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사랑받는 '어벤져스'와 '디즈니월드'의 공통점은 '이것'

조회수 2019. 11. 12.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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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동아비즈니스리뷰]인문디자인은 상품의 특정 기능이나 모양을 디자인하는 것을 넘어서 상품이 사용되는 공간까지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제안하는 작업이다. 즉 상품이 사용되는 '상황' 즉, '분위기'를 디자인해서 상품 자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문디자인에서는 제품이 사용되는 상황, 분위기가 더욱 중요해진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항상 지루함, 기쁨, 슬픔, 불안 등 특정한 분위기 속에 놓여있고, 이 속에서 주변을 이해하고 행동한다. 마치 기쁠 때는 빗소리가 음악처럼 들리지만, 슬플 때는 같은 빗소리라도 울음처럼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우리의 관계와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새로운 의미를 제안하다, 인문디자인

상황과 분위기를 고려한 인문디자인으로 사용자에게 조명의 의미를 새롭게 전해준 사례가 있다. 바로 조명 전문 기업 아르테미데다. 스탠드 조명을 가구로 만든 이탈리아의 조명기구 업체 아르테미데(Artemide)는 1998년 사용자의 기분과 필요에 따라 빛의 색상과 톤을 조절할 수 있는 '메타모르포시(Metamorfosi)'를 출시했다.



우리말로 탈바꿈이라는 뜻인 이 조명은 사용자의 기분을 바꾼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퇴근 후 지친 샐러리맨에게는 위로의 분위기를, 연인에게는 낭만의 무드를 연출하는 식으로 공간의 느낌을 변형할 수 있다. 조명을 가구에서 '공간조명'으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출처: 아르테미데 홈페이지, DBR
아르테미데의 티지오. 당시 스탠드 타입의 조명은 공장에서 작업시에 사용하는 것이었고 모양도 투박했다. 반면 티지오는 가느다란 막대기만으로 연결한 형태였고 이는 조명기구가 가구로서의 의미를 갖도록 했다. 티지오 디자인의 등장 이후 스탠드는 일상생활에서 가구처럼 사용되기 시작했다.(좌). 메타모르포시(우)

이렇듯 인문디자인은 상품의 특정 기능이나 모양을 구현하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의미를 제안하는 창의적인 작업이다. 인문디자인은 아르테미데의 예처럼 일상제품에 적용되기도 하지만 다른 분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마블 영화와 디즈니월드가 그 예다. 마블 영화와 디즈니월드는 신화적 혹은 동화적 세계를 창조하고 공감을 얻음으로써 디자인의 영역을 확대한 사례다. 

뛰어난 영웅도 결국은 인간처럼 갈등한다.. 마블의 '신화'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이하 마블)는 사람들에게 현대적 신화 세계를 영화로 보여주며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신화 세계에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화려한 CG와 액션 등 영화 특유의 재미와 다양한 볼거리를 더했다.



DBR의 필자는 마블의 성공 요인으로 인간의 근원적 정서의 분위기를 신화로 새롭게 해석하고, 이를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블랙팬서 등 각각의 영웅 캐릭터에 부여한 데 주목했다. 즉 영화를 마치 신화처럼 디자인해 영웅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의미와 가치들을 전하고자 했고, 사람들이 이에 공감한 것이다.


마블은 자신들만의 우주관(세계관)이 있고, 그 우주를 배경으로 다양한 영웅들을 탄생시킨다. 영웅들은 신화 속 인물처럼 각자의 특별한 탄생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평범한 인간처럼 서로의 가치와 이해에 따라 대립하기도, 화해하기도 한다.



예컨대 우리나라에서만 860만 관객 수를 돌파한 '캡틴아메리카(시빌워)' 는 '제모'가 가족의 죽음에 복수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복수 과정에서 불행히도 '블랙팬서'라는 영웅의 아버지가 죽게 되고 또 다른 복수로 이어진다. 영화 속 갈등은 인간에게 익숙한 가치인 자유·복수·우정·용서에서 전개된다.



신과 같은 능력을 지닌 영웅들이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도 인간들의 방식과 다르지 않다. 영화는 초월적 능력을 가진 영웅 세계에서도 인간 세상 또는 신화 세계와 마찬가지로 비극적 운명이 존재함과, 그런 운명을 피해갈 수 없는 비극적 삶을 보여준다. 뛰어난 영웅들도 평범한 인간과 마찬가지로 인간적 가치 충돌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결국 영화는 용서로 끝이 난다.

디즈니월드, 동화 세계를 디자인하다

출처: DBR
디즈니월드 매직킹덤

디즈니월드는 아이들이 동화 속 캐릭터와 직접 어울려 놀고 사진도 찍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보내온 편지에서 탄생했다. 자신의 딸들에게도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던 월트 디즈니는 아이들이 화면에서만 보던 동화 세계를 직접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현실에 만들어 냈다. 단순히 가상의 세계를 실제로 구현한 데 그치지 않았다. 아이들이 자신들이 꿈꾸던 세계에서 직접 동화를 체험하고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디자인했다.


디즈니월드의 첫 번째 테마파크인 디즈니 매직 킹덤은 '동화 세계의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 테마파크는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피터팬 등의 동화와 다양한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해 방문객이 마치 동화 속의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도록 꾸몄다.



대표적 장소가 신데렐라 성이다. 프린세스의 대관식을 성대하게 열어 동화적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또 성 안의 스위트룸과 레스토랑에서는 방문객의 예약과 음식 주문까지도 왕자와 공주에 해당하는 예를 갖춰 받는다. 동화 세계의 분위기를 현실 세계로 확장시킨 것이다. 방문객은 자신이 신데렐라 동화 속에 등장하는 한 캐릭터가 된 것 같은 착각을 갖게 된다.


사람은 의미가 탑재된 분위기 속에서 산다. 사람이 관여할 수 없는 자연적인 분위기도 있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 끊임없이 생성하고 제안하는 인위적인 분위기도 존재한다. 인문디자인은 인위적으로 의미를 생성하고 분위기를 제안한다. 또 상품 자체보다는 상품 주변에 있는 사물들과 주변의 관계, 상황을 재해석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고 제안한다.



상품의 기능 구현과 예쁜 모양을 디자인하는 것에서 벗어나 상품의 의미 세계와 분위기를 제안하고 설득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인문디자인. 이는 제품 자체에만 빠져 새로움을 찾지 못하는 기업들에게도 교훈을 줄 수 있다. 영웅의 희로애락을 그린 영화, 동화를 담은 디즈니월드와 같이 다양한 상품이 녹아 들어갈 수 있는 분위기를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글은 DBR 254호의 좋은 디자인은 '분위기'로 설득한다 를 참고해 작성되었습니다.


인터비즈 최예지 정리
inter-biz@naver.com

표지이미지 출처 플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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