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전 재산 털어 직원 16명 영국 보낸 미용실 원장, "대체 왜?"

조회수 2019. 9. 14. 11: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982년 ‘준오미용실’로 시작해 올해로 36주년을 맞이한 준오헤어(JUNO HAIR)는 2018년 현재 임직원 200여 명을 비롯해 290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전국 15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미용 프랜차이즈다. 통상 미용업계의 이직률이 60%에 이르는 것에 반해 준오헤어는 10~15%의 낮은 이직률이 눈길을 끈다. 10년 이상 근속 직원은 250명을 넘어섰다.


준오헤어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진행한 2017년 헤어 프랜차이즈 브랜드 평판 조사결과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산업 브랜드파워 헤어・뷰티브랜드샵 부문 2년 연속 1위(2016, 2017), HDI 인간경영대상 수상(2017) 등의 성과도 거뒀다. 

출처: 준오헤어 페이스북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가운데)는 2015년 10월 준오아카데미를 오픈한다

2015년 10월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8층 규모의 교육센터 ‘준오아카데미’를 열면서 뷰티 한류를 이끌겠다는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더니 영국에 가지 않고도 비달사순 학위(diploma) 수령이 가능하도록 비영어권 국가 최초로 비달사순 아카데미(Vidal Sassoon Academy) 스쿨커넥션 프로그램을 유치했다. 비달사순 아카데미는 영국에 위치한 세계 최고의 헤어 전문 교육기관이다.


사실 미용 프랜차이즈라 하면 ‘기업’이라고 떠올리기 쉽지 않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뒤로하고 준오헤어가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는 비결은 그만의 독특한 조직문화 때문이다. 준오헤어는 경영학적 고민과 비전을 담고, 직원들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을 통해 500년 기업을 꿈꾸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 기업의 성공 요인은 3가지로 요약된다.

성공요인 1. 인적자원관리 전략

준오헤어의 첫 번째 성공요인은 인적자원관리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준오아카데미 내 강의실 벽면 곳곳에는 “넘어지는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지만 일어나지 않는 것은 너의 잘못이다” “항상 목표를 생각하라. 겨누지 않고 쏜 화살은 빗나간다” 와 같이 이 회사 설립자인 강윤선 대표의 평소 좌우명이 새겨져 있다.

강 대표는 대표적인 흙수저 출신이다. 그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중학교조차 제대로 진학할 형편이 못됐지만, 오로지 본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야간에는 학교를 다니고 낮에는 일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성신여대 앞에 작은 미용실을 연 것이 대형 미용 프랜차이즈의 시작이 됐다. 강 대표는 작은 매장 하나를 운영할 당시에도 “구멍가게식으로 운영하기는 싫다”고 생각했다.


1980년대 당시 미용업계 종사자들은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여성들이 생업을 위해 진출한 경우가 많았다. 강 대표는 이들에게 버젓한 직장을 다닌다는 자부심을 전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일반 기업처럼 회의와 교육을 정례화하는 등 업무체계를 갖추려고 애썼다. 



미용업계는 각 개인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돈을 조금이라도 더 주는 곳이 있으면 이직하는 헤어 디자이너들이 많다. 강 대표는 인재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일터가 이들에게 꿈을 꾸게 하는 곳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교육이라는 인센티브를 도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성공요인 2.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

출처: 준오헤어 홈페이지
준오헤어는 당사 헤어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여기서 준오헤어의 두 번째 성공요인 ‘교육프로그램’이 등장한다. 강윤선 대표는 교육프로그램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 1993년 살던 서울 돈암동 집을 팔아 1억5000만 원 목돈을 만들어 직원 16명을 이끌고 두 달 간 영국의 비달사순 아카데미로 연수를 떠난다. 만 17세 때 미용 일을 시작한 이래 20여 년 동안 모은 전 재산이었다. 당시 그는 이 정도의 베팅이 없으면 여느 미용실과 차별화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과감히 투자했다고 한다. 오직 직원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미용이란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는 또 “배우는 건 때가 있는 거고 돈 욕심보다는 사람 욕심이 강한 터라 결단을 내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의 효과는 컸다. 이미 실전에 잔뼈가 굵은 직원들은 교육 내용을 빠르게 체득했고, 쉬는 날이면 유럽 곳곳을 둘러보며 디자인적 감각을 키웠다고 한다.


그 후 체계적으로 미용 인력을 훈련하는 데 주력했고, 직원들은 늘어나는 실력과 그에 비례해 늘어나는 고객들 덕분에 만족감을 얻게 됐다. 1993년 이후 또다시 20년 이상이 흐른 지금도 준오헤어는 정기적으로 전국 직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세미나를 진행하며 ‘준오맨’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다.

성공요인 3. 독서프로그램 운영

준오헤어 홈페이지

23년 전부터 운영해온 독서프로그램 역시 준오헤어의 성공요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강대표는 매달 전국의 준오헤어 직원들이 읽을 책 한 권을 선정하고, 각 지점 단위로 책에 대해 토론하는 모임을 갖게 하고 있다. 그가 해당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유는 독서를 통한 소통의 힘을 믿기 때문이었다. 같은 책과 사상을 접하고 공통의 언어로 얘기하게 되면 조직원 간의 소통이 더욱 원활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독서경영은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헤어디자이너들이 손님과 깊이 있는 주제로 소통할 수 있게 되고, 충성도가 높은 단골 고객도 늘어났다. 이와 함께 준오헤어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5%의 성장을 기록했다. 강 대표는 “준오헤어 헤어디자이너 중 20%가량인 약 200명이 억대 연봉자가 된 데는 독서경영의 힘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언어가 사고를 지배하고, 그 사고가 결국은 행동을 바꾼다”는 말을 신봉한다. 사원 정신이나 업의 개념을 만들어 액자에 걸어놓는 기업은 많다. 그러나 이를 직원들의 생각과 행동에 체화시키지 않으면 그냥 액자일 뿐이다. 준오헤어는 직원들이 공유해야 할 철학을 회사 곳곳에 적어놓고 끊임없이 체화를 시도한다. 한 예로 그들의 신조(credo)를 보면 다음과 같다.


We are proud to be your hair stylist.

We hope you are also proud

to be our customer.

We, the JUNO family, sell PRIDE


그들은 진정으로 구성원들이 헤어스타일리스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끊임없이 ‘세뇌’시키고 있다. 그래서 그곳을 찾는 고객들도 다른 미용실이 아닌 준오헤어에 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거라고 그들은 굳게 믿는다. 결국 준오헤어의 스타일리스트들은 단순히 머리를 다듬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복장이나 행동, 말씨 등 일거수일투족에서 자부심(Pride)을 느끼도록 훈련돼 있다.

준오헤어 업의 본질: 피플 비즈니스(People Business)

출처: 준오헤어 홈페이지
2016년 9월 준오헤어는 말레이시아에 준오아카데미를 수출했다

준오헤어는 현재 해외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에 ‘짝퉁 준오헤어’가 버젓이 운영되고 있어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지난해 해외 프랜차이즈 1호점(중국 광동성 동관)을 오픈하며 해외진출에 나섰다. 또한 준오아카데미를 통해 미국,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의 해외 미용인 3505명을 배출하며 케이뷰티(K뷰티)를 선도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이뤄낸 준오헤어의 선장, 강 대표에게 업의 본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피플 비즈니스(People Business)’라고 대답한다. 직원 최우선의 원칙을 내세워, 고객에 앞서 직원을 생각해야 결국 고객에게도 좋은 서비스가 전해진다고 믿는 것이다.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최고의 보상은 무엇일까? 역시 금전적 보상이었다. 연 수입 1억 원을 가져가는 헤어 디자이너들이 수인 생기고, 똑같이 입사해 실적이 좋은 직원에게 원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새내기 디자이너들에게 ‘나도 억대 연봉자가 될 수 있다’는 목표의식, 꿈을 심어줬다.

또 전국적으로 150여 개 체인을 지닌 미용 프랜차이즈로는 거의 유일하게 직영 체제를 고수한 것은 서비스 체험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섰을 때 느끼는 총체적 경험을 극대화해야 감성적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

실제로 매장을 방문하면 리셉션 데스크의 직원이 여느 매장과 마찬가지로 고객을 응대한다. 이후 해당 고객을 담당하는 준오헤어 헤어디자이너와 보조를 하는 수습 디자이너가 상담을 진행하고 기다리는 동안 차나 음료, 간식거리를 제공한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무릎을 굽히는 모습에서는 체계적으로 교육받은 흔적이 역력하다. 이는 어느 매장, 어느 직원을 만나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강 대표가 강조하는 직원에 대한 교육과 관심은 기업의 비전과 개인의 비전을 일치시키면서 함께 성장하는 진취적인 문화를 낳았다. 준오헤어는 비전의 힘이 얼마나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강 대표를 필두로 한 2900여 명의 ‘준오맨’들의 행보가 500년 뒤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해당 글은 DBR 프리미엄 동영상 ‘준오헤어 성공비결(김현진 동아일보 기자)’편 및 DBR 197호에 게재된 내용을 참고해 작성됐습니다.

인터비즈 박성준 정리
inter-biz@naver.com
출처: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39047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