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판다"..'괴상한'조합에도 열광하는 이유는?

조회수 2019. 9. 13.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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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으면 장땡?

뉴트로(New-tro), 펀슈머(fun-summer), 괴식(怪食)등 요즘 트렌드는 '재미'로 연결된다. 재미만 있다면 불편함을 무릅쓰더라도 즐기는 디지털 세대들에게 재미가 새로운 소비 코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펀(fun)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재미만 있다면 지갑 연다

재미만 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런 소비자들을 펀슈머(fun-summer)라고 부른다. '펀(fun)'과 고객이라는 의미의 '컨슈머(Consumer)'를 합성한 이 단어는 제품의 성능이나 가격보다 구매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에 우선순위를 두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실제로 최근 트렌드를 보면 이러한 펀슈머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과거를 재해석한 뉴트로는 30~50대에게는 향수지만, 밀레니얼과 Z세대에게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것에 대한 독특한 감성, 즉 재미 요소다. 일례로 '아재'들이 입는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스포츠 의류 브랜드 휠라(Fila)는 뉴트로 전략을 통해 10~20대들에게 주효하게 다가갔고, 그 결과 밀레니얼과 Z세대에게 '인싸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8157억 원이었던 매출은 2018년 2조 955억 원을 기록하며 패션시장에서 홀로 독주하는 트렌디한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괴상한 음식을 뜻하는 '괴식' 트렌드 역시 마찬가지다. 맛보다는 '특이성'에 방점을 둔 것으로, 최근 폭발적인 반응을 끈 패스트푸드 체인점 KFC의 '닭껍질튀김'이나, 식품회사 농심이 내놓은 '포테토칩'과 '육개장 사발면'의 콜라보 '포테토칩 육개장 사발면맛'이 대표적인 예다.

닭껍질튀김은 원래 인도네시아 KFC에서만 판매하던 메뉴였으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닭껍질튀김을 먹고 싶다는 청원이 올라와 지난 6월 6개 매장에서만 한정적으로 판매했다. 폭발적인 인기에 현재는 40개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이러한 괴식들은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SNS에 후기를 올리며 큰 비용 없이 큰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재미와 기술이 만났다? 도로 위의 햄버거, 손 안에서 변하는 슬러시까지

이 같은 흐름은 SNS를 통해 색다르고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소재를 찾아 공유하는 것을 그들만의 '놀이'로 즐기는 신세대의 특성을 반영한다. 'Fun'은 마케팅 측면에서 기업의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수익성과 직결되는 무시할 수 없는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디지털 마케팅 시장이 커지면서 Fun과 Tech(기술)을 접목한 펀 테크(Fun Tech) 마케팅까지 나왔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 버거킹의 "트래픽 잼 와퍼 프로젝트(Traffic Jam Whopper Project)"

미국 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은 교통체증에 발이 묶인 배고픈 운전자들에게 햄버거를 배달하는 '트래픽 잼 와퍼 프로젝트'(Traffic Jam Whopper Project)를 진행했다. 도로 위 운전자들이 앱을 통해 음성으로 햄버거를 주문하면 주문자 GPS 정보와 구글맵 API를 이용해 가장 가까운 버거킹 매장에서 오토바이로 햄버거를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차로 간 주행이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오토바이는 정체된 차량 사이를 통과해 15분 이내에 정확하고 신속한 배달을 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세계에서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도시로 꼽히는 멕시코시티에서 먼저 시범 적용됐다. 정체가 자주 일어나는 도로 곳곳에 설치된 버거킹 광고판은 위성 GPS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교통 상황에 맞춰 "48분 정체 예상! 지금 바로 차에서 주문하세요(You’ll be stuck for 48MIN. Order to your car now!)"와 같은 메시지를 띄운다. 해당 광고를 본 운전자들은 버거킹 앱을 이용해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데, 운전자가 버거킹 매장과 약 3km 반경 이내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

주문이 완료되면 음식이 배달되기까지의 소요시간을 디지털시계가 알려준다. 옥외 광고판에도 배달까지 남은 시간을 개인별 메시지 형태로 띄워서 운전자들이 지루함 없이 기다릴 수 있게 한다. 프로젝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현재로서는 주문할 수 있는 버거가 와퍼 콤보로 제한된다. 햄버거가 식기 전에 배달될 수 있게끔 음식 준비 시간을 고려한 결과다.

프로젝트 실시 일주일 만에 버거킹 배달 주문량은 63% 늘었다. 일일 앱 다운로드율도 44배나 증가하여, 버거킹 앱이 멕시코 패스트푸드 앱 1위를 차지했다. 버거킹은 멕시코의 성공을 기반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국 상하이, 브라질 상파울루 등 세계 일부 대도시에도 서비스 확대를 할 예정이다.

2.스냅챗의 "베이비 필터"


미국 메신저 서비스인 스냅챗은 기존 핵심 비즈니스 위에 펀 테크를 접목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뽑힌다. 스냅챗은 원래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으면 10초 내에 내용이 자동으로 삭제되는 휘발성 메시지 어플이었다. 그러나 최근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고, 표정을 분석하는 AR 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진 필터를 추가했고, 감소했던 이용자 수를 다시 증가시키는데 성공했다. 가장 이슈 몰이를 한 필터는 인물 사진을 아기 얼굴처럼 바꿔주는 '베이비 필터' 기능이다.

출처: 수학동아
스냅챗의 '베이비 필터'를 적용한 모습

영화 '어벤져스'의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캡틴 아메리카 등의 히어로를 아기로 바꾼 사진들이 인터넷상에 유행처럼 퍼졌으며 국내에서도 백종원부터 박신혜, 이홍기 등 유명 연예인들이 SNS에서 본인들의 베이비 필터 사진을 올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스냅챗의 2019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3억 2000만 달러(약 3868억)를 기록했고, 하루 유효 사용자 수는 1억 9000만 명으로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3.코카콜라의 "슈퍼 칠드 코크(Super Chilled Coke)"

코카콜라는 손안에서 콜라가 슬러시로 변하는 특수 냉각 기술을 적용한 '슈퍼 칠드 코크'(Super Chilled Coke)를 출시하여 맛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시각적 경험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켰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와 협업해 개발한 '과냉각 기술'은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도 액체가 얼지 않고 그대로 존재하게 하는 기술이다.

코카콜라는 해당 기술을 이용하여 병을 개봉하여 외부 충격이 생기는 순간 슬러시로 변하는 시원한 코카콜라를 제작했다. 코카콜라는 해당 슬러시를 판매하는 자판기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20개 편의점에 시범 설치 후 15~20%의 매출 증대를 이끌어냈으며, 전 세계 시장 확대를 결정했다. 국내에서도 CGV 용산 아이파크몰과 메가박스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이를 볼 수 있다.

출처: Coca Cola Journey 홈페이지

펀 테크 마케팅은 신기술과 재미 요소를 적절히 조합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소비자의 자발적인 공유를 통해 확산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지닌다.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소비자들에게 일회성 이벤트로 인식되어선 안 된다.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과 매출 증대는 다른 문제일 수 있다. 상품보단 광고의 재미에 집중하는 뱀파이어 효과(광고를 보고 유행어나 모델만 기억하고 제품은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에 유의해야 한다. 또, 마케팅 대상이 밀레니얼 세대 혹은 마니아들로 제한될 수 있으며, 재미를 이해하기 위해 배경지식이 필요한 경우 대중적인 마케팅 수단이 되기 어려울 수 있다.

인터비즈 박은애 김아현
inter-biz@naver.com

* 이 글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KB지식비타민 '디지털 마케팅에 Fun Tech를 더하다'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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