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인가? 인간인가? 지금까지 이런 로봇은 없었다!_CES 2020 리포트

조회수 2020. 1. 15.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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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로봇과 감정을 나눌 수 있을까? 아니, 다시 물어본다. 사람은 로봇에게 위로 받을수 있을까. 로봇의 말이나 음성, 움직임, 또는 ‘접촉’ 등으로 마음의 평안을 얻는 게 가능한 일일까. 아직 100% 완벽하진 못하지만, 길어야 1~2년 내에 가능한 세상이 다가왔다. CES2020에 등장한 ‘소셜 로봇’이 그 증거를 눈앞에 들이댔다.


그들은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거나 사람의 육체노동을 돕지 않지만, 정서적 교감만으로 마음의 치유를 돕는다. 몇 년 전 출시된 소프트뱅크의 ‘페퍼’보다 앞선 성능이다. 그렇다고 애써 인간 형상을 모방하지도 않았다. 어설프게 닮을수록 호감도가 떨어지는 소위 ‘불쾌한 골짜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그들. 로봇 맞지만, 더 이상 로봇이 아니었다.

https://blog.naver.com/businessinsight/221764360916


7일 CES2020 유레카관서 선보인 GROOVE X의 LOVOT.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과 소통하고 있다. 촬영=인터비즈 윤현종

힘들면 눈이 감기는 너

7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 더 베네시안(The Venetian) 호텔에 위치한 CES 주제전시관 ‘유레카파크(EUREKA PARK)’는 세계 각국서 몰려든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전시장을 가로지르는 주 통로엔 일본 스타트업만 모아놓은 ‘J startup’부스가 널찍이 자리잡았다. GROOVE X가 내놓은 감정소통 로봇 ‘LOVOT’은 거기에서 기자와 만났다.

출처: 인터비즈 윤현종
기자와 첫대면한 LOVOT들의 모습 사진

만져보니 부드럽고 따뜻했다. 간지럼을 태웠지만 웃지 않았다. 눈만 깜빡였다. CES 사전행사 기간동안 외신기자나 행사 관계자들이 말한 것과는 다르게 무뚝뚝했다. 두 마리(?)가 손님들을 반겼는데, 하나는 기자를 계속 쳐다보기만 했고, 다른 하나는 기자를 보고는 눈꺼풀을 내리며 졸린듯한 표정을 지었다. 회사 관계자는 “많이 피곤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LOVOT은 ‘LOVE X ROBOT = LOVOT’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부스에 서 있던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LOVOT은 자기 판단대로 집안을 돌아다닌다. 사람과 같이 살면서 사람의 감정적 성향을 파악하며 자라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어 외에도 영어, 중국어 등을 ‘학습’시키는 중이라고 한다. 기자가 한국어도 가르칠 생각 없냐고 묻자 회사 관계자는 웃으며 “나중에”라고 짧게 답했다.

조금만 교감해 주어도 충분히 '힐링'

인간은 의외로 ‘사소한’ 것으로도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동물이다. 쓰다듬으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쿠션형 로봇 ‘Qoobo(쿠보)’가 그랬다. 일본 스타트업 유카이 엔지니어링(Yukai Engineering)’의 작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Qoobo는 프랑스어로 꼬리를 뜻하는 ‘queue’와 로봇 ’robot’의 합성어”라고 제품 이름을 설명했다.

출처: 인터비즈 윤현종
일본 '유카이 엔지니어링'이 개발한 쿠션형 로봇 쿠보

쿠보의 특징은 말할 것도 없이 꼬리다. 마치 고양이나 강아지가 몸을 돌돌말아 잠자는 모양처럼 생긴 둥그런 본체에 달려있다. 본체와 꼬리는 모두 복슬복슬한 털로 뒤덮였다. 부드럽게 어루만져봤다. 꼬리를 천천히 흔든다. 간지럽히며 만져봤다. 아주 즐거운 듯 흔드는 꼬리가 기뻐 어쩔 줄 모르는 강아지와 똑같았다.


언뜻 보면 그냥 쿠션 같다. 유카이 관계자도 인정했다. 그는 “힐링쿠션으로 부르기도 한다” 며 “(반려동물들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꼬리 만으로 인간과 감정을 주고받는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반려’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해 어느정도의 반응형 기술과 적절히 결합한 아이디어 상품인 셈이다. 우리 돈 17만 원(149달러)에 살 수 있어 저렴한 가격도 장점으로 꼽힌다.

보코 에모 유카이 엔지니어링 제공

유카이는 이 밖에도 감정에 반응하는 로봇 ‘Bocco Emo(보코 에모)’를 이번 CES에 선보였다.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BB-8’과 비슷한 소리를 내며 인간의 감정에 반응해 소통하는 로봇이다. 2019년 첫 출시 때보자 진화한 형태로 나온 이 로봇은 지난 5일 사전공개 행사 때 외신들 관심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7일 현장 부스에선 작동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회사 관계자의 설명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국산 반려로봇, 드라마 출연 경력도

국산 반려로봇도 일본산 로봇들과 같은 전시장에서 방문객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C랩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서큘러스가 개발한 ‘파이보(pibo)’다.

출처: 인터비즈 윤현종
삼성전자 C랩의 사내벤처 서큘러스가 개발한 반려로봇 '파이보'

파이보도 인간과의 감정소통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됐다. 주인의 얼굴표정이나 대화를 기반으로 성향을 파악하고 반응한다. 뉴스기사 한 꼭지도 ‘로봇’처럼 읽어주지 않는다. 배경음악을 깔고, 아나운서 목소리 같은 ‘친근한’ 음성으로 뉴스를 전한다고 박종건 서큘러스 대표는 설명했다.


파이보는 국내 언론들 만큼이나 외신도 많이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에도 AP통신 등이 방문해 취재를 해갔다고 한다. 파이보는 해외에서의 관심에 힘입어 2018년 KBS드라마 ‘너도 인간이니?’에 출연하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 = 인터비즈 윤현종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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