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6위 "기부왕"이자 "아프리카 최대 부자"인 '이 사람'

조회수 2019. 11. 13.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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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최대 기업 최고경영자(CEO)이자 '아프리카 최대 부자', 세계 6위 '기부왕'…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하는 이 사람은 바로 아프리카 14개국에서 원자재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단고테그룹 회장 알리코 단고테(Aliko Dangote)이다. 단고테는 맨손으로 아프리카 최대의 기업을 일군 '자수성가형' 기업가로도 유명하다. 기업 경영을 넘어 고국 나이지리아의 국가 발전에도 기여하여 '아프리카판 이병철'이라고도 불리는 단고테에 대해 알아보자.

20세에 시작한 장사, 순익 5조 원 거대 기업으로

출처: Dangote group 공식 홈페이지
알리코 단고테의 모습

어린 시절 알리코 단고테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외할아버지 손에 자랐다. 단고테는 어린 시절부터 저렴하게 설탕을 구입한 후 되팔아 용돈을 불리는 등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일찍 부모를 잃은 어린 단고테를 가엾게 여긴 외할아버지는 단고테 또래 친구들보다 조금 더 풍족하게 용돈을 챙겨주었다.



단고테는 이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 스무 살이었던 1977년 처음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이후 단고테는 더 큰 시장을 경험하기 위해 고향 카노를 떠나 대도시 라고스(당시에는 나이지리아의 수도였으나 1991년 이후 아부자로 수도 이전)로 터전을 옮겼다.

라고스에서 단고테가 목격한 것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던 건물들이었다. 이에 그는 '시멘트'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 판단해 1978년 외조부에 시멘트 사업 자금을 요청했다. 외할아버지는 단고테에게 '반드시 같은 금액을 갚는다'라는 조건으로 50만 나이라(나이지리아의 화폐 단위)를 빌려줬다. 당시 나이지리아에서 50만 나이라는 외제차 여러 대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큰돈이었다. 단고테는 라고스에서 시멘트 사업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외할아버지의 50만 나이라 전액을 갚았다. 단고테가 본격적으로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된 배경이다.

출처: Dangote group 공식 페이스북
단고테그룹 로고

단고테는 주력 사업이었던 시멘트 생산으로 크게 성공했다. 이후 설탕 및 소금, 밀가루, 석유 등 다양한 분야로 비즈니스를 넓히며 사업을 더 크게 일으켰다. 1981년 단고테는 복합기업 단고테 그룹을 설립했고 나이지리아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7년 단고테 그룹이 벌어들인 순수익만 우리 돈 5조 원을 넘는다. 2019년 9월 30일 기준 알리코 단고테의 자산은 우리 돈 11조 원 규모다.(그나마도 달러 약세로 인한 나이지리아 경제 악화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금액이다.)

나이지리아 최초의 경영학교 세운 '세계 6번째 기부왕'

아프리카 제1의 부자가 된 알리코 단고테. 그의 남다른 사업 수완 못지않게 '통 큰 기부'도 주목을 받았다. 단고테는 지난 9월 24일과 25일 양일간 뉴욕에서 열린 '골키퍼스(Goalkeepers) 2019' 행사에서 자신의 롤 모델은 '빌 게이츠'라고 말하며 사회 환원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그는 아프리카 최고 부자 타이틀보다 아프리카 최고 자선사업가 타이틀이 더 탐난다고도 말한 바 있다.



해당 행사는 빌 게이츠와 그의 부인 멜린다 게이츠가 설립한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 주최였다. 세계 정-재계 인사가 한자리에 모여 지속 가능 개발과 더 나은 미래에 대해 논의한다. 단고테는 그의 롤 모델이자 절친한 친구인 빌 게이츠 부부와 손잡고 나이지리아의 만성적인 영양실조 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단고테그룹 자체적으로 '알리코 단고테 재단(ADF)'를 설립하여 나이지리아 빈곤층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경영을 공부하는 학생이 늘어야 나이지리아 경제가 나아진다고 판단한 단고테는 나이지리아 최초의 비즈니스 스쿨도 세웠다. 단고테 본인도 경영학 공부를 위해 이집트로 유학을 떠나야만 했기에 나이지리아 내 높은 수준의 대학이 필요하단 점을 강조해왔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카노에 위치한 바예로 대학에 약 40억 원을 들여 건물을 증축했다. 해당 건물은 단고테의 이름을 딴 '단고테 비즈니스 스쿨'로 활용하게 됐다. 이로써 바예로 대학은 비즈니스 스쿨을 통해 나이지리아 최초의 경영학 박사를 배출하는 학교로 올라섰다.

단고테는 매년 구호활동 및 학교·병원 건립, 질병 퇴치에 1억 달러 이상(약 1200억 이상)의 '통 큰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단고테가 알리코 단고테 재단을 통해 기부한 금액만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5000억) 이상이다.



2018년 영국의 비즈니스 전문 매거진 리치토피아(Richtopia)에 따르면 단고테는 워런 버핏, 빌 게이츠, J.K 롤링, 오프라 윈프리, 일론 머스크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금액을 기부한 '기부왕'이다. 이에 나이지리아 정부는 단고테의 공헌에 대해 이등 훈장(GCON, Grand Commander of the Niger)을 수여하였다.

단고테 그룹의 비하인드스토리, '정경유착' 논란

출처: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한 2018년도 나이지리아 부패 인식 지수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한 2018년도 나이지리아 부패 인식 지수

단고테그룹 산하 상장기업 4개의 지분가치는 나이지리아 전체 주식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거대한 덩치에 걸맞게 단고테그룹이 나이지리아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일종의 '국민기업'이다. 단고테그룹이 손을 댄 정유, 시멘트, 설탕 등의 사업이 해외 자본 도움 없이 성장해왔다는 점 때문이다. 이 회사가 나이지리아 '국가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단고테그룹이 나이지리아 전반에 미치는 입김이 세질수록 '정경유착' 논란도 커지고 있다. 1998년까지 군사 정변만 일곱 차례가 일어나 정정 불안이 이어져 온 나이지리아는 국제투명성기구(TI: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정례적으로 집계하는 '2018년 세계 부패 인식 지수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27점을 받았다. 세계 180개국 중 144위였다. 그만큼 부패가 만연한 사회라는 뜻이다.

출처: wikipedia
굿럭 조나단 前 나이지리아 대통령

단고테는 굿럭 조나단 전(前) 대통령(2010.5.~2015.5.) 시절 행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2010년 굿럭 조나단 대통령에 의해 국가일자리창조위원장에 임명된 단고테는 이후 각종 공식 행사에 초청받았다. 뿐만 아니다. 조나단 정부는 시멘트 수출을 국가사업으로 지정했다.



그 덕에 원유 수출에만 의존하던 나이지리아의 무역 구조가 한층 다각화했다는 평도 있다. 그러나 '시멘트 수출'은 애초에 시멘트 사업으로 성장한 단고테그룹에게만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출처: wikipedia
무함마두 부하리 現 나이지리아 대통령

2015년 5월 굿럭 조나단의 임기가 끝나고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이 당선됐다. 사람들은 기존의 조나단 정부와 달리 진보 성향의 부하리 정권이 들어섰기 때문에 정부와 단고테 간의 관계가 소원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정권이 변했지만 단고테는 여전히 나이지리아 정부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부하리 대통령 취임 3개월 만에 부통령이 정부 협의체를 이끌고 아프리카 잠비아로 향했다. 잠비아 내 단고테 시멘트 공장 건설과 관련한 방문이었다.

또한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장 갓윈 에메피엘은 단고테그룹에 아낌없는 후원을 약속했다. 그리고 정말 자신이 한 말을 지켰다. 2016년 6월 로이터 통신이 단고테그룹과 나이지리아 중앙은행 간의 관계에 대해 보도한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달러 약화로 나이지리아 경제가 크게 동요하던 당시,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이 단고테그룹에게만 외화 할당량 우대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단고테그룹의 성장이 나이지리아 국가 경제의 성장을 이끈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정부가 단고테그룹의 편의를 봐준 것 역시 사실이다. 여전히 나이지리아 경제는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는 풍부한 자원과 2억 명이 넘는 인구, 평균 연령 18세의 젊은 나라인 만큼 성장 잠재력도 매우 높다. 단고테그룹과 나이지리아 정부의 움직임이 동요하는 나이지리아에 더 큰 성장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 기사

Africa's richest man has a built-in advantage with Nigeria's government

I hope to give out large wealth like Bill Gates - Dangote

Aliko Dangote named sixth most charitable person in the world

인터비즈 박윤주 윤현종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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