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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엔진소리에 집착했던 명실상부 명품 스포츠카 "브랜드"는?

조회수 2020. 4. 3. 16: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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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기억에 남는 경험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약간의 감성적 마법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스스로 논리적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의사결정을 부추기고 자극하는 건 감정이다. DBR 290호에서는 여러 기업의 사례를 통해 감성적 접근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실사례를 통해 고객 경험에 감성을 불어넣는 네 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인간은 이성 아닌 감정의 동물?

인간의 인식과 행동에 대한 여러 연구들은 고객경험이 감정에 이끌릴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신경학자 도널드 칸(Donald Calne)은 자신의 저서 <이성의 구조:합리성과 인간의 행동>에서 "감정이 이성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이성은 결론을 낳고, 감정은 행동을 낳는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심리학자 리처드 라자루스(Richard Lazarus) 또한 자신의 저서 <감정과 순응(Emotion and Adaptation)>에서 주장하길 인지(사고), 감정(느낌), 동기(행동)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는데 이때 감정이 인지와 동기의 중개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라자루스에 따르면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어떤 행동을 할지 말지 결정하기에 앞서 인지적 평가와 감정적 반응이 먼저 일어난다.



인간의 인지-행동 프로세스는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의 <상식 밖의 경제학>에서 설명하는 인간의 비이성적 행동연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간은 이성적인 로봇이 아니라 감정이 살아있는 존재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돈을 지불해서 구매를 하고 무언가를 과소평가하고 쓸데없이 일을 미루는 등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행동주의자들의 연구결과는 정량적인 연구로도 증명됐다.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고객충성도는 합리적 요인보다 감정적 요인들에 의해 더 많이 좌우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여러 전문 연구기관에 의해 고객경험이 왜 중요한지가 입증되자 기업들은 점차 고객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경험을 만들어줄 '감성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감성 저격하는 기업들

① 페라리 : '짜릿한' 엔진 소리를 발명하다.


감각을 자극하는 것은 감정을 유발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페라리는 운전경험이 고객의 감정을 크게 좌우한다고 믿었다. 페라리의 이런 철학은 페라리가 철저하게 운전자의 운전경험에 집중하여 디자인할 수 있게끔 하였다. 그 결과 세상에서 가장 스릴넘치면서도 럭셔리한 세계적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가 될수 있었다.  



페라리에서 자동차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단순히 효율적인 엔지니어링 기술을 구사하는 수준이 아니다. 페라리에서 자동차 디자인은 운전자의 감각을 자극해 감정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공정 프로세스다. 시각적으로 근사한 차체, 운전자를 흥분시키는 엔진의 굉음...이 모든 게 디자인에서 비롯되는 운전경험이다.

페라리는 차가 좁은 모퉁이를 돌거나 측면으로 속도를 낼 때 운전자가 '제어한다는 느낌'을 가질수 있도록 첨단기술, 엔진배치, 타이어 크기, 휠 움직임의 미묘한 차이를 연구한다. 숱한 실험 끝에 페라리는 다른 스포츠카를 몰 때는 경험할 수 없는 차별화된 운전 경험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스포츠카를 운전할 때 자동차 뒷바퀴가 옆으로 미끄러지면 운전자는 공포감을 느낄수 밖에 없다. 그런데 페라리를 모는 운전자는 다르다. 운전자 본인이 속도를 제어한다는 제어감을 느끼게 해줌으로써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다.


페라리가 터보 과급기가 장착된 488모델의 엔진소리를 만들기 위해 애쓴 일화는 페라리가 얼마나 고객의 감정에 몰입했는지를 보여준다. 터보 엔진 차량이 휘파람처럼 듣기 싫은 소리를 내고 흡배기 사운드 특유의 짜릿한 느낌을 운전자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것은 페라리가 수년간 고민해온 골칫거리였다. 페라리 엔지니어 3명과 운전자 3명은 골칫덩이였던 터보 엔진 차량으로 운전자들에게 즐거운 운전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독자적인 사운드 시뮬레이터를 가지고 2년간 풀타임으로 일했다.


현재 페라리를 선택하는 운전자들은 '사운드'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페라리의 엔진소리는 찬사를 받고 있다. 488모델은 뛰어난 엔진소리와 성능으로 2018년 경쟁사 포르셰의 고향,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올해의 국제 엔진상을 수상했다. 미국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잡지 롭리포트가 발표하는 2016년 올해의 차로도 선정돼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페라리는 경쟁 스포츠카보다 차체가 5~10kg정도 무거워지고 속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감수하면서까지 실내 카시트 자재로 고급 가죽을 고집한다. 이런 고집에서도 궁극적으로는 운전자들에게 '안락한 실내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페라리의 철학이 엿볼수 있다.

② 소니 : 기대를 뒤집어라!



소니(SONY) CEO 히라이 가즈오(Hirai Kazuo)는 2011년 회사의 TV사업을 회생시키는 작업에 착수하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발견했다. 소니 신규 TV제품의 디자인은 만족스러웠지만 케이블 선들이 겉으로 노출돼 있어 전체적인 외관이 흉측하다는 일부 고객평이 있었다. CEO 히라이는 새로운 제품 디자인이 보고될 때마다 케이블 선들이 보이지 않도록 설계하라 신신당부했고 3년의 시간을 거쳐 케이블 숨기는 법을 찾아냈다.


고객들은 지저분한 선들이 겉으로 보이던 기존 TV와 달리 케이블이 보이지 않는 소니 TV의 등장에 놀라워했다. 히라이가 3년간 제품 개선에 들인 노력은 고객들에게 기대를 뒤엎는 신선함과 만족감을 선사했다. ​

출처: IT동아
히라이 가즈아 소니 전 회장

최근 소니 회장직에서 물러난 히라이는 "소니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은 감탄을 자아낼 만한 요소를 갖고 있어야 한다. (중략) 제품의 기능적 사양을 놓고 경쟁해서는 안 돼고 고객들의 감정적 경험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히라이 전 회장이 엔지니어들에게 전하려 한 메시지는 고객들에게는 사소한 디테일이 중요하며 제품이 고객에게 주는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시장에서 이길수 없다는 점이었다.


③ 인도 타지그룹 호텔 : 실망을 기쁨으로 전환하라.



"우리 가족은 대륙을 횡단하는 오랜 비행 끝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인도 타지그룹(Taj Group)호텔에 도착했다. 그런데 프런트 담당 직원이 우리의 예약 내역을 찾지 못했다. 그러자 호텔의 야간 관리자는 우리가 쉴수 있도록 바로 객실을 안내했고 예기치 않게 발생한 불편함에 미안해하며(고작 5분도 채 기다리지 않았지만) 업그레이드까지 해줬다. 다음날 잠에서 깼을 때 문제는 해결돼 있었고 호텔의 잘못이 아닌 호텔을 예약한 여행사 실수임이 밝혀졌다."



한 연구진이 인도의 타지그룹(Taj Group)호텔에 투숙했을 때 겪은 일화다. 야간관리자는 자신의 잘못이 아닌 문제를 서둘러 해결했고 그 결과 오래도록 투숙객의 기억에 남을 경험을 제공했다.


이처럼 직원들이 고객감정에 맞춰 서비스하도록 교육하면 직원들은 변화하는 고객의 감정을 빠르게 알아채고 신속하고 대응할수 있다. 민첩한 대응은 고객의 기분을 '실망에서 기쁨으로' 빠르게 바꿔주며 동시에 경험의 고착도(stickness)를 높이는 극적 반전을 만든다. 실망감에서 기쁨으로 변화하는 감정적 전환은 고객에게 더 큰 놀라움을 선사한다.

출처: DBR
<감정의 전환 이용하기> 기업은 고객의 실망을 기쁨으로 바꿔 감정적으로 기억할 만한 경험을 만들고 자신들을 찬양할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마술사들은 이런 감정적 전환을 종종 마술에 활용한다. 예를 들어 마술사는 관객들에게 마술의 비밀을 눈치챘다고 믿게끔 만든 다음, 결과적으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전혀 알수 없게 만들어 버린 채로 마술을 끝낸다. 이때 마술사의 속임수를 잡아내지 못했다는 순간적인 실망감은 마술사의 놀라운 기술을 본 짜릿한 기쁨으로 빠르게 바뀐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트릭을 계속적으로 보여주는 것보다 실망감에서 기쁨으로 변화시키는 감정적 전환이 관객들에게는 더 큰 놀라움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④ 랑게 : 설득력 있는 스토리를 전달하라!


잘 전달되고 반복되는 좋은 스토리는 회사와 고객을 정서적으로 연결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인간에게 구전적 서술은 지금까지 학습과 사회화, 지식전달의 주요수단이었기 때문에 스토리를 이해하고 기억하고 말하도록 길들여졌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의 브랜드 체험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하는 회사는 감정적 반응을 유발하고 고착도 높은 기억을 만들어 낼수 있다.


브랜드 관련 스토리텔링을 통해 고객들과 정서적으로 연결한 대표적 회사가 있다. 1초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세계 5대 하이엔드 시계 제조회사 '랑게'다. 랑게는 1994년 최초로 손목시계를 출시하면서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세계 최고 시계 브랜드다. 발터 랑게(Walter Lange)는 자신의 브랜드가 가진 혁신, 우수함 등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랑게 시계의 조립과 관련한 스토리를 고객들에게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랑게 시계는 전부 수작업으로 두 번 조립된다. 첫번째 조립이 끝나면 시계는 다시 분해된다. 부품을 깨끗이 닦은 다음, 두번째 조립작업에 들어간다. 시계 장인이 처음 조립내용을 바탕으로 미세한 조정작업을 하는 것이다. 장인의 수작업 공정을 거친 랑게 시계는 하루 1~2초 정도의 오차까지 허용하지 않는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따로있다. 랑게의 철저한 이중 조립공정은 완벽한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랑게라는 기업이 얼마나 완벽한 제품을 추구하는지, 기업의 영혼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랑게의 시계 공정에 얽힌 스토리는 고객들에게 인간적인 차원에서 랑게라는 브랜드와 유대감을 갖게끔 했다.


명실상부 명품 스포츠카 페라리는 운전자들의 즐거운 운전경험을 위해 엔진 사운드를 비롯해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디자인과 설계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실적이 가장 부진한 때 소니를 이끈 히라이 가즈오 전 소니회장은 고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강조했다. 인도 타지그룹 호텔은 고객들이 서비스에서 느꼈던 실망감을 빠르게 캐치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감정을 전환시키는 임기응변을 보여주었다. 세계적인 시계 장인 랑게는 두 차례의 공정에 얽힌 스토리를 고객들에게 들려주며 신뢰와 유대감을 쌓았다.


이들이 고객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수 있었던 건 고객들의 감정을 자극해 감동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고객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성과 논리보다 '감성적 접근법'이 더 통한다는 것을 직감하고 제품 개발 단계서부터 마케팅 홍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감성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90호

필자 스테판 톰키 하버드경영대학원 윌리엄 바클레이 하딩 경영학 교수

인터비즈 박소영 김재형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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