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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가짜 '이것'도 나왔다? 시장 규모 약 '2조'

조회수 2019. 9. 21.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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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건(Vegan)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채식 인구는 총 인구의 2~3%인 100만~150만 명으로, 2008년 15만 명이었던 것에 비해 10배나 늘어났다. 비건은 동물 섭취는 물론, 동물성 재료의 사용도 자제하는 채식의 단계를 말한다. 최근 이들의 기호에 맞춘 제품을 내놓는 비건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세계 채식 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16억 3000만 달러(약 1조 9071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을 사로잡은 '비건 열풍'은 비건 해산물, 비건 빵과 같은 식품 분야뿐만 아니라, 패션. 뷰티 업계, 더 나아가 자동차 시장까지 이어진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가짜 고기'에 이은 '가짜 해산물'?

식물성 고기가 등장하면서 비건이 고기를 먹는 것은 더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미국 대체육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비욘드 미트(Beyond Meat)는 콩,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효모, 섬유질 등과 배양해 고기의 육즙까지 재현해내는 브랜드로 작년에만 8793만 달러(약 1044억)의 매출액을 올렸다.

출처: 시옥미트
새우만두

이에 더해 물 속에서 건져올리지 않은 해산물도 등장했다. 싱가포르의 '시옥 미트'(Shiok Meats)는 세포를 배양해 새우, 게살 등을 만든다. 시옥미트 창업자들은 지속 불가능한 새우 산업의 대안을 찾기 위해 생물학과 세포 과학에 대한 자신들의 배경지식을 활용하여 '깨끗한 새우'를 만들었다. 연구실에서 새우를 만듦으로써 새우 양식 과정에서 남을 수 있는 유해 화학 물질, 박테리아, 질병 요소 등을 차단할 수 있다. 시옥미트는 자사의 제품이 시장에 출시된다면 대규모 새우 산업에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자 받고 있다.

일본에선 세계 최초 '비건 성게알'이 등장했다. 일본 유지가공업체 후지오일(Fuji Oil)는 식물성 기름과 콩을 원료로 성게알을 만들었다. 향후 이 성게알은 초밥, 파스타, 빵 등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와일드 타입(Wild Type)'은 실험실에서 만든 연어를 개발 중이며, 펜실베이니아주 뉴턴의 '굿 캐치(Good Catch)'라는 회사는 이미 게가 없는 게살 전(crab cake)과 식물성 참치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가짜 해산물'은 환경을 위해서도 개발되지만, 향후 수산물 고갈에 대비한 미래 식량 차원에서 연구되기도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무분별한 어획 등의 영향으로 현재 전 세계 수산물의 90%가 고갈된 상태다. 유엔은 식물성 식품이 단순히 사업 아이템뿐만 아니라 기후 문제와 세계 식량 위기에 대한 해법이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2026년까지 이런 가짜 고기, 해산물 시장 규모가 240억 달러(약 29조 712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비건도 '빵순이' 가능하다

채식주의자 가운데서도 가장 엄격한 단계인 비건은 고기와 생선은 물론 동물의 알과 유제품도 먹지 않는다. 그렇기에 밀가루, 버터, 달걀, 우유 등이 필수로 들어가는 '빵'은 비건에게 상상할 수 없는 음식으로 여겨지곤 했다. 하지만 이제 비건도 빵순이가 될 수 있다. 최근 'NO 밀가루.버터.달걀.우유', 심지어는 'NO 설탕'을 외치는 '비건 베이커리'가 늘고 있는 덕이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 업체 '마켓컬리'는 지난해 하반기와 대비하여 올 상반기에 'DAN', '야미요밀', '더브레드블루' 등 비건 베이커리 매출이 289%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외식업계도 비건 베이커리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스무디킹은 업계 최초 영국 채식 협회의 인증을 받은 제품인 '당근 호두 머핀'과 '블루베리 크럼블 케이크'를 파는 비건 베이커리를 선보였다. 또한 커피 전문 기업 스타벅스는 2017년부터 프리미엄 매장을 중심으로 계란과 유제품 등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애플 시나몬 크럼블', '바나나피칸 파운드'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제품을 시작으로 스타벅스는 점차 비건 메뉴를 늘려갈 계획이다. 먹는 음식만큼은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비건 베이커리 시장 수요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입고,타고,바르는 것도 채식으로

비건 산업은 비단 식품산업에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패션 업계는 오래전부터 모피 사용을 중단해왔으며, 최근에는 파인애플과 코코넛 등 식물 소재로 제작한 패션 아이템들도 나오고 있다. 비슷하게 자동차 업계는 인조가죽 등 대안 소재를 사용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는 최근 테슬라 모델 3 내부에 동물로부터 얻는 천연 가죽을 100% 없앴다. 가죽시트와 스티어링 휠에도 가죽이 들어가지 않는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미래의 테슬라 모델을 '비건 자동차'로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뷰티업계는 비건 화장품에 주목한다. '비건 화장품'은 원료나 포장에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제조 과정에서 동물성 실험을 배제한 화장품을 말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세계적으로 비건 화장품 시장의 규모는 약 208억 달러(한화 약 23조 28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실제 신세계 면세점에 따르면 지난해 친환경 비건 뷰티 브랜드들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대비 150%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비건 화장품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아워글래스'는 현재 90% 이상이 비건 화장품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내년까지 전 제품을 100% 비건 제품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아워글래스의 올해 1분기 면세 매출은 60억 원이며, 이는 작년보다 10억 원 이상 상승한 수치다.

생활문화기업 LF는 오는 10월 자체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아떼는 프랑스의 권위 있는 비건 인증 기관 'EVE'로부터 비건 화장품 인증을 획득했다. 아떼가 선보일 제품들은 스위스 자생 식물 원료를 기반으로 12가지 유기물이 전혀 첨가되지 않고, 동물 실험 또한 전혀 거치지 않았다. 아떼는 스킨케어 15종, 메이크업 40종 등 총 55종의 제품군으로 클렌징, 안티에이징 케어, 스페셜 케어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며, 환경 보호를 주제로 한 브랜드 캠페인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인터비즈 박은애 김아현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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