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성과를 올리는 '화내는 법', 따로 있다.

조회수 2020. 1. 17.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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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동아비즈니스리뷰] 칭찬하는 상사와 호통치는 리더, 누구 아래에서 근무하고 싶은가? 단연 전자일 것이다. 언뜻 생각해봐도 상사나 리더의 불쾌한 정서 표현은 당신의 업무에 악영향을 끼칠 것 같다. 하지만 리더의 부정적 정서 표현이 직원의 성과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상사의 부정적 표현과 업무 성과의 관계를 DBR 274호에 실린 연구*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원문 기사 더보기

'미친개'로 불리는 팀 리더랑 일하면 업무 성과가 높아진다?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중

사회적 정보로서의 감정(EASI, Emotions as Social Information) 모델에 따르면, 리더의 불쾌한 정서 표현은 직원들에게 현재 성과가 낮으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정보를 제공한다. 예컨대, 상사의 실망한 표정이나 화난 손동작 등은 현 상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동기부여의 차원에서 직원들이 직무에 더 노력을 기울이도록 함으로써 팀 성과 향상을 이끌 수 있는 것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특히 군대나 스포츠팀등에서 화를 잘 내는 리더들이 높은 팀 성과를 달성한 사례들이 많다.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의 승리를 이끈 미 육군 장군 조지 패튼(George Patton)은 전장에서 '미친개'로 불릴 정도로 부하들에게 부정적인 표현을 일삼았고, 미국 NBA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농구 감독 그레그 포포비치(Gregg Popovich)도 선수에게 가혹한 비판을 하기로 유명했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화는 금물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팀원들의 사기 증진을 위해 무조건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면 되는 것일까?


답은 '아니오'다. 리더의 정서적 표현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정서 표현의 강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표현 방식과 양식은 다양한 강도로 인식된다. 어떤 사건이나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내는 것보다 화를 내는 것이 더 강한 정서 표현이라 볼 수 있다.


버클리 하스비즈니스스쿨의 스토 교수 등 연구진은 고등학교와 대학교 농구팀 23개 팀의 게임 304회의 하프 타임과 경기 관련 자료들을 수집했다. 하프 타임에 코치나 감독이 하는 말과 정서적 표현을 모두 녹화해 긍정(만족한, 기쁜, 따뜻한, 열정적인 등), 부정(화난, 짜증 내는, 불안한, 좌절한 등) 두 가지로 구분하고, 표현 강도를 5점 척도로 평가했다. 그리고 전체 득점 수와 전 후반 득점 수, 경기의 승패에 대한 자료를 팀 성과로 사용하여 분석했다.

출처: 논문 Leadership in the Locker Room: How the Intensity of Leaders’ Unpleasant Affective Displays Shapes Team Performance
가로축은 리더의 부정적인 표현강도, 세로축은 팀 성과로 역 U자 패턴을 지니고 있다.

분석 결과, 부정적인 정서 표현은 팀 성과와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었지만 긍정적인 정서 표현은 팀 성과와 부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코치의 부정적 정서 표현 수준이 높을수록 팀 성과가 좋았고, 긍정적 표현 수준이 높을수록 팀 성과가 낮았다. 추가 분석 결과, 리더의 정서적 표현과 성과의 관계는 역U자 패턴을 보였다. 즉, 표현의 부정적 수준이 중간 정도가 될 때까지는 팀 성과가 증가했지만 중간 이상으로 강할 때는 오히려 팀 성과가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두번째 연구에서는 녹화된 자료를 부정적 표현 수준을 강함, 중간, 낮음 세 단계로 분류한 뒤, 고등학교와 대학교 스포츠팀 경험이 있는 학생 총 283명에게 보여줬다. 자료를 본 참가자들이 이후 경기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일지, 전략이나 경기 방법을 바꿀지 측정해보니 노력의 강도는 중간 정도의 부정적 표현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부정적 정도가 낮은 때, 부정적 수위가 강할 때 순이었다. 전략 수정 역시 부정적 표현이 중간 수준일 때 가장 높았다.

이를 이중 임계치 모델(dual threshold model)로도 설명할 수 있다. 부정적 정서 표현이 행동에 영향을 줄 때 두 단계의 '임계치'가 있다. 첫 번째 임계치는 리더가 부정적 정서를 직원들에게 표현하고 그것이 직원들에게 인식될 때를 말한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데 표현을 하지 않아서 그런 문제를 직원이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리더는 감정을 억제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표현함우로써 직무 수행에 도움을 주어야한다.


하지만 정서 표현의 강도가 지나치다면 직원들은 이러한 표현을 부적절하거나 '선을 넘어선'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때의 선은 두번째 임계값으로, 이를 넘는 수준으로 감정이 표현된다면 직원들은 리더에게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다. 결국 문제 상황을 직시하기 보다 과도한 부정적 정서를 표현한 리더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껴 리더를 회피할 것이다. 따라서 업무 현장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최적의 분노 표현 수준이 있고, 두 임계치 사이의 적절한 분노표출이 중요하다.

적절한 부정적 표현이 때로는 필요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화를 내거나 짜증내는 상사는 부정적으로 인식되었다. 상사의 불쾌한 표현이 부하 직원의 불안심리를 자극하여 업무 수행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연구 결과 리더의 부정적 정서 표현은 정도에 따라 팀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밝혀졌다.


하지만 이를 남용한다면 팀 성과를 손상시키고 자신감과 낙관주의를 훼손할 것이다. 따라서 리더는 부정적 정서의 표현이 언제 필요한지, 어느 정도 수준으로 표현을 해야 할지 조절할 필요가 있다. 또 부정적인 정서를 표현할 때는 직원들의 반응도 민감하게 파악해야 한다. 비록 적당한 부정적 표현이 성과에 효과가 있다고 할지라도 이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이 글은 <Leadership in the locker room: How the intensity of leaders' unpleasant affective displays shapes team performance>(by Staw BM, DeCelles KA, de Goey P)에 기반해 작성했습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74호

필자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인터비즈 정리 김정현 박은애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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