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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가던 중국 '이 회사', '한국 대기업'인수해 LG도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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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애플 아이폰 디스플레이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제품이 쓰여왔다. 애플 표준에 맞는 아이폰용 패널을 대량 제조할 수 있는 업체가 삼성디스플레이 밖에 없어서다. 앞으론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인 BOE(징둥팡, 京东方, , Beijing BOE Optoelectronics Technology) 패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마지막 검수 단계에 돌입했고, 탑재 여부는 올해 말에 결정될 예정이다.

여기서 기시감이 드는 사람들이 들이 적지 않았다. BOE는 빠른 추격자 전략을 통해 한국 기업들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LCD 패널 제조업체로 등극한 업체다. LCD를 넘어 OLED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자 한국 언론은 위기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BOE OLED 패널은 삼성 제품보다 20% 가량 더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1993년 BOE를 설립한 전 CEO 왕둥성

출처바이두

지금은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름잡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1993년 창업 당시만 하더라도 몰락한 회사에서 나온 직원들이 사원주주 회사로 시작한 작은 기업에 불과했다. 왕둥성 창업자 겸 전 회장(61)은 적재적소 판단과 결정을 통해 중국발 디스플레이 굴기를 이뤄냈다. BOE는 어떤 기업이고 왕둥성 회장은 어떻게 세계 최대의 LCD 제국을 건설하게 된 것일까. 

35세 나이로 회장 자리...한국 기업 인수 결정으로 LCD 굴기 선봉장 되다

BOE의 전신은 베이징브라운관이라는 이름의 국유기업이다. 회사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주로 일본 회사와 합작으로 TV브라운관을 만들던 회사였다. 이때만 해도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이름이 알려진 회사가 아니었다. 심지어 1992년까지 7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파산 위기에 몰린 골칫덩어리였다.

상황을 반전시킨 인물이 왕둥성 창업자다. 1981년 항저우 공과대를 나온 엔지니어로, 베이징브라운관에서 사원부터 과장, 공장장에 이르기까지 초고속으로 승진하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하자 그는 1993년 당시 직원들과 함께 십시일반으로 650만 위안(약 10억 원)을 모아 직접 회사를 차리면서 전 회사의 명맥을 이어나갔다. 이 회사가 바로 베이징둥팡전자그룹이다. 훗날 이름을 바꿔 BOE로 더 잘 알려지게 된다. 회장으로 나섰을 당시 그의 나이가 고작 35살이었다.

그는 진공관 등을 개발 공급하는 동시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구강청결제 생산에까지 나설 정도로 절박하게 사업에 매달렸다. 베이징브라운관 시절 맺었던 네트워크 등을 발판삼아 납품처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업을 확대할 만한 계기만을 노리고 있었다. 시장 자유화에 발맞춰 일본 기업들과 제휴를 맺으면서 증시에 상장하는 등 규모를 키워나갔다. 이를 통해 흑자 전환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성장의 계기를 착실하게 마련해나갔다.

결정적인 터닝포인트는 2002년이었다. 하이닉스반도체 자회사 하이디스(HYDIS)를 인수하며 한국의 LCD 기술을 확보하며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 2002년 무거운 부채를 안고 있었던 하이디스는 핵심 반도체 사업을 보전하기 위해 3억 8000만 달러(4542억 9000만 원)에 디스플레이 사업을 BOE에게 넘겼다. 당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도약을 꾀하던 중국 정부와의 목표와도 잘 맞물렸다. 인수대금 대부분은 중국정부에서 나왔다. 당시 하이디스 인수가 디스플레이 굴기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를 설득했던 게 왕둥성이다.

한국 회사 하이디스 인수 후 'LCD공룡'으로 떠오르다

하이디스의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생산기술이 BOE에게 이전되면서 BOE는 세계 TFT-LCD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매출액 6억 5000만 달러(약 7700억 원), 이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4%를 기록한 세계 9위 업체로 바로 등극했다. 한국경제 등 당시 언론들은 "BOE가 TFT-LCD 기술을 통째로 손에 넣었다"고 표현했다.

이전만 해도 한국 엔지니어 밑에 BOE 기술자 상당수가 붙어서 LCD를 공부할 정도로 이 분야에 있어서 중국은 볼모지나 다름없었다.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기까지 수천 억 원씩 들일 정도였다. 이를 충당한 것도 정부 자금이었다. 2010년까지 생산 라인 확보 등에 들인 자금은 우리돈으로 20조 원이 넘어갈 정도다. BOE는 2006년 하이디스를 부도처리하고 한국에선 철수하고, 중국 본토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슬럼프였던 2000년대 중반, BOE는 정부를 뒤에 끼고 되레 7.3% 투자를 증진시킨데 이어 생산능력을 30%이상 확장시켰다. 2007년 2분기, 산업이 다시 호조기에 접어들었고 BOE는 그 기회를 잡아 매월 1억 위안(167억 6000만 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BOE 생산라인이 설립된 중국의 각 지역들

출처픽사베이, 인터비즈 편집

이에 고무된 BOE의 투자는 계속됐다. 2007년 9월 청두의 쓰촨(四川)성에 첫 생산라인을 설립한 데 이어 BOE는 베이징과 청두, 허페이, 내몽고 오르도스, 충칭 등의 지역에 공격적으로 생산라인을 설립했다. 중국기업 특유의 물량공세 전략을 펼친 것이다.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에 요청해 BOE가 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게 결정적이었다.

2008년 6월,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디스플레이패널 산업도 다시 침체가 심화될 때에도 정부의 지원 덕분에 위기를 버틸 수 있었다. 왕둥성 당시 회장의 의지도 강했다. 디스플레이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이익이 난다며, 주기에 반하는 투자라는 진취적 전략을 세웠다. 표면적으로 볼 땐 투자를 최소화하고 몸을 사려야 하는 시기에 더 공격적인 투자로 규모 확장을 계속해나갔다. 중국 언론도 이 때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기도 했으나, 왕둥성 창업자의 의지는 확고했다.

생산 기반을 공격적으로 확충한다는 판단은 적중했다. BOE는 다른 업체들이 몸을 사릴 때 LCD 시장점유율을 잠식해갔다. 그 결과 2017년엔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22%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면서 LG디스플레이를 끌어내리고 이 분야 시장 1위에 등극했다. 본격적으로 LCD를 생산한지 10년 만에 한국을 따라잡은 것이다. BOE는 LG 디스플레이를 제치고 LCD 출하량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왕둥성은 "우리는 기회와 도전의 미래를 마주하고 있다. 기회와 도전의 앞에서 기업은 한 개인과 같다. 실패를 말하지 않고, 피곤함을 말하지 않고, 어려움을 말하지 않고, 결코 안주하지 않고 나아갈 때 비로소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계속할 것을 예고했다.

LCD 점유율 1위 BOE, OLED 시장에 진출하다

LCD 시장을 추격해 국내 업체를 따라잡은 왕둥성은 새 먹거리로 눈을 돌렸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진출한 OLED 시장에도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BOE는 OLED 분야에선 어떤 모습일까. BOE는 올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에서 5.4%를 기록했다. 여전히 이 시장에서 86%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 디스플레이와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그러나 애플이 BOE 제품 도입을 검토하고, 이를 레퍼런스 삼아 추격할 경우 한국 기업에 또 다른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BOE의 패널을 아이폰에 탑재하는 사안은 하루 이틀 전에 검토된 일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미 전년 8월 22일 "BOE가 애플에 아이폰용 플렉서블 OLED 패널 공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0년 납품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 상반기 BOE의 매출은 550억3900억 위안(약 9조 원)으로 전년 대비 26.6% 증가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16억6800만 위안(2796억 원)으로 43.92% 감소했다. 매출에 비해 순이익이 부진하다.

올 6월 새롭게 임명된 천옌순 CEO

출처바이두

많은 발전을 이루었음에도 BOE에겐 명확한 한계가 있다. 현재 BOE의 OLED분야 약점은 50%라는 낮은 수율(yield)이다. 수율이란 투입 수에 대한 완성된 양품(良品)의 비율로, 반도체의 업계의 생산성과 수익성에 있어서 결정적인 요소다. 수율이 낮을수록 불량품이 많아 기업의 수익률이 악화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분야서 수율이 90%에 이른다. 그러나 BOE가 OLED 시장 선점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만큼 머지않아 수율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다른 약점은 여전히 정부 지원에 의존도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올해 BOE의 순이익은 전년대비 약 44% 감소했다. 그리고 BOE를 회생시키기 위해 중국정부는 올해도 돈을 풀었다. BOE에 순이익의 69%에 해당하는 11억 위안(1,844억 1,500만 원) 이상의 보조금을 투입한 것이다. 중국 외신 역시 만약 이 보조금이 없었다면 BOE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더 부진했을 거라고 보도한다. 보조금 덕분에 그나마 적자를 만회할 수 있었다.

결구 중국 정부의 베팅 의지에 따라 OLED 분야 추격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애플이 BOE 제품을 탑재할 경우, 이런 지원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한국 기업엔 분명한 위협요소다. 예정대로라면 BOE는 오는 2023년 월 18만 장의 OLED 패널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능력인 15만 5000장을 넘어선 수치다. 수치적으로만 보면 삼성을 압도한다. 아직까지 삼성과의 기술격차가 분명하게 존재하지만 앞으로의 성장 측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다.

한편 BOE는 지난 6월, 부회장이었던 천옌순(陳炎順)를 새로운 CEO로 임명됐다. 26년간 계속되었던 왕둥성 대표 체제가 끝났다. 인사개편에 따라 회사의 전략이 바뀔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도 있다. 왕둥성이 CEO이던 시절 이미 충분한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LCD에서 분명한 성과를 거둔 만큼, 본격적으로 성장할 발판이 마련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의 추격 속에 한국 기업들의 위기감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인터비즈 이다희 임현석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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