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일 '핫'해! 10살 펭귄의 '입덕' 포인트를 훑어보자

조회수 2019. 11. 8.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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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2m 10cm에 몸무게는 93.9kg, 눈동자에 비해 흰자가 매우 넓은 사백안 눈, 혼자서는 착용할 수 없는 헤드셋까지... 뚝딱이, 뿡뿡이 등에 이어 EBS가 야심차게 내놓은 새 캐릭터, 자이언트 펭귄 펭수다. (물론 펭수 스스로는 '캐릭터'임을 부정한다. 팬들에 따르면 펭수는 펭수다.) 요즘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지상파 3사를 비롯해 라디오 방송, 각종 인터뷰 등으로 펭수의 스케줄은 포화 상태다. 이뿐 아니다. 서울, 부산 등지에선 팬사인회도 열렸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펭수, 인기 요인은 과연 무엇일까?

10살 펭귄에게 느껴지는 '아재 감성'

자이언트 펭귄 펭수는 ‘2030세대의 뽀로로’라고 불린다. (물론 펭수의 팬들은 “뽀로로는 뽀로로고 펭수는 펭수다!”라고 말할 것이다. 이해한다.) 어린이 프로그램인 <생방속 톡!톡! 보니하니>에서 시작한 어린이 타겟의 캐릭터 펭수는 왜 '어른이'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을까?


자이언트 펭귄 펭수는 10살이다. 뽀로로를 보고 남극에서 한국 진출을 꿈꿨으며, 꿈은 BTS같은 '우주대스타'가 되는 것이다. 현재는 교육방송 EBS 최초의 연습생이 되었다. 하지만 10살이라기엔 어딘가 괄괄한 목소리와 '아재' 감성으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물건을 찾을 때 “어데로 갔나~♬”하고 노래를 흥얼거린다. 앉았다 일어날 땐 언제나 “으짜짜짜” 소리를 내는 버릇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소설은 ‘삼국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은 ‘빠다코코낫’,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거북이의 비행기’다. 이쯤되면 10살이 아니라 10학번인 것 같지만, 펭수 본인이 10살이라 하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펭수의 습관과 취향에는 2040세대의 감성이 뚝뚝 묻어난다. 어른들은 펭수라는 캐릭터와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더욱 펭수에게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익숙한 캐릭터들로 익숙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다.

펭수를 필두로 한 기존 EBS 캐릭터들의 콘셉트도 탄탄하다. 이들이 크게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는 바로 아육대(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 MBC의 명절 특집 프로그램)를 패러디한 'E육대'편이다. E육대에는 펭수, 뚝딱이, 뿡뿡이, 뽀로로, 짜잔형, 번개맨 등 화려한 출연진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인간팀과 비인간팀으로 나뉘어 대결을 펼쳤다. 이 중 특히 EBS 25년 차 대선배인 뚝딱이의 '꼰대' 같은 면모가 많은 직장인들에게 재미와 공감을 선사했다.

뚝딱이와 펭수의 에피소드는 E육대에서 끝나지 않았다. <뚝딱이 선배를 옥상에서 만났다> 편에서는 뚝딱이와 펭수의 갈등이 고조되기도 했다. 뚝딱이는 연락을 받지 않는 후배 펭수를 찾아 옥상으로 올라갔다. 뚝딱이는 자신의 전화는 받지 않으면서 휴대폰을 쥐고 있는 펭수를 매우 못마땅해한다. EBS 25년 차 뚝딱이는 신입 펭수의 ‘인사 각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라떼는(나때는) 말이야~”라는 말로 펭수에게 훈계한다.


하지만 뚝딱이에게도 사연이 있었다. 1994년 처음 EBS에 입사해 함께 놀던 친구들은 어느새 대학교에서 과제하느라 바쁘고, 직장 다니느라 바쁘고, 애 키우느라 바빠졌다. 함께 했던 친구들은 나이를 먹어가고 점점 인기도 예전만 못하자 외로움이 컸던 것. ‘꼰대’라 치부하기 십상이었던 상사들의 고충도 뚝딱이 캐릭터에 녹여내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할 말은 하고 살자"..'강강약약'의 표본, 펭수

펭수는 종종 '김명중'을 찾는다. 돈이 부족하면 김명중의 돈을 쓰면 된다. 참치가 비싸서 못 먹는다면 김명중 돈으로 사 먹으면 된다. 펭수가 틈만 나면 부르는 이름 '김명중'은 현재 EBS 사장이다. 펭수 덕분에 김명중은 방송사 사장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됐다.


소속 회사 사장 이름을 아무렇게나 부르는 신입 펭수의 모습은 많은 직장인들에게 쾌감을 준다. 이런 펭수의 모습을 두고 '선넘펭(선을 넘는 펭수)'이라 부르기도 한다. 펭수의 매력을 '되바라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펭수는 선을 넘기고 되바라진 캐릭터가 아니다. 펭수는 어린이와 같은 약자들에게는 한없이 친절하다. 팬들과의 소통도 활발하다. 우주대스타를 꿈꾸는 펭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들과 자주 소통한다. 요즘 펭수에게 DM(다이렉트 메세지)이 너무 많이 오고 있어 답장하려면 날개에 쥐가 날 지경이다. 하지만 '펭수 덕에 웃는다', '펭수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 라는 팬들의 메세지를 지나치지 못하고 꼬박꼬박 답장을 해주며 위로를 아끼지 않는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과 약자들에게는 한 없이 따뜻하고 친절하다가도 강자 앞에서 기죽지 않고 할 말은 다 한다. 이것이 '펭성(펭수 인성)'의 실체다. 펭수의 매력은 '되바라짐'이 아니라 '당당함'이며, 펭수의 무기는 '공감'과 '소통'이다.

이뿐 아니다. 펭수는 "잘 쉬는 게 혁신이야", "사장님이 친구 같아야 회사도 잘 된다" 등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사는 주옥같은 명언을 남기며 '2030의 뽀로로' 그 이상의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펭수는 귀여움과 순수함을 주무기로 내세우던 그동안의 EBS 캐릭터들과 매우 다르다. 펭수는 우주대스타를 꿈꾸며 남극에서 한국까지 헤엄쳐 와(스위스 경유) EBS 소품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이지만 매우 빨리 현실에 눈을 떴다. 이러한 펭수의 성격이 어린이보다 어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펭수는 세상에 찌든 모든 이에게 가장 '세속적인 치료제'가 되고 있다.

잘 키운 캐릭터, 열 인간 안 부럽다

<자이언트 펭TV>의 이슬예나 PD는 프로그램 기획에 앞서 초등학생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생들이 생각하는 EBS의 이미지에 대한 설문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미취학 아동이나 볼 법한 채널'이라고 말했다. 이슬예나 PD는 어린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펭수'였다.


펭수의 팬들은 EBS에 '펭수 굿즈' 제작을 꾸준히 요청했다. 주로 구매력이 높은 2030의 직장인 팬들의 요청이 많았다. 이에 EBS 측은 올해 안에 펭수 굿즈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얼마 전에는 네이버 OGQ 마켓에 '펭수 스티커'가 처음 등장했다. 펭수 스티커는 다른 스티커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좋아요'와 댓글을 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펭수는 EBS의 초등생 문제집인 '만점왕' 교재의 표지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잘 키운 캐릭터는 열 인간이 부럽지 않다. 캐릭터 비즈니스 특성 상 넓은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명인을 앞세운 광고는 효과가 크지만 구설수, 사건사고 등의 리스크도 높다. 캐릭터는 이러한 부분에서 리스크가 적다고 볼 수 있다. 뚝딱이와 뿡뿡이, 뽀로로가 짧게는 16년에서 길게는 25년 동안 개근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펭수는 이제 겨우 반 년이 넘은 신입사원이다. 앞으로 펭수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인터비즈 윤현종 박윤주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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