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만든 '이 캐릭터', 전 세계에서 '불타오르네'

조회수 2019. 9. 16. 11: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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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라인프렌즈 공식 홈페이지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점 오픈 당일 모습

라인프렌즈는 ‘BT21’이라는 캐릭터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BT21은 지난 2017년 라인프렌즈와 방탄소년단(BTS)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직접 캐릭터 디자인과 스토리 제작에 참여해 많은 아미(BTS 팬클럽)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지난 8월 8일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점’ 오픈에 맞춰 수천 명이 운집한 이유도 BT21 때문이었다. 강남점에서만 선공개 및 한정판매하는 BT21 제품을 사기 위해 전 세계 아미들이 한국을 찾은 것이다.

아이돌 굿즈(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을 지칭하는 용어)계의 새 지평을 연 BTS와 BT21 사례를 통해 브랜드 전략의 중요성을 살펴보자.

'BT21'이 여타 아이돌 굿즈와 다른 이유는?

출처: BT21 공식 홈페이지
BT21 캐릭터

이 글을 통해 BT21이라는 브랜드를 처음 알게 되었다면 라인프렌즈가 BTS의 인기에 편승하고자 추진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BT21은 BTS가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곡 ‘DNA’의 발매 이전부터 진행된 프로젝트다. DNA는 2017년 9월 발매된 앨범의 타이틀곡인데 BT21은 2017년 1월부터 시작된 프로젝트임을 공식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월드스타로 성장하기 직전의 BTS와 프로젝트를 함께 한 것은 라인프렌즈의 선구안일 수도 있고 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BTS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아이돌 사업에 있어 다방면의 마케팅을 추진해왔다는 것이다.

BT21는 아이돌 굿즈 산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동안 대부분의 연예기획사는 아이돌들의 사진을 활용해 달력, 포토북 등의 굿즈를 제작하거나 응원도구에만 주력해왔다. 흔히 3대 기획사라 불리는 JYP엔터테인먼트의 굿즈나 SM엔터테인먼트의 굿즈를 살펴보면 대부분 에코백, 텀블러, 응원도구 등 비슷한 물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별다른 기능이나 특색이 없는 제품을 ‘아이돌 프리미엄’을 얹어 비싸게 판다는 지적도 다수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 NCT의 경우 공식 응원봉이 출시되기 전 ‘응원봉 파우치’만 따로 판매를 하였는데 별 다른 기능이 없는 작은 파우치가 1만 5천 원이나 한다는 점, 아이돌 그룹별 상징색과 이름이 적힌 종이 쇼핑백이 7500원이나 한다는 점에서 팬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에 비해 BT21은 캐릭터 기획 및 스케치 단계부터 전 과정에 BTS 멤버들이 직접 참여했다는 의의가 있다. 전문 디자이너가 아이돌의 외형을 본따 구현하는 기존의 아바타 제작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멤버 정국이 그린 토끼는 BT21의 쿠키(COOKY)라는 캐릭터가 되었고, 멤버 뷔가 그린 하트 모양 캐릭터는 BT21의 타타(TATA)가 되었다. 굿즈의 제작 과정에 BTS의 아이디어와 정성이 담겼다는 메시지는 팬들의 구매력을 더욱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BT21은 라인프렌즈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완성도 높은 캐릭터로, 라인프렌즈 스토어를 찾는 일반 고객들의 소비 심리도 자극할 수 있다.

BTS의 인기와 더불어 BT21에 연일 쇄도하는 '콜라보' 요청

BT21은 라인프렌즈에서 자체제작하는 상품인 LINE COLLECTION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상품을 제작하고 있다.

BT21 콜라보의 시작을 알린 브랜드는 스니커즈 신발로 유명한 브랜드 컨버스(converse)였다. 7월 27일 한국, 중국, 홍콩에서 동시에 출시된 ‘컨버스 X BT21 척테일러 올스타 하이 & 로우’는 BT21 스마트 스토어에서 출시 10분만에 완판, 컨버스 공식 온라인 스토어와 라인프렌즈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각각 30분, 1시간 30분만에 매진되었다. 이후 스포츠 용품 및 의류 브랜드인 리복(Reebok)의 스테디셀러 퓨리(Fury)와의 콜라보, 미국의 스트릿 패션 브랜드 ASSC와의 콜라보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이 이어졌다. 패션 브랜드 외에도 VT코스메틱, 유한킴벌리의 티엔 등의 화장품 브랜드, 매일유업이나 파리바게뜨 등의 식품 브랜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이 이루어졌다.

출처: BT21 공식 홈페이지
BT21 콜라보 라이카 소포트 카메라. 500개 한정 판매 상품이다

가장 최근에는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점에서 최초로 공개된 카메라가 화제였다. 독일의 명품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Leica)와 BT21이 콜라보한 즉석 카메라는 개당 58만 9천 원이었다. 고가였음에도 강남점이 문을 열자마자 불티나게 팔렸다. 500개 한정 판매로 진행된 ‘Leica X BT21’ 카메라는 1인당 최대 5개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었는데, 300만 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고 5개씩 구매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렇듯, BTS의 높아진 위상에 따라 국내외를 막론하고 BT21과의 콜라보를 원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BT21의 ‘팬심’ 공략 성공 비법? ‘브랜드 개성화’를 공략하라

출처: 라인프렌즈 공식 블로그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나오는 BT21과 BTS의 모습

브랜드 개성(brand personality)는 브랜드 연상(brand associations) 중, 무형적 측면의 연상에 속하는 가치를 말한다. 즉, 특정 브랜드를 보거나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정서적, 상징적 편익’이다. 단적인 예로 “나이키(Nike)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하고 물었을 때, 혹자는 ‘Just Do It’을 떠올릴 것이고, 또 다른 사람은 나이키 운동화의 기능성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결과를 종합해보면 ‘기능적으로 우수하고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바로 나이키의 브랜드 개성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이돌 업계에서 특정 아이돌의 굿즈를 브랜드화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A라는 아이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A의 팬들에게 ‘A 의 굿즈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라고 질문한다면 응원봉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사진 달력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미에게 ‘BTS의 굿즈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팬들이 ‘BT21’이라는 브랜드를 떠올릴 것이다. 아이돌 굿즈의 주 소비층인 아이돌 팬들이 특정 브랜드를 연상하게 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컨버스, 리복, ASSC 등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브랜드나 스트릿 브랜드와의 협업은 BTS가 가지고 있는 활동적이고 ‘힙’한 이미지를 더욱 극대화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콜라보다. 이를 통해 BTS와 BT21의 일체감을 강조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BTS의 이미지와 부합하는 콜라보를 통해 많은 대중들에게 BT21이 노출된다면 사람들은 ‘BT21’이라는 브랜드를 보거나 들었을 때 활동적이고 힙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며, 이것이 곧 BT21의 브랜드 개성으로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장기 기억 속에 저장돼 있는 생각과 느낌의 흔적이야말로 고객지향적인 브랜드의 정의와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라인프렌즈는 ‘Global, Millennials, Trending’이라는 자사의 핵심 키워드와 부합하는 인물을 찾았고, 그 결과 BTS와의 콜라보가 성사되었다. 이들은 전세계 밀레니얼 세대를 리드하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스토리를 전하고자 하였고, BT21의 캐릭터 성격부여 및 세계관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까지 제작하고 있다. BT21은 세계 각국에 존재하는 아미들을 연결하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매체가 된다. 또한 라인프렌즈와 BTS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스토리텔러가 되어 아미로 하여금 BTS와의 일체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즉, BT21이라는 브랜드가 다시 한 번 탄탄한 팬덤을 확보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BT21은 단순한 아이돌 응원도구 모음이 아니다. 팬과 아티스트의 일체감, 전 세계 팬들 간 유대감을 주는 매개체를 지향했다. 이를 통해 고객 충성도(Loyalty)를 높였다. 또한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없어서는 안 될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BT21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은 물론 BTS의 인기다. 하지만 BT21은 전 세계 BTS 팬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장치이자 핵심 브랜드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아이돌 산업에서 획기적인 전략으로 굿즈의 브랜드화라는 새 장을 연 BT21. BTS 성공에는 분명 기획사의 다양하고 도전적인 마케팅 전략이 뒷받침되었음을 입증한다.

인터비즈 박윤주 윤현종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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