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 '720억원'?! 몽골 휩쓴 한국의 '이 기업'

조회수 2019. 9. 16.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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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이마트가 최근 야심차게 확장을 꾀하는 지역이다. 이달 6일엔 이마트 3호점이 몽골 수도 올란바토르에서 개점했다. 고소득층 주거지가 인접한 신규개발지역 항올구에서 가장 큰 대형마트다. 재미있는 점이라면 이마트가 몽골 지역엔 프랜차이즈로 들어갔다는 점이다. 운영은 현지 알타이그룹의 스카이트레이딩에서 맡고 이마트는 로열티를 받고 상품을 수출하는 방식이다. 몽골지역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이다.


앞서 이마트는 2016년 7월 28일 몽골 1호점을, 2017년 9월 29일 몽골 2호점을 개장했다. 지난해 이마트는 몽골에서 전년 보다 37%늘어난 72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2017년에는 전년 보다 153% 증가한 5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 2분기 최초로 적자를 기록하며 매장을 축소하고 있는 국내 상황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몽골에 진출한 한국 유통기업은 이마트 뿐만이 아니다. CU도 몽골의 '센트럴익스프레스(Central Express)' 측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8월 울란바토르에 몽골 1호 매장인 CU샹그리아점을 열었다. CU 매장은 몽골 진출 1년 만에 매장을 50개까지 확장했다. 한국이 몽골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기업이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비결이 따로 있었을까.

이마트와 CU는 왜 몽골시장으로 가는가?

이마트는 국내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새로운 시장이 필요했다. 야심차게 진출한 중국시장은 이미 2013년부터 적자로 돌아섰고, 결국 2017년 1500억원의 손실을 안고 철수했다. 다른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 속 국내 유통기업은 몽골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몽골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있고, 35세 미만 인구가 64% 수준으로 외국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몽골은 1990년 수교 이후 한국과 꾸준히 교역해온 나라다. 한국과의 교역순위을 살펴보면, 몽골을 기준으로 2015년과 2016년 대한(對韓) 수입은 4위를, 대한수출은 10위 내에 위치한다. 또한 몽골 내 식품 안정성이 중시되면서 불량제품의 제조국으로 인식되는 중국산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한국 식제품이 질 좋은 수입제품에 대한 그들의 수요를 충족시킨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0월, 이마트는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몽골 알타이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몽골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2014년 하반기에 몽골 1호점 이마트를 오픈하는 것을 목표했지만 그보단 2년 늦어진 2016년 7월 몽골 울란바토르에 첫 상륙하게되었다. 현지 유통기업인 알타이그룹의 스카이 트레이딩(Sky Trading)에게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이마트를 프랜차이즈 형태로 수출했다.



CU 역시 같은 이유로 몽골에 진출했다. 국내 시장의 경우 편의점 가맹점 수가 2017년 기준 4만개를 넘어서며 경쟁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국내 CU 매장만 1만 2372개에 달했다. 최저임금까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수익 감소를 심화시켰다. 새로운 판로가 필요해진 CU는 그 시장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몽골을 선택했다.

한국 유통기업 호조의 배경에는 한류가 있다

한국 유통 기업이 몽골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제품과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 생활을 직접 경험한 몽골인이 많아지면서 한국 문화를 친숙하게 느낀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2012년 몽골외교부의 해외 거주 몽골 유학생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 유학중인 몽골 학생들의 21%가 한국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번째로 높은 비중의 러시아와도 9%의 차이를 보인다. 2010년 이후 한국에 유학중인 몽골유학생의 수도 3000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한국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것과 동시에 한국 드라마, 음악 등 문화의 유입도 늘어났다. 시작은 겨울연가였다. 최근에는 도깨비가 몽골의 '대세 드라마'가 되었다. 소녀시대, 빅뱅를 선두로 BTS 등의 케이팝(K pop)도 몽골에 유입되어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으로 번졌다. 이에 따라 몽골의 주요 tv 채널들은 한국 드라마 시리즈와 영화들을 매일 방영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tv 앞에 모여 앉아 한국 문화를 함께 즐기고 있고.



한류의 영향을 받은 몽골인들은 한국 상품들을 더 많이 소비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이미지는 점차 상승하고 있는 추세로 보인다. <Korea-Mongolia Economic Relations>라는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에 인접한 몽골의 지리적 특성 상 한국의 상품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며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문화 콘텐츠의 영향을 받아 한식이 유행하고 있다. 이마트를 통해 한식 레스토랑을 들여온 것도 한국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기 때문이다.


한류에 대한 관심을 등에 업고 몽골에 최초 진출한 이마트 1호점은 4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목표치의 140%에 해당한다. CU의 경우, PB 상품인 'Cafe GET(즉석원두커피)'가 점포당 하루 평균 200여잔 판매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체 상품 중 PB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30%로, PB를 대표상품으로 몽골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 유통기업들이 바꿔놓은 것들

한국 유통기업들이 몽골로 진출하며 현지 분위기도 달라졌다. 그 중에서도 몽골인의 식문화가 변한 점이 흥미롭다. 목축업에 주로 종사하는 몽골인들은 허르헉이라는 전통 양고기 요리를 먹어왔다. 그러나 이마트 등을 필두로 한국의 삼겹살이 유행하게 되면서, 마트에서 돼지고기를 덩어리 형태가 아닌 슬라이스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육류와 빵을 주식으로 하루에 한 끼만 먹던 식습관 역시 하루 세끼를 챙겨먹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이마트가 냉동되지 않은 해산물을 판매하면서 한국식 회 문화가 전보다 대중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기업의 진출은 한국문화의 진출로 이어진다. 한류에 대한 관심이 한국 기업의 호조를 이끌고, 한국 기업의 사업이 확장됨에 따라 몽골 내 한국문화의 확산을 지원하는 선순환이 반복된다. 실제로 이마트는 2016년 몽골국립대학교 내에 한국어학당(이마트 외국어센터)을 건립 후 기부했다. 몽골 내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을 지원하여 한글 확산을 돕는다는 취지였다.


몽골에 새로운 모델의 마트를 제시하는 역할도 했다. 몽골 내 이마트가 인기인 것은 원스톱쇼핑(one stop shopping)이 가능한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마트 3호점은 지하와 지상을 합쳐 약 1만 3550m2로 몽골에 있는 모든 마트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아직까지 모든 종류의 쇼핑을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은 이마트가 유일하다. 이마트 3호점 내엔 버거킹 등 해외 브랜드 이외에도 뚜레쥬르 등 한국 프랜차이즈가 들어갔다. 베트남에 이어 몽골에도 한국식 유통모델이 확산되면, 지역내 한국 제품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높다.

인터비즈 임현석, 이다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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