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류준열, 엠마 왓슨..그들이 사랑한 '이 브랜드'

조회수 2019. 10. 10.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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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왓슨, 마리옹 꼬띠아르, 류준열, 수지... 탑스타들에게 사랑받는 운동화 브랜드가 있다. 프랑스의 '베자(Veja)'다. 이렇게 많은 스타가 신었다니, 베자는 스타 마케팅으로 성공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인기 비결은 '친환경 소재'다. 베자는 동물 가죽과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운동화로 유명인은 물론 밀레니얼세대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밑창은 천연고무, 겉면과 안감은 유기농 목화와 코코넛 섬유로 만들었고 염색은 과일과 식물 추출물로 한다. 영국의 언론사 가디언지는 베자를 '착한 운동화계의 선구자'로 평가했다. 이처럼 최근에는 식물 소재로 패션 아이템을 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출처: 베자
베자의 비건 운동화

버려지는 과일 껍질이 가죽과 원단으로 재탄생

1. 파인애플

첫 번째는 버려지는 파인애플 잎과 줄기로 만드는 가죽 ‘피냐텍스(Piñatex)’다. 동물성 가죽의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는 피냐텍스는 영국 기업 ‘어내너스 아남(Ananas Anam)’의 창립자 ‘카르멘 히요사(Carmen Hijosa)’가 개발했다.

출처: 크래프트 링크
출처: 크래프트 링크

피냐텍스는 파인애플 잎에서 섬유질을 추출해 만든다. 고무 성분을 제거하고 숙성시킨 후에 왁스 가공으로 방화·방수 기능 및 내구성을 높이면 피냐텍스가 된다. 1㎡의 피냐텍스를 만드는데 약 480장의 잎사귀가 필요한데, 이는 파인애플 약 15개 분량이다. 카르멘 히요사는 전 세계에 버려지는 1300만 장의 파인애플 잎을 활용한다면 5억 5000만㎡의 섬유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출처: 크래프트 링크

파인애플 잎과 줄기는 버려지면 폐기물이 되기 때문에 이를 피냐텍스로 만들면 경제적으로, 환경적으로 도움이 된다. 피냐텍스는 부드럽고 유연할 뿐만 아니라 통기성도 뛰어나다. 피냐텍스의 무게는 동물 가죽의 약 1/4 수준으로 가볍고 생활방수가 가능하다. 단가 또한 동물 가죽의 약 70%로 가격부담이 적다. 동물가죽 1kg를 제조하는 데는 무려 1만 70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또한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농약과 화학제품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피냐텍스 제작에는 추가적인 물이나 농약, 화학제품이 필요하지 않다. 피냐텍스는 어떤 동물성 부산물도 쓰이지 않은 100% 비건 제품으로, 세계 동물 보호 단체 ‘PETA’에서 비건패션 라벨 인증을 받았다.

부르주아 보엠

스포츠 의류 브랜드 '푸마(Puma)'와 독일 남성복 브랜드 '휴고보스(Hugo Boss)', 영국 비건 신발 브랜드 '부르주아 보엠(Bourgeois Boheme)' 등은 피냐텍스로 제작한 신발을 선보였다. 또한 국내 브랜드 '마리스 파인애플(Mary's Pineapple)'은 피냐텍스를 이용한 지갑과 백팩을 출시했다.


2. 코코넛

태국 섬유 협회(Thailand Textile Institute)는 코코넛 껍질로 섬유를 개발했다. 코코넛 껍질을 태워서 숯으로 만들고, 이것을 폴리에스테르 섬유와 결합해서 만든다. 또한, 미국에서는 코코넛 껍질에서 섬유를 추출해 ‘코코나’ 원단을 만들었다.

코코넛 껍질 원단은 박테리아에 강하고 착용감이 우수하다. 일반 면보다 땀 배출 속도가 2배 정도 빠르고, 쉽게 건조된다. 냄새 제거 기능도 있어 양말 등을 제작하기에 좋다. 또한 방수 기능과 자외선 차단 효과도 있어 아웃도어 의류 제작에도 사용되는데,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코코나 원단을 사용한 등산용 바지와 양말 등을 선보인 바 있다.


3. 오렌지

친환경 섬유 개발 기업 ‘오렌지 파이버(Orange Fiber)’는 오렌지 껍질을 이용하여 오렌지 섬유를 개발했다. 이탈리아에서만 감귤류 과일의 껍질이 연간 70만 톤 이상 배출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오렌지 섬유는 염색과 프린트를 할 수 있고 솜과 같은 다른 소재와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

출처: 오렌지 파이버 공식 SNS
오렌지 파이버와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협력

오렌지 파이버는 명품 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와 협력해 오렌지 섬유를 활용한 스카프와 원피스, 치마, 카디건 등을 출시한 바 있다. 덕분에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지속 가능한 패션을 실천하는 혁신적 브랜드'라는 평을 얻었다. 또한, 오렌지 파이버는 오렌지 부산물을 새롭고 지속가능한 제품으로 변화시킴으로써 폐기물과 오염을 줄이는 방법을 발견하고 또 발전시킨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4. 버섯

친환경 섬유 개발 기업 ‘볼트 스레드(Bolt Threads)’는 버섯을 활용해 '마일로(Mylo)'를 개발했다. 생김새와 촉감이 동물 가죽과 매우 흡사한 마일로는 균사체라는 버섯의 뿌리 구조를 이루는 성분으로 만들어진다. 우선 옥수수 줄기에서 수십억 개의 균사체 세포를 기른다. 균사체 세포가 자라면서 서로 연결된 3차원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이 3차원 네트워크를 2차원으로 압축하고 염색하는 과정을 거치면 마일로가 된다.

출처: 볼트 스레드 공식 SNS
마일로 드라이버 백

보통 동물 가죽을 제작하는데는 동물의 성장기를 포함하여 수년이 걸린다. 하지만 마일로는 몇 주 만에 생산이 가능하고 마찰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균사체가 성장하는 환경을 통제할 수 있어서, 마일로의 두께와 모양 등을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


5. 커피

전 세계 커피 원두 생산량은 한 해에만 1200만 톤 이상이다. 그중 일부만이 커피로 추출되고 나머지 80% 이상은 버려진다. 이를 이용해서 원단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커피 원두 찌꺼기에서 나노 입자를 추출한 다음 원사에 주입하면 ‘에스카페(S.cafe)’라는 원단이 된다.

출처: 11번가
아이더 리제르 여성 클라이밍 집업 티셔츠

에스카페는 탈취와 건조 기능이 뛰어나고 자외선 차단 효과도 있어 아웃도어 의류 제작에 사용된 바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는 에스카페 소재를 이용해 집업 티셔츠를 만들었고,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은 등산용 바지를 만들었다.


이 밖에도 옥수수, 대나무, 사과껍질, 포도 껍질 등을 이용해 섬유와 가죽을 만들 수 있다.


패션 업계에 부는 식물소재 바람은 '비건 패션(Vegan Fashion)' 트렌드와도 관련이 있다. 지난 몇 년간 가죽이나 모피, 울 등을 생산 과정에서 일어나는 동물학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동물성 소재로 만든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 패션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다양한 소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넓지 않다. 제품군이 한정적이다. 또 몇몇 소재는 동물 가죽과 값이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 앞서 소개한 운동화 브랜드 '베자'도 높은 재료값을 감당하지 못해 2015년부터는 전체 제품의 겨우 10%만을 친환경 운동화로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움직임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를 반영해 이미 구찌와 버버리 등 일부 명품 브랜드들은 모피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환경과 지속가능성 문제를 외면하는 기업들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인터비즈 임혜민, 박은애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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