차이 나는 게 앞서 언급했듯 국제 분업체계(GVC)가 무너졌다는 점이다. 사태 초반 중국에서 제조업 마비 현상이 일어날 때부터 이 문제가 불거져 공급 부문에 막대한 차질을 안겨주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세계 GDP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보고서대로라면 글로벌 GDP 총계는 최대(시나리오 ②) 8.8% 떨어졌다가 내년에 5.9% 반등하는 것에 그친다. 낙관적(①: 2020년 2.5%↓, 2021년 7.4%↑)으로 봐도 내년에 종전 수준의 성장률로 회복하긴 힘들어 보인다.

2) 미국의 대중 교역량 급감-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

위 국제 교역량이 감소 현상이 확연하게 나타나는 것이 미국의 대중 수입·수출량 급감이다. 이는 양국의 상호의존성이 약화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세계 경제 흐름을 주도하는 주요 2개국(G2)이 상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자국 이기주의 정책을 고수하면서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부추길 수 있는 것이다.


지난달 7일 글로벌 신용평가 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통관(通關) 통계분석(Panjiva)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2월 대중(對中) 수입은 전년대비 31.3% 감소했다. 주로 ‘슈퍼 301조(무역법 301조)’의 과녁이 된 관세 4차 품목이 그 급감(38.4%)의 대상자가 됐다. 대형 평면 TV 제품만 해도 수입이 전년 대비 78.6% 줄었다.


* 무역법 301조: 미국이 교역 상대국의 비합리적 무역 관행으로 제약을 받을 경우 광범위한 영역에서 보복할 수 있도록 허용한 미국 통상법


수출 또한 마찬가지. 1월 15일 양국이 체결한 ‘1단계 무역합의’ 따라 월평균 119억 달러의 규모로 이행될 것이라고 기대됐던 미국의 대중 수출은 4억4000만 달러(2월 기준)에 그쳤다. 코로나 사태로 중국 경기가 침체되면서 미국의 자동차(54.9%↓), 원유 및 오일시드(콩류)의 수출이 동결됐던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 1단계 무역합의: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일부 제재를 완화하고 중국이 미국의 농산물과 상품 구매를 늘린다는 합의 조건이 들어가 있었음


미·중이 경제적으로 갈러서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트럼프 정부'는 더불어 중국 의존도가 높게 구축돼 있는 GVC의 참여율을 낮추기 위한 정책도 추진한다. 2조 달러가 넘는 코로나 경기 부양법만 봐도 법안에는 △미국 제조업 공급체계 전반에 걸친 위험요인 조사 △리쇼어링 제조기업 혜택 △기술개발 지원 조치가 포함됐다. 국립제조업원을 신설, 분산돼 있는 자국 제조업에 대한 지원정책을 일원화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제 불안이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보호무역주의를 한층 더 심화시킬 가능성을 제기했다. 데보라 엘름(Deborah Elms) 아시아무역센터 이사는 "긴급 의료물자 외에도 식량 및 기타 생필품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파급될 수 있고 이번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국가별 자국 주력산업에 대한 보호주의적 정책이 횡행할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GVC 재편 : 1) 코로나로 구조적 한계 표면화돼

이처럼 기존 GVC 체계는 균열의 조짐을 나타낸다. 이에 기존 GVC 체계를 재편해야 한다(혹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이번 팬데믹 사태에 기존 체계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됐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는 기존까지 공급체인의 위기관리(수출입 신용보험 등)가 1차 벤더 위주로 설계됐다는 점이 지적된다. 그러다 보니 1차 벤더의 하청을 받거나 중간 유통을 담당하는 2~3차 벤더의 리스크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이번 사태처럼 예측 불가능한 위기가 닥쳐오면 2~3차 벤더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단일 기업이나 특정 지역에 소싱(부품 구매)을 국한하는 경직된 공급 체인도 문제가 됐다. 보통 지적재산권이나 생산공정, 비용 등의 이유로 이런 구조가 형성되곤 한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리스크가 분산되지 않아 소싱 의존도가 높은 특정 지역이나 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이것이 공급 생태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위 두 가지 차원의 문제점은 결국 중국 중심의 기존 GVC 체계를 설명하는 주요 특징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현대자동차만 해도 위와 같은 문제점에 의해 2월 중국에서 들여오는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으로 전 라인이 멈춰 서는 악몽과도 같은 경험을 했어야만 했다. 전 세계 중간재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5%에서 2018년 13%로 급증한 상태다.

2) 중국 → ?, 코로나 이후 달라질 GVC

그렇다면 현존 GVC 체계의 기점인 중국의 위상을 누가 나눠가지게 될까. 글로벌 경영컨설팅사 Kearney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중 제조품 수입은 전년대비 17%(900억 달러) 감소했지만, 미국 제조업 총생산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즉, 미국 제조업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탈(脫) 중국 현상이 가속화되는 반면, 베트남을 비롯한 저임금 아시아 국가나 멕시코 등 대체 국가의 참여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Kearney는 특히 멕시코를 눈여겨봤는데 이는 이번 사태로 미국이 생산라인을 해외에 두는 오프쇼링(Off-shoring)에서 인접 국가로 분산하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미 2018년부터 멕시코가 중국 공급체인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었고 이외 △멕시코의 낮은 인건비 △미국 시장의 빠른 유통 수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체결 등이 근거로 활용됐다. 미국의 대멕시코 제조업 수입 증가율은 2018년 10%, 2019년 4%를 나타냈다.


GVC가 재편되는 시기 산업계에서는 어떤 화두가 떠오를까. 로펌 브랜드 Baker McKenzie의 애넷 페터드(Anne Petterd) 변호사는 이에 대한 대답으로 "디지털화"를 꼽으면서 그 과정이 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관리시스템 마련, ⑵ 로봇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생산자동화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원격 업무와 관리 자동화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각국의 5세대 이동통신(5G)의 도입도 활성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 글은 KOTRA 해외시장뉴스 <코로나19가 불러올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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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비즈 김재형 박소영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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